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수용 허동규 기자 = 금융당국이 부동산 공급 확대라는 명분 하에 사실상 대출 총량 규제 완화 방향으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부동산에 성난 민심을 잡기 위한 정부의 위기감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이 남미 3국 순방 직후 7시간30분 동안 이어진 부동산·주식시장 점검 회의에서 "가용한 주택 공급 물량을 최대한 확보하라"고 지시하면서 금융당국도 '닥공(닥치고 공급) 드라이브' 기조에 맞춰 금융지원 확대에 모든 업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금융도 수요 억제보다 공급에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5일 금융위 관계자는 전일 부동산 점검 회의에서 금융업계 참석자들에게 "시장 관계자들의 어떤 아이디어라도 좋으니 합리적인 명분만 있다면 최대한 듣도록 하겠다"며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주거용 주택 공급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 낼 것"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이 부동산 금융 공급을 위해 당장 들여다보고 있는 방안은 이주비 대출 완화나 주택금융 유관기관의 보증 확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정상화 등이다.
이는 이 대통령이 부동산 공급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한 데에 따른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3일 해외 순방을 마치고 참모진과 7시간이 넘도록 부동산과 증시 대책을 논의했고, 금융당국엔 공급 확대를 위한 금융지원 방안을 마련하라는 과제를 줬다.
금융당국은 전일 회의에서 업계 참석자들에게 공급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이나 인센티브 방안, PF 활성화와 관련된 업권별 건의 사항 등을 폭넓게 수렴했다. PF 사업장 정상화 방안, 충당금 설정, 미분양 건물에 대한 공공기관 임대 매입 등에도 의견을 나눴다.
기존 은행권과 검토했던 잔금대출 완화에 더해 이주비 대출 완화 방안도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금융당국은 사실상 가계대출 총량 규제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잔금대출과 이주비 대출 모두 가계부채 항목이지만, 이주비 대출과 잔금대출은 공급 과정에서 취급하는 가계대출이란 점에서 단순히 수요자 금융과 공급자 금융으로 나누기 어려운 항목이다.
공급을 늘리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가계대출 수요가 커질 수 있는 만큼, 1.5% 총량 규제를 설정한다면 자금 흐름 자체가 끊길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도 지난 6월 말 관훈토론회에서 "닥치고 지어야 한다"고 언급했던 만큼 주택 공급 활성화가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된 셈이다.
전일 오후 금융위는 건설업계와 연달아 추가 회의를 진행했으나, 공통적으론 결국 대출 규제 완화로 수렴된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 4월 '2026년도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발표하면서 올해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율을 1.5%로 설정했다. 목표치를 초과한 금융사엔 페널티를 부과했고, 가계대출 관리가 잘되지 않는 금융사를 불러 관리 방안을 점검하기도 했다.
다만 총량 규제를 설정했음에도 올해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았고, 규제로 인한 실수요자의 조달 어려움이 지속하면서 금융당국도 정책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대통령이 주재한 부동산 대토론회에서 제기된 매교역 팰루시드 잔금대출 사례가 대표적이다.
규제 이전 분양 받은 부동산에 대출 제한이 걸리는 것은 아니지만, 총량 규제로 인해 은행권이 잔금대출 물량을 늘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실수요자들이 불편을 겪는 것이다.
이에 은행권도 팰루시드 잔금대출 물량을 늘렸고, 금융당국도 규제 이전 분양된 곳에 대해선 총량 규제 제외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문제는 잔금대출의 성격상 어느 정도 자금 수요가 있는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또한 총량 규제를 유지하면서 잔금대출, 이주비 대출, 청년·서민 실수요 대출 등 여러 항목을 총량에서 제외할 경우 오히려 총량 규제를 유지할 때보다 더 많은 대출 수요가 나타나는 역효과도 발생할 수 있다. 대출이 나오는 부분을 설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예외 항목을 선정하는 방식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공급 대책을 빠르게 제시하면서 주거용 부동산을 충분히 공급한다면 주택 수요를 분산시키고 시장 가격을 안정화할 수 있다. 집값이 더 오르지 않는다면 주담대 수요의 규모 자체가 줄어들 수 있다.
아울러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예상외의 성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되면서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자체는 이전보다 하향 안정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PF 활성화 등 공급 문제를 풀기 위한 방안을 건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sylee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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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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