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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장 선임에 회장 힘 빼기…금융지주 전반 확산하나

26.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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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금융감독원이 하나금융지주에 은행장 선임 시 은행 이사회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라고 지적하면서 올해 말 주요 시중은행장의 대거 임기가 만료를 앞두고 다른 금융지주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선임에 지주, 특히 지주 회장의 입김이 과도하게 작용한다는 문제의식을 꾸준히 내비쳐왔던터라 은행장 선임 과정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4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하나금융이 하나은행장 최종 후보 선정하는 과정에 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은행 임추위)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개선을 지시했다.

지주 회장이 참여하는 그룹 임원후보추천위원회(그룹 임추위)가 은행 등 계열사 대표이사(CEO) 후보군을 관리하고 최종 후보를 선정하는데, 이 과정에 은행 임추위의 의견 개진 절차가 없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은행 임추위가 존재하나 지주의 과도한 입김에 실질적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하나금융뿐 아니라 금융지주 전반이 공통으로 가진 문제라는 게 금융당국의 인식이다.

주요 금융지주 이사회 산하에는 이름이 조금씩 다르지만, 자회사 CEO 경영승계 절차를 개시하고 후보군을 심의·압축하며 최종 후보를 선정해 추천하는 소위원회(그룹 임추위로 통칭)가 있다. 자회사 CEO 후보군(내·외부)을 상시 관리하는 것도 그룹 임추위의 몫이다.

KB금융에는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있고 신한금융은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 우리금융은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다. 농협금융에도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있다.

이 같은 그룹 임추위에는 지주 대표이사, 즉 회장이 들어가 있고 KB금융과 신한금융, 우리금융처럼 직접 위원장을 맡는 경우도 흔하다. 이 때문에 사외이사로 위원회 과반을 채워 독립성 강화에 힘썼음에도 행장 인사에 지주 회장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아 왔다.

물론 은행 이사회에도 주주총회에서 선임할 행장 후보 추천을 위한 소위원회(은행 임추위로 통칭)가 있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사외이사 전원으로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와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각각 꾸렸고, 신한은행은 사외이사에게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장을 맡겼다. 농협은행도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은행장 후보를 추천한다.

하지만 이번에 금감원이 하나금융을 지적한 것처럼 최종 후보 선정 과정에 은행 임추위의 의견을 개진할 기회가 없거나 자격요건 검증 등이 형식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빈번하다. 사실상 그룹 임추위가 숏리스트를 선정하고 단수 은행장 후보를 추천하면 은행 임추위가 해당 후보를 주총에 올려 선임하는 형태로 진행되는 식이다.

이에 당국은 지난 2023년 발표한 지배구조 모범관행에 '지주가 자회사인 은행장 선임에 관여할 경우에도 법상 기구인 은행 임추위의 역할을 충분히 보장해야 한다'는 내용을 넣었다.

당국은 은행 임추위가 은행장 후보군 현황 및 선임 절차 진행 등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받고, 은행장 선임 과정에서 실질적이고 적절한 기능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은행 임추위에 후보군 추천 권한을 부여하고 지주의 후보 평가 시 은행 임추위원의 의견도 제출하며, 재추천 절차 등도 고려하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금융지주는 수년이 지나도록 실질적인 개선에 나서지 않았다. 이번에도 금감원이 재차 개선을 요청을 한 것은 여전히 금융지주의 개선노력이 부족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하나금융이 관련해 내부 프로세스와 내규를 보완하겠다고 한 만큼, 다른 금융지주들도 어떻게든 절차에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하나금융뿐 아니라 대부분의 금융지주가 해당해 2023년에 발표한 지배구조 모범관행에도 들어있는 내용"이라며 "모범관행 취지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고 미흡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주가 은행의 100% 모회사니 경영진 선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은행 임추위가 있으니 의견을 좀 더 반영하라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당국의 지배구조 개선안 발표를 앞두고 이찬진 금감원장이 직접적으로 은행장 임기 만료에 따른 변화를 언급했던 만큼 앞으로 이에 대한 압박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주 차원에서 개선안을 고민해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sjyoo@yna.co.kr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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