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검사의 직접 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수사의 주체를 경찰로 일원화하고 검사는 공소 제기와 유지에 집중하도록 하면서 70여년간 이어져 온 형사사법체계가 근본적으로 바뀌게 됐다.
정부는 4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 공포안을 심의·의결했다.
개정안은 검사의 사건 인지 등 직접 수사권과 경찰이 송치한 사건에 대한 보완수사권의 법적 근거를 삭제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다.
대신 검사는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보완수사 요구를 받은 경찰은 최대 2개월 안에 수사를 마쳐야 한다.
법원이 중대한 위법 수사나 소추 재량권의 현저한 일탈 등을 이유로 공소기각 판결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개정안에 담겼다.
새 형사소송법이 시행되면 수사는 경찰, 기소와 공소 유지는 검사가 담당하는 구조가 확립된다. 수사와 기소를 제도적으로 분리하는 방향으로 70여년간 유지된 형사사법체계의 틀이 전환되는 셈이다.
그간 보완수사권 폐지를 둘러싸고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적잖은 논란이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은 검사의 직접 수사와 보완수사를 모두 폐지해야 수사·기소 분리 원칙이 완성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반면 국민의힘을 비롯한 보수 야권에서는 경찰 수사 단계에서 미진하거나 잘못된 수사가 이뤄질 경우 검찰이 이를 직접 바로잡을 수단이 사라져 범죄 피해자 보호에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 행사를 요구해왔다.
이 대통령 역시 그간 일부 예외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남겨둘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문제의식을 드러낸 바 있다.
다만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정치적 쟁점으로 확산하자 최종적인 제도 설계는 국회의 판단에 맡기겠다는 입장을 취했다. 국회 논의를 거쳐 처리된 개정안을 이날 국무회의에서 그대로 의결한 배경이다.
대신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수사 권한이 사실상 경찰에 집중되는 데 따른 책임성 강화를 강하게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경찰이 엄청난 권한을 갖게 되는데 '앞으로는 완전히 안전한 걸까'라는 우려를 안 할 수가 없다"며 "경찰 스스로 책임 의식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제가 있으면 보완하고 또 부족한 게 있으면 채우고 그렇게 해 나가야 된다"며 제도 시행 이후에도 부작용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수사 과정에서 비위가 발생할 경우 엄격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수사와 관련된 비리나 비위에 대해선 더 높은 책임을 요구해야 할 것 같다"며 "명백한 수사상의 비위를 저지르면 최소 해임, 파면해야 하지 않냐. 아니면 아예 영구적으로 수사를 하지 말고 다른 일 하라는 등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형사사법체계 개편의 다음 과제는 경찰에 집중되는 수사 권한을 견제할 내부통제와 책임성 강화 장치를 어떻게 마련하느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선거관리 부실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선관위 특검법'도 의결됐다.
특별검사는 국민추천위원회를 통해 추천되며 특검팀은 약 165명 규모로 꾸려져 준비 기간을 포함해 최장 170일간 활동할 수 있다.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도 국무회의 문턱을 넘었다.
오는 11일 반도체특별법 시행에 맞춰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위원회의 구성·운영 방식과 반도체 클러스터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 사항 등을 규정한 내용이다.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6.8.4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superdoo8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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