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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급락은 노이즈인가 시그널인가…8월 금통위 셈법 흔드나

26.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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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코스피가 한 달여 사이 40%가량 급락하면서 이달 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통화정책 경로에 대한 시장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연초 이후 116% 랠리를 보였던 지수가 큰 폭의 되돌림을 겪은 만큼 인상의 속도를 늦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관측과 반도체 가격이 살아있는 한 이 정도의 조정으로는 통화정책에 유의미한 변수가 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팽팽히 맞서는 모습이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 7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0%에서 2.75%로 인상했다. 당시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향후 통화정책 판단의 핵심 지표로 '반도체 가격'을 지목한 바 있다.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위원들은 주식시장과 관련해 변동성이 크게 높아진 점과 신용거래, 대출을 통한 레버리지 투자 확대에 우려를 표명했다.

코스피 추이

5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조정을 반도체 가격 모멘텀 훼손의 신호로 볼지, 코스피 조정으로 자산효과가 얼마나 달라질지 등을 놓고 엇갈린 시각을 보인다.

씨티의 김진욱 이코노미스트는 신 총재가 '반도체 기업 주가가 아니라 반도체 가격을 보라'고 못 박은 이상 실제 가격 지표가 흔들리지 않는 한 주가 조정이 정책 판단을 바꾸지 않을 것으로 다.

씨티는 올해 D램과 낸드 평균판매가격(ASP) 상승률 전망치를 전년대비 각각 234%, 236%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NH투자증권은 결이 조금 다르다.

아직 반도체 가격 추세 자체에 유의미한 균열은 없다고 인정하면서도 미래를 먼저 반영하는 주식시장이 이미 가격 모멘텀의 '피크아웃' 우려를 선반영하기 시작한 만큼 당분간 가격 지표의 방향을 지켜볼 필요가 생겼다고 본다.

씨티에서는 가격이 살아있으니 조정은 노이즈라고 보는 반면, NH투자증권은 주가가 가격보다 먼저 움직이는 선행지표라는 전제 위에서 경계감을 보여줬다.

금융상황 판단에서도 온도차가 나타난다.

씨티는 주가 조정에도 자체 금융상황지수(FCI)가 여전히 예상보다 완화적이라고 평가하며 오히려 주택시장 과열 위험이 더 커졌다고 짚었다.

반면 바클레이즈는 이번 조정으로 금융상황이 실제로는 더 타이트해진 것으로 판단한다.

그간 한은이 인상 명분으로 삼아온 '완화적 금융여건·금융불균형 누증' 논리 자체의 근거가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주가 조정으로 가계 순자산의 약 600조원 증발에 따른 '음의 자산효과'를 지적했다. 통상 자산가격 하락에 따른 소비 위축 효과가 상승기 자산효과보다 크기와 속도 면에서 비대칭적으로 크게 나타난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반도체 경기를 둘러싼 낙관적 전망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이 주가를 통해 확인된 만큼 한은이 '점진적이고 신중한' 기조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손범기 바클레이즈 이코노미스트는 진단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5월 한은이 이슈노트에서 제시한 부의 효과 계수를 역산해 가계의 증시 보유 비중을 28%로 추정하고, 이번 조정에 따른 시총 감소분을 대입하면 민간소비가 약 8조2천억원(명목 GDP 대비 0.30%포인트)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고 계산했다.

조정이 회복되지 않을 경우 하반기 중 민간소비를 0.15%p가량 낮출 수 있다는 추산이다.

이를 토대로 씨티가 8월 백투백 인상을 주장하는 반면, 바클레이즈와 NH투자증권을 동결을 보고 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금융안정 측면에서 주가 조정과 환율 하락은 긴축을 약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지만 가계부채 측면에서는 마이너스 통장과 주택담보대출 증가로 인하 선제적 긴축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최근 주가와 환율 움직임이 단기적 움직임일지 구조적이고 중기적인 변화일지 판단하고 그 영향을 가늠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종합적으로 당장의 금리 결정에 미치는 영향보다는 최종 기준금리 수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재료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한은이 8월에 선제적으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지만 주가 추이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최종수준으로 예상되는 3.25% 이상으로 금리를 높이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봤다.

그는 한은이 한 달의 금융시장 가격지표보다는 실물지표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겠다는 이론적 스탠스를 보일 수 있다고 봤다.

실제로 주가 조정을 바라보는 한은 내부의 시각은 신중하다.

지난 한 달여 사이 나타난 코스피의 급변동이 통화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는 게 한은 관계자들의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워낙 변동성이 심해서 아직은 여러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듯하다"면서 "금융시장이 일주일 단위, 하루 단위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주식시장 외에도 중동전쟁, 연준 스탠스 등 다른 요인이 더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며, 한 달간 조정을 받았다고 해서 주가 상승에 따른 자산효과 기대가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는 "주가 변동성 제한 조치가 미흡했던 부분이 있고 펀더멘털에는 변화가 없다"면서 "실물에 대한 영향을 봐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향후 빅테크 하이퍼스케일러의 투자 전망이나 수익 전망, 중국의 반도체 업계의 움직임 등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노이즈가 아닌 시그널'을 중요하게 살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mjeong@yna.co.kr

정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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