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최근 대규모 해외 자금 조달과 외환시장 거래시간 확대를 계기로 수출기업들의 환헤지 전략도 달라지고 있다. 특정 시점에 환전 물량을 집중적으로 내놓기보다 거래 시점과 거래 상대방을 분산하면서 시장 충격을 줄이는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4일 연합인포맥스와 외환시장 참가자들에 따르면 최근 달러-원 환율은 대규모 기업 환전 물량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지난 한 달간 8.09% 하락했다.
특히 지난달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발행 자금 환전이 꾸준히 풀리면서 환시 주요 변수로 자리 잡았다.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가 대규모 해외 자금 조달 과정에서 선물환과 FX스와프 등을 적극 활용하면서 현물환뿐 아니라 스와프 시장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최근 스와프포인트 초단기물 및 단기물이 튀면서 관련 셀앤바이 수요가 반영되기도 했다.
외화자금시장에서 1개월물은 최근 꾸준히 상승 곡선을 나타내 지난달 27일에는 2022년 6월 2일 이후 4년 2개월 만에 플러스 전환했다. 전일에는 0.05원을 기록했다. 초단기물인 탐넥(T/N·Tomorrow/Next) 또한 지난달 말부터 플러스 전환해 지난 3일 0.4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또한 현물환 시장에서도 ADR 자금이 순차적으로 유입되면서 달러 공급 우위가 형성돼 최근 달러-원 환율 하락 요인 가운데 하나로 작용했다.
일부 수출 대기업은 환전 시점을 분산하는 방식으로 시장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으로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보고 있다.
A증권사 외환딜러는 "SK하이닉스는 선물환을 적극 활용하는 편이라 거래 규모가 커질 경우 시장 수급에도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다"며 "기업마다 자금 집행 일정과 환헤지 방식이 모두 다르다"고 말했다.
B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시장에서는 주요 반도체 기업 등 수출업체들의 경우 과거에는 매매기준율(MAR)이나 탐넥(T/N·Tomorrow/Next) 거래를 활용하는 비중이 높았지만 최근에는 투데이(TODAY) 거래도 병행하며 환전 물량을 장중에 분산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은행권에도 물량을 나눠 배분해 특정 시점에 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예전보다 크지 않다"고 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최근 기업들이 환율 변동성이 커진 데다 24시간 외환시장 체제로 거래 시간이 늘어나면서 환전 전략도 점차 세분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B은행 외환딜러는 "예전에는 월말이나 개장 전 마 시장에 거래가 몰리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거래 시간을 분산해 장중에도 꾸준히 나오면서 시장 영향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기업들의 환헤지 방식 변화가 달러-원 수급에도 점차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C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주요 대기업의 경우 과거에는 매매기준율(MAR) 중심으로 환전하는 경우가 많았고 RFI 제도 초기에는 런던 거래시간에 환전 물량이 나오는 경우도 있었다"며 "최근에는 SK하이닉스 관련 플로우 영향이 워낙 커 다른 기업 물량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FX스와프가 크게 움직이는 것을 보면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 관련 헤지 물량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대형 기업의 환헤지 하나가 현물환은 물론 스와프 시장까지 움직일 만큼 국내 외환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syyoon@yna.co.kr
윤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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