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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로봇 막은 美…북미 공급망 재편에 LG이노텍 '두근두근'

26.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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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외국산 로봇 FCC 인증 차단…청소·물류로봇도 포함

기존 모델 영향 제한적…비전센싱 등 핵심 부품사에 기회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미국이 중국을 겨냥해 외국산 첨단 로봇의 신규 시장 진입을 막으면서 북미 로봇 공급망에 들어간 국내 부품업체의 수혜 가능성이 제기됐다.

기존 승인 제품은 계속 판매할 수 있어 중국 업체의 단기 충격은 제한적이지만, 신제품 출시가 막히면 비전센싱과 액추에이터 등 비중국산 부품의 대체 수요가 커질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4일 외신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지난달 28일 외국에서 생산된 첨단 로봇을 국가안보 위협 장비 목록인 '커버드 리스트'에 추가했다.

커버드 리스트에 포함된 장비는 미국에서 수입·판매하는 데 필요한 신규 FCC 기기 인증을 받을 수 없다. 기존 승인 모델과 소비자가 이미 구매한 제품, 연방정부가 사용하거나 국방부·국토안보부의 승인을 받은 제품은 예외다.

규제는 원산지를 가리지 않지만, 미국이 제기한 데이터 유출과 원격제어 위험, 중국 업체의 빠른 시장 확대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조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춤추는 AI 로봇

(부산=연합뉴스) 강선배 기자 = '제20회 부산콘텐츠마켓(BCM)'이 개막한 10일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열린 핑크 카펫 오픈 스테이지 행사에서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1위 기업 유니트리(Unitree)의 AI 로봇이 율동을 선보이고 있다. 2026.6.10 sbkang@yna.co.kr

◇ 中 휴머노이드보다 청소·물류로봇 타격 클 듯

중국 휴머노이드 업체에 미치는 단기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모건스탠리는 중국 업체가 미국에서 판매하는 주요 제품 상당수가 이미 FCC 승인을 받았고 전체 매출에서 미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도 아직 미미하다는 점을 들어 단기적인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했다.

기존에 인증받은 휴머노이드와 사족보행 로봇은 계속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신제품이다. 기존 제품의 성능을 높인 후속 모델이나 새로운 로봇을 출시하더라도 FCC 인증을 받지 못하면 미국에서 판매할 수 없다.

미국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중국 로봇청소기와 물류·서비스 로봇업체가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로보락과 에코백스, 드리미, 나르왈 등 중국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과 기술력을 앞세워 글로벌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해왔다. 기존 제품 판매가 가능하더라도 신제품 출시가 차단되면 시간이 지날수록 미국 업체와의 기술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

드리미 부스에 전시된 홈 로봇

(라스베이거스=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CES 개막 이틀째인 7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컨벤션센터의 드리미 부스에 홈 로봇이 전시돼 있다. 2026.1.8 ksm7976@yna.co.kr

◇ 美 로봇에 '눈' 공급하는 LG이노텍 부각

국내에서는 LG이노텍이 가장 구체적인 수혜 후보로 거론됐다.

KB증권은 미국의 규제 강화로 중국산 비전센싱 제품의 대체 수요가 확대될 수 있다며 LG이노텍이 북미 로봇 공급망 재편의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했다.

비전센싱은 카메라와 3차원 센서 등을 통해 로봇이 사람과 장애물, 작업 대상의 위치와 형태를 인식하도록 하는 핵심 부품이다. 휴머노이드의 '눈'에 해당한다.

로봇이 수집한 영상과 주변 환경 정보가 외부로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성능뿐 아니라 데이터 보안과 공급업체의 신뢰도가 부품 선정의 중요 기준으로 부상하고 있다.

KB증권에 따르면 LG이노텍은 미국 피규어AI의 휴머노이드 '피규어03'에 비전센싱 모듈을 독점 공급하고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차세대 휴머노이드 '아틀라스'에 탑재될 비전센싱 모듈도 개발 중이다.

중국산 로봇의 미국 진출이 제한될수록 피규어AI와 보스턴다이내믹스 등 미국 업체의 생산이 늘고, 이들 업체에 부품을 공급하는 LG이노텍의 수주 기회도 커질 수 있다는 논리다.

미래에셋증권도 FCC 조치 이후 미·중 로봇 갈등에 따른 국내 로봇기업의 반사이익 기대가 증시에 반영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나증권은 로봇 완제품과 감속기·모터·액추에이터, 자동화 관련 업체가 글로벌 공급망에 편입될 가능성에 주목했다.

아틀라스 로봇 살펴보는 방문객들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2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6 국토교통기술대전에서 방문객들이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2026.6.24 ryousanta@yna.co.kr

◇ 완성 로봇, 무조건 수혜는 아냐…국내 기업도 규제 열려 있어

다만 국내 로봇주 전반이 수혜를 볼 것이라는 기대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FCC의 규제 대상은 중국 업체가 아니라 미국 밖에서 생산된 첨단 이동형 로봇이다. 국내에서 휴머노이드나 사족보행 로봇을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기업도 신규 인증 제한을 받을 수 있다.

미국에 판매법인을 두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규제를 피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제품의 실제 제조·조립 지역과 기존 인증 여부, 미국 안보기관의 예외 승인 여부가 중요하다.

공장에 고정해 사용하는 협동로봇과 산업용 로봇은 규제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크지만, 중국산 휴머노이드의 빈자리를 국내 협동로봇이 곧바로 대신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제품의 용도와 고객군이 다르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규제의 실질적인 수혜는 국내 완성 로봇업체보다 미국 로봇 제조사의 공급망에 진입한 비전센싱과 액추에이터, 감속기 등 핵심 부품업체에 먼저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중국산 부품을 대체하려는 문의가 실제 수주로 이어지는지, 국내 업체의 북미 매출 비중이 얼마나 확대되는지가 수혜 여부를 가를 전망이다.

질의응답 하는 문혁수 LG이노텍 대표이사

(서울=연합뉴스) 김민지 기자 = 문혁수 LG이노텍 대표이사가 23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제50기 정기주주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03.23 jakmj@yna.co.kr

ysyoon@yna.co.kr

윤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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