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외환(FX) 스와프 초단기물이 이례적인 강세를 반복하고 있다.
과거 달러 부족으로 스와프포인트가 급락할 때와 달리 최근에는 풍부한 달러와 기관별 원화자금 불균형에서 비롯된 '오버 베이시스'다.
이 때문에 한국은행의 별도 대응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낮을 것이라고 보면서도, 원화 유동성 관리에도 기관별 자금 불균형이 해소되지 않아 FX스와프시장 가격까지 왜곡되고 있다는 점은 문제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4일 외화자금시장에 따르면 오버나이트(O/N) 스와프포인트는 지난달 말 장중 한때 플러스(+) 1.80원 수준까지 치솟은 것으로 전해졌다.
월이 바뀐 전일에도 오버나이트는 +0.25원, 탐넥(T/N·tomorrow and next)은 +0.40원에 마감했다. 1주일물과 1개월물도 모두 플러스권에서 거래를 마치는 등 단기물 강세가 기간물로 확산했다.
오는 5일은 은행들의 지급준비금 적립 마감일이다. 지준 마감은 매달 반복되는 이벤트지만 최근 초단기물의 움직임은 평소 수준을 크게 넘어섰다.
앞서 반기말과 분기말이 겹친 지난 6월 29일 탐넥은 +0.60원까지 뛰었고, 이튿날 오버나이트도 장중 +1.00원을 웃돌았다. 이후 잠잠해졌던 오버나이트가 다시 +1.80원 수준까지 급등하면서 지준일이라는 계절적 요인만으로 변동성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 참가자들은 대규모 증권 거래와 수출업체 네고 물량, 수입업체 결제 등이 맞물리면서 기관별 달러와 원화자금의 불균형이 커진 점을 주된 원인으로 꼽았다.
달러가 남지만 원화가 필요한 기관들이 셀앤바이를 통해 가까운 결제일의 원화를 확보하고 달러 회수 시점을 뒤로 미루면서 스와프에도 상승 압력이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A은행 스와프딜러는 "외국계은행이나 증권사 쪽에서 비드를 많이 댄 것 같다"며 "오버나이트와 탐넥에서 셀앤바이를 하면 투데이에 있는 달러자금이 스팟 결제일로 옮겨가는데, 이어 스팟에서 시작하는 기간물에서도 셀앤바이가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지준이라는 작은 이슈만으로 모든 테너가 거의 50전씩 오르는 것은 조금 비정상적으로 보인다"면서도 "앞으로는 변동성이 완화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연합인포맥스
◇위로 튄 오버 베이시스…대응 필요성 낮나
과거 FX스와프시장의 높은 변동성은 주로 달러 부족으로 스와프포인트가 급락하는 형태로 나타났다.
반면 최근에는 달러가 부족하지 않은 상황에서 원화 수요가 커져 스와프포인트가 이론가보다 높은 수준에서 형성되는 '오버 베이시스'가 나타나고 있다.
시장 가격의 왜곡이기는 하지만 달러 조달 불안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당국의 대응 필요성도 상대적으로 낮다는 설명이다.
B은행 스와프딜러는 "예전에는 달러가 모자라 스와프포인트가 아래로 한 번 왜곡되면 쉽게 해소되지 않았다"며 "결국 당국이 부랴부랴 나오거나, 베이시스가 많이 벌어진 뒤 외국인의 재정거래성 자금이 들어오면서 해소됐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초단기물이 아래로 밀리면 기간물 전체가 밀려 달러 유동성 문제가 불거졌지만, 지금은 전혀 그런 상황이 아니다"며 "스와프가 오버 베이시스인 만큼 외환당국 입장에서는 큰 이슈가 아닐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금시장이 크게 왜곡되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지만 베이시스가 아래로 벌어지며 스와프포인트가 밀리는 상황과는 다르다"고 덧붙였다.
◇정례 RP매입에도 반복된 왜곡…"관리 실패" 비판도
한은은 지난해 6월 공개시장운영 제도 개편안을 발표하고 7월부터 환매조건부증권(RP) 매입을 원칙적으로 매주 실시하는 방식으로 정례화했다.
그러나 정례 RP매입 이후에도 FX스와프 초단기물의 이례적인 변동성은 반복되고 있다. 시장 전체의 지준 사정과 별개로 원화가 필요한 특정 기관의 조달 여건이 빠듯해지는 '기관별 수급 불균형'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C은행 스와프딜러는 "지난 6월 말 난리가 났을 때도 달러 문제가 아니라 원화 문제였다"며 "사실상 관리의 실패 아닌가. 시중은행이 활발하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은이 특정 수준의 거래를 선호하거나 시장 참가자의 거래를 제한하는 듯한 인상을 줄 때가 있다"며 "다소 관치적인 운영으로 비칠 수 있고, 원화 유동성 관리가 원활하지 못한 결과가 결국 스와프 가격도 꼬아버리는 것 아니냐"라고 꼬집었다.
이어 "스와프포인트가 이론가보다 높은 수준에서 형성되면서 해외투자자가 환헤지를 하는 데 유리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이는 당국이 의도한 결과는 아닐 테고, 마켓메이커들이 마켓메이킹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고 덧붙였다.
정례 RP매입은 시장 전체 지준을 조절해 단기금리를 기준금리 주변에서 관리하는 수단으로, 일부 기관의 원화 부족을 직접 해소하는 장치는 아니다. 이에 기관 간 자금 순환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오는 5일 지준 마감 이후 단기물 변동성이 완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jykim2@yna.co.kr
김지연
jykim@yna.co.kr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