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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원칙 깬 건 우리 아냐"…기금위와 선 긋는 국민연금

26.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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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 "원칙 바꾼 건 우리가 아니에요"

코스피가 9천에서 6천까지 급락한 현재, 금융당국 등 정부는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보건복지부가 관할하는 국민연금도 마찬가지다.

김성주 국민연금 이사장은 올해 6월 말 열린 출입기자단 온라인 간담회에서 국민연금기금이 국내주식 보유한도를 높인 이유로 "좋은 장을 포기하면 바보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내증시가 빠르게 급락하면서 국민 노후자금을 운용하는 국민연금이 고점에서 수익을 확정할 기회를 놓쳤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원칙을 어긴 대가다.

연합인포맥스 역시 앞서 '[현장에서] '매도 폭탄' 막은 국민연금, 다른 길 없었나' 기사에서 운용원칙을 바꾼 국민연금이 결국 그 책임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다만 국민연금은 이번 판에서 억울한 모양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에 대한 주요 의사결정은 보건복지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이하 기금위)'에서 이루어진다.

국민연금은 단지 기금위가 결정한 사항을 '실행'만 할 뿐이라며, 운용원칙을 바꾼 주체를 '국민연금'이 아닌 '기금위'로 명확하게 표현해달라고 요구했다.

법적으로만 보면 국민연금의 주장은 틀리지 않다.

국민연금법상 기금운용 최고 의사결정기구는 기금위이며,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그 결정을 집행하는 역할을 맡는다.

5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기금위는 보건복지부 장관을 포함한 19명으로 구성되며 국민연금 측은 이사장 1명뿐이다.

그렇다고 국민연금을 단순한 집행기관으로만 보기도 어렵다.

매 기금위에는 기금운용과 관련한 전문적인 의견을 전달하고자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수장인 기금이사(CIO)를 비롯해 관련 실장들이 참석하고 있다. 최종 의결권은 없지만, 운용 현장의 의견을 전달하는 역할은 국민연금이 맡고 있다.

무엇보다 국민연금은 그동안 적극적으로 기금운용 성과를 홍보해왔다.

성과는 국민연금의 몫이고 손실은 기금위의 책임이라고 선을 긋는다면 국민들이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물론 기금운용본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수익 확정을 하지 못하게 만드는 국내주식 목표비중 상향이나 리밸런싱 유예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없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다만 이런 분위기가 기금위 논의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개진됐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올해 국내주식 목표비중을 이례적으로 두 차례 상향하는 과정에서 기금위는 큰 이견 없이 의결을 마쳤다.

국민연금이 정말 기금위와 선을 긋고 싶었다면 그 시점은 지금이 아니라, 올해 처음 자산배분 원칙이 흔들리기 시작한 순간부터였어야 했다.

원칙이 바뀌는 과정에서는 침묵하고 결과가 나온 뒤에야 집행기관임을 강조하는 모습은 국민들의 공감을 얻기 어렵다.(증권부 송하린 기자)

hrsong@yna.co.kr

송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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