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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세 올리면서 거래세 완화는 외면…'기형적 세제' 고착화 우려

26.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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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똘한 한채' 겨냥 종부세 증세…양도세 완화 대책은 제한적

재산세·종부세 이중과세 문제도 도마에…한국만 이원화 과세체계

발언권 요청하는 참석자들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23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발언권을 요청하고 있다. 2026.7.23 superdoo82@yna.co.kr

(세종=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정부가 초고가·비거주 주택을 겨냥해 보유세와 거래세를 모두 높이기로 하면서 기존의 기형적인 세제 구조가 고착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재산세에 추가로 부과되는 종합부동산세의 경우 그동안 세제개편 때마다 논란이 끊이질 않았던 만큼 세율 인상 이후 '이중 과세'에 대한 비판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3일 정부가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는 초고가·비거주 주택에 대한 종부세·양도소득세 부담을 높이는 방안이 담겼다.

구체적으로 정부는 이번 개편안에 종부세율 체계를 '주택 수 기준'에서 '주택가액 기준'으로 일원화하고 과세표준 6억~12억원(시가 32억~45억원) 구간 세율을 내년부터 현행 1.0%에서 1.3%로 올린다.

과표 12억원(시가 45억원) 초과 구간에 대해서는 내년부터 1·2주택자 세율을 올린 뒤 2028년부터 현행 3주택 이상 보유자에게 적용되던 중과세율(2.0~5.0%)을 1·2주택자에게도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공정시장가액비율도 1세대 1주택자와 지방 1·2주택자에 대해서는 내년부터 현행 60%에서 70%로 올리고, 3주택 이상 보유자와 조정대상지역 주택 보유자(1세대 1주택자 제외)는 2028년부터 80%까지 인상한다.

종부세 기본공제액은 거주와 비거주 주택을 차등화한다. 거주용 1주택은 현행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비거주 1주택은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낮추는 방식이다.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는 거주 지원을 위해 현행 보유공제를 거주공제로 전환하고, 양도차익이 큰 초고가 주택을 겨냥해 2029년 이후에는 공제 한도를 10억원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모두 '똘똘한 한 채'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한 대책으로, 초고가·비거주 주택에 대한 세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번 개편안에는 거래세 부담을 낮춰주는 방안은 눈에 띄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부동산 거래세에는 대표적으로 취득세가 있다. 양도세는 기본적으로 소득세이지만 거래 단계에서 부과되는 만큼 거래세로 분류되기도 한다.

정부는 이번 개편안에 다주택자에게 매도 기회를 줄 수 있도록 지난 5월 10일부터 시행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제도를 2028년까지 한시적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담았다.

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 부담이 늘어나는 점을 감안해 퇴로를 열어주겠다는 취지다.

65세 이상 1주택자가 수도권 주택을 처분하고 비수도권 이주 시 양도세를 내년 50%(5억원 한도), 2028년 30%(3억원 한도) 감면해주는 방안도 추진한다.

아울러 10년 이상 거주한 양도가액 30억원 이하 1세대 1주택의 양도세 기본공제를 연 250만원에서 연 2천500만원으로 상향한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보유세를 높여서 양도세를 줄여줘야 한다는 게 반드시 맞는 것은 아니다"며 "그럼에도 10년 이상 장기간 거주한 1세대 1주택의 양도세 기본공제를 더 늘려주면서 밸런스를 맞추려고 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문제는 이 같은 대책은 제한적인 조치일 뿐 선진국 대비 보유세는 낮고 거래세는 높은 우리나라의 세제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만한 처방이 아니란 점이다.

대다수 전문가는 정부가 보유세 강화를 예고한 시점부터 취득세, 양도세 등 거래세를 낮춰 시장에 매물이 나오게 유도해야 한다는 제언을 내놨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달 발표한 '2026년 한국경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부동산 관련 세수는 국내총생산(GDP)의 3.0%로 OECD 평균(1.6%)의 두 배에 가깝다.

특히 OECD 주요국은 보유세가 전체 부동산 세수의 평균 56.0%를 차지하는 반면 한국은 29.4%에 그쳤다.

반면, 취득세와 등록세 등 거래 단계에서 걷는 세금은 전체의 50.4%에 달한다.

OECD는 이런 데이터를 근거로 거래세를 낮추고 보유세를 높이는 '세수 중립적 전환'을 추진하라고 권고하기도 했다.

박세라 신영증권 건설·부동산 담당 연구원은 "부동산 토론회에서도 보유세 강화와 함께 취득세, 양도세를 낮춰 매물이 시장에 나올 수 있는 퇴로를 만들어야 한다는 요구가 반복돼 제기됐다"며 "거래세 완화가 동반되지 않으면 보유세 인상이 임대료 상승과 매물 잠김으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고 설명했다.

초고가 주택에 대한 종부세 부담을 강화하면서 지방세인 재산세와 국세인 종부세를 함께 부과하는 '이중 과세' 문제도 다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최근 발간한 '해외 주요국의 주택 보유세제 비교 분석' 보고서를 보면 주요국 중에서 보유세를 재산세와 종부세로 나눠 부과하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했다.

미국·캐나다·영국·프랑스·독일 등은 지방정부가 재산세를 매기는 단일 보유세 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일본은 고정자산세와 도시계획세를 함께 부과하지만 모두 지방세이고, 중국은 거주용 주택에 원칙적으로 보유세를 물리지 않은 채 상하이 등에서만 시범 과세 중이다.

오문성 한국조세정책학회 이사장은 지난달 국민의힘이 주관한 토론회에서 "종부세는 세법상 원천적으로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기형적 세목"이라며 "종부세를 재산세로 편입시키고, 필요 시 재산세의 누진세율을 개편하는 것이 조세 원칙에 부합하는 해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고가 주택을 보유했다는 이유만으로 1세대 1주택자에게 투기 목적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잘못된 방향"이라며 "어느 정도 합리적인 수준에서의 과세는 가능하겠으나, 과도할 경우 오히려 주거 안정을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wchoi@yna.co.kr

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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