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미국과 일본의 15년 만의 엔화 공동 개입의 주도자로 알려진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브렌턴우즈 2.0'시대를 주도적으로 밀어붙인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캐나다계 대형 자산관리 기관인 웰링턴-알투스의 제임스 손 최고투자전략가(경제학 박사)는 4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X) 계정을 통해 "베선트는 시장에 수동적으로 반응하는 것이 아니고, 시장의 규율을 잡고 그 과정에서 시스템 자체를 재정의하고 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베선트 장관은 엔화 가치가 달러 대비 40여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달러-엔 환율 상승)하자 엔화 방어를 위해 일본과 공동 개입에 나섰다. 미국 재무부는 시중 은행들에 준비 태세를 갖출 것을 미리 알리고,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을 이번 개입의 시장 창구로 활용했다.
손 박사는 "베선트는 알렉산더 해밀턴 이후 가장 영향력 있는 재무장관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대부분의 기득권층들은 이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그는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의 상승과 엔화 가치의 하락을 막기 위해 장기 금리를 전략적으로 제어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판을 선도하며 앞으로 치고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베선트 장관은 아시아 금융 위기가 글로벌 시장 전반으로 전이되기 시작하던 1990년대 후반 소로스펀드 매니지먼트의 런던 사무소에서 재직했다.
1990년대 후반 아시아 통화 가치 붕괴와 러시아의 모라토리엄 등의 대혼란 속에 LCTM이 붕괴했고, 1998년 9월 연준은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LCTM에 약 36억 달러를 투입했다.
당시 트레이딩 현장에 있던 베선트 장관은 정책 당국이 얼마나 신속하게 금리와 중앙은행의 대차대조표를 무기화할 수 있는지 몸소 배웠다고 손 박사는 돌아봤다.
그러면서 "오늘날 그는 당국의 위치에 서서 무질서한 엔 캐리 트리이딩의 청산이 현대판 LCTM 사태로 번지기 전에 엔화를 지지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치고 나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엔화 가치가 끝없이 추락하면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 속에 결국 일본은행(BOJ)은 금리를 급하게 올릴 위험성이 커진다. 이런 경우 급격한 엔 캐리 청산이 나오게 되고, 특히 미국 국채에서 일본계 자금이 빠져나오면서 미국 국채 금리는 치솟게 된다.
이런 현상을 선제적으로 막기 위해 베선트 장관이 나섰다는 게 손 박사의 설명이다.
그는 "베선트는 (다른 한쪽에서는) 이란혁명수비대의 자금줄을 차단하는 동시에 엔 캐리 트레이딩의 청산 위험을 관리하고 있다"라며 "이는 고립된 이벤트가 아니고 수십 년에 걸쳐 축적된 왜곡을 바로잡기 위한 공조된 움직임"이라고 풀이했다.
이어서 "이것이 바로 전략적 시스템으로서의 '브레턴우즈 2.0'"이라며 "그것은 하나의 신호로, 미국은 금융 권력의 다음 시대를 위한 규칙을 써 내려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1944년 브레턴우즈 협정이 미국의 패권하에 달러 중심의 세계 통화 질서를 인위적으로 설계했던 것처럼, 미국 재무부가 나서서 판을 주도하며 글로벌 외환과 금리의 질서를 강제적으로 재편하고 있다는 얘기다.
ywkwon@yna.co.kr
권용욱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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