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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영의 마켓산책] 카지노에서 살아남는 법

26.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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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5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코스피 및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급등 출발해 장 초반 6,600대를 회복했다. 오전 9시 2분 현재 코스피는 전장보다 263.27포인트(4.14%) 오른 6,622.22다. 한편 이날 뉴욕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36.02포인트(1.79%) 오른 7,736.5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장보다 671.10포인트(2.59%) 오른 26,584.99에 각각 마감했다. 2026.8.5 cityboy@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최근 한국 증시에 대한 평가는 그야말로 처참하다.

엄밀히 말하면 3천대였던 코스피가 9천대를 갔다 6천대를 기록하고 있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하지만 폭등기를 지나 폭락기를 맞은 증시를 보는 눈은 싸늘하다.

우리 증시는 심지어 '카지노', '도박장'이라는 오명을 쓰기에 이르렀다.

버블이 터지는 것처럼, 조심조심 빼던 젠가 블록이 무너지는 것처럼 증시 급락은 투자자들에 좌절감을 안겨줬다.

최근 나오는 외신기사도 슬프기 짝이 없다.

"AI가 약속한 부를 가장 먼저 맛본 나라가 부를 가장 먼저 빼앗기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인지도 모른다"

코스피는 태양에 너무 가까이 날아올랐다 날개가 타버린 이카로스, 빚으로 쌓아올린 거대한 부의 꿈이 무너지는 양상에 비유되기도 했다.

증시가 9천피까지 올랐을 때를 돌아보면, 투자자들이 급락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볼 수 있다.

많이 올랐지만 좀 더 가보자는 생각이 투자에 투자를 불렀을 뿐.

주가지수 추락 속도가 너무 빨라 손절에 실패한 사람들은 급기야 자신을 증시로 이끈 자들을 원망하는 상황이 됐다.

이런 장세에 다시금 책장에서 뽑아 본 책이 있다.

투자로 100억대 자산을 일궈낸 최성락 교수의 '나는 카지노에서 투자를 배웠다'라는 책이다.

그의 투자 인생 초창기는 박사과정 중에 마카오, 강원도 등지의 카지노에 발을 담근 시점에서 출발한다.

처음에는 차츰 베팅 규모를 키우는 룰을 적용해가며 쏠쏠하게 돈을 벌었다고 한다.

나중에는 심리적 압박을 견디기 힘들었고, 룰렛에서 공이 움직이는 소리, 주사위가 굴러가는 소리도 무서웠다고 한다.

그러다 베팅 한도가 생긴 후에는 아무런 베팅 전략도 사용할 수 없었다고 한다. 베팅하는 금액이 줄어들면 그만큼 수익도 적어지기 때문이다.

그는 성실한 투자자의 삶에 초점을 맞춘다.

카지노 도박사의 경지에 이른다 해도 고급 술을 마시거나 마음 놓고 방탕하게 살지는 않으며, 오히려 성공한 투자자들은 성실한 생활 습관으로 유명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투자자는 그저 매일 매일 투자를 생각하며 페이스를 유지할 뿐이라고 말한다.

그가 매일 주식 계좌를 확인하며 사고팔고를 반복하느냐. 그렇지 않다.

매일 주가그래프를 보는 대신 될 법한 곳어 어쩌다 한번 투자해 성공률을 높였다고 한다. 카지노에서 영양가 없는 대부분의 게임을 패스하고 가능성이 높은 몇몇 게임에만 참여한 것처럼.

물론 저자가 폭락장에서 수익을 내는 법칙을 알려주는 것은 아니다.

다만, 위험 속에서도 계속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 목표수익이 달성됐을 때 멈추지 않고 게임을 더 하면 반드시 잃는다는 점은 중요한 메시지다.

최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성적이 낮은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문제를 맞힐까에 집중한다. 하지만 높은 성적을 받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어떻게 하면 실수를 하지 않고 문제를 틀리지 않을까가 더 중요하다. 한두 문제 출제되는 함정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가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친다"

아무래도 '부화뇌동', '일희일비'는 개미투자자들의 숙명이나 다름없다.

폭등과 폭락이 반복되는 장세에서 샀다 팔았다를 반복하고 있지 않았을까.

한번쯤 생각해보자.

수급 균형이 흔들리면서 시장이 진짜 무너지고 있는지, 기업의 펀더멘털이 완전히 망가졌는가.

시장은 분명 수급과 대내외 여건의 변화, 새로운 상품이나 제도 등장 등 다양한 요인으로 움직인다.

투자자라면 이를 꼼꼼히 살피고 투자 결정을 해야 하며, 스스로의 결정에 대응해야 한다.

현재의 변동성 장세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등장이 큰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말 우리나라 투자자들은 2배 레버리지 투자로도 피해자가 될 정도로 취약한 것인가.

우리 증시가 아무리 반도체와 AI 열풍에 글로벌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더라도 성숙한 투자문화가 없다면 새로운 단계로 나아갈 수 없다.

최성락 박사는 말한다.

"매일 해야 하는 것은 거래가 아니라 관찰이다"

시퍼런 계좌를 보고 속이 터지는 상황에서 투자 고수의 조언은 귀에 들어오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한국이 투자에 부적합할 수 있다는 지적마저 나오는 이런 변동성 장세에서 투자자라면 한번쯤 귀담아 들어볼 만하다.

부단히 노력해야 내 돈이 어디에 있어야 할지 내가 정할 수 있다.(증권부장)

syjung@yna.co.kr

정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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