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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상선 NH농협은행 부행장 "24시간 환시, 원화 글로벌화 필수 인프라"

26.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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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24시간 외환시장은 원화 국제화를 위한 필수 인프라다. 초기에는 거래량이 많지 않더라도 시장이 안착할 때까지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

4일 이상선 NH농협은행 자금시장부문장(부행장)은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24시간 외환시장 개장 초기 상황을 이같이 평가했다.

지난달 6일부터 시작된 24시간 외환시장 체제가 약 한 달째 접어든 가운데 아직 심야 거래는 기대만큼 활성화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거래시간 확대 이후 기업들의 관심과 실수요는 조금씩 늘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 부행장은 "실무진들을 통해 확인한 결과 오전 7시 30분이나 8시부터 환율을 접수하는 기업이 생겼고 야간에도 선물환 가격을 문의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며 "향후 더 큰 수요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1992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한 이 부행장은 농협은행 여의도대기업금융센터 지점장과 NH농협은행 강원 원주시지부 지부장 등을 거쳐 2024년 종로대기업금융센터 본부장을 맡았으며, 올해 1월 NH농협은행 자금시장부문 부행장으로 승진했다.

◇"호가가 살아야 시장도 큰다"…심야 유동성 확보가 관건

이 부행장은 24시간 시장의 가장 큰 과제로 심야 시간대 유동성 확충을 꼽았다.

거래 건수와 물량이 충분하지 않아 호가가 촘촘하지 않고, 한 차례 거래 이후 다음 거래까지 시간이 벌어지면서 적정 가격을 형성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좋은 호가가 나오려면 거래 건수와 물량이 많아야 하는데 아직은 띄엄띄엄 거래되는 상황"이라며 "시장조성 역할을 부여하거나 심야 거래에 보다 확실한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FX스와프 시장은 현물환보다 야간 유동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시장 개장 초반에는 등록외국금융기관(RFI)이 기존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관련 스와프를 실물인도 방식인 DF 거래로 전환하려는 움직임도 일부 나타났지만 이 같은 움직임은 아직 본격화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 부행장은 "현물이든 FX스와프든 야간에 유동성을 공급할 유인을 계속 줘야 한다"며 "참여자가 늘고 호가가 촘촘해진 뒤 대고객 물량까지 들어오면 자연스럽게 거래가 늘어나는 선순환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부터 야간 거래…"대기업은 물량 커 당장 쉽지 않아"

기업 규모에 따라 활용도도 엇갈렸다.

중소기업은 이른 아침이나 야간 거래를 조금씩 활용하는 반면 대기업은 내부통제와 결제 승인 절차가 엄격하고 거래 규모도 커 당장 심야 시장을 이용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 부행장은 "현재 야간 물량은 중소기업 위주로 차츰 늘고 있다"며 "대기업은 물량이 많고 내부 결재 절차를 지켜야 해 호가가 얇은 야간 시장에서 거래하기에는 아직 풀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최근 외환시장에 대해서는 높은 변동성이 기업과 딜러 모두에게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딜러뿐 아니라 수출입 기업도 환율을 가늠할 기준이 없어 어려운 상황"이라며 "한 방향으로 급격하게 움직이는 시장보다는 어느 정도 안정적인 범위가 형성돼야 기업도 환전과 헤지를 결정하기 쉬워진다"고 말했다.

◇선도은행 유지·런던 데스크 검토…"대고객 외환 확대"

농협은행은 24시간 시장을 계기로 외환사업의 저변을 넓히겠다는 방침이다.

이 부행장은 "외환사업 비중이 주요 시중은행보다 아직 작은 만큼 선도은행 지위를 계속 유지하면서 시장 내 존재감을 확대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은행 간 거래에서 쌓은 역량을 기업 고객 거래로 연결하고, 이를 위해 외환 전문인력 육성에도 힘을 싣고 있다.

그는 "기업금융과 외환사업은 떨어뜨릴 수 없다"며 "수출기업이든 수입기업이든 외환거래가 수반되는 만큼 기업금융은 곧 외환 금융이라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24시간 운영에 따른 인력 부담을 줄이기 위해 런던 사무소에 외환 데스크를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 부행장은 야간 근무가 장기화될 경우 직원들의 육아와 일·생활 균형, 체력 관리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봤다.

농협은행은 야간 근무자에게 택시비와 추가 건강검진 등을 지원하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국내 인력에 집중된 심야 운영 부담을 분산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아울러 전국 영업점의 외환·파생상품 역량을 높이고 관련 자격증과 교육, 인사상 인센티브 등을 통해 딜러와 세일즈 인력 풀도 확대할 계획이다.

◇"해외 BTS 팬이 원화로 티켓 사는 게 국제화"

30년 넘게 자금시장과 기업금융 현장을 경험한 이 부행장은 24시간 외환시장의 의미를 단순한 거래시간 연장이 아닌 원화 결제 인프라 확충에서 찾았다.

그는 "역외 원화 결제망을 확충하려면 24시간 외환시장이 필수적이고 향후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 결제 환경을 준비하는 데도 필요한 인프라"라고 말했다.

원화 국제화 성공의 방향을 묻자 그는 '해외 BTS 팬이 원화로 공연 티켓을 사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이 부행장은 "해외에서 원화로 공연 티켓을 살 수 있다는 건 그만큼 결제망이 갖춰지고 원화에 대한 수요와 활용도가 커졌다는 의미"라며 "농협은행도 24시간 외환시장이 확고하게 정착하도록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yyoon@yna.co.kr

윤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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