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팔고 나가라는 정책 바람직한가…중앙정부 내 엇박자"
"李 정비사업 '적대적' 인식 문제…잘못된 신호 줄 수도"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6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부동산 정상화를 위한 시민 대토론회'에서 참석자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2026.8.6 hwayoung7@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온다예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은 6일 용산어린이정원 부지에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이 제기된 것을 두고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오 시장은 이날 서울시청에서 열린 '부동산 정상화를 위한 시민 대토론회'에서 "용산어린이정원에 아파트를 공급하겠다는 내용이 자꾸 보도되고 있다"며 "절대 용산공원은 일부라도 주택을 공급하는 용도로 쓸 수 없다.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국토교통부는 공식 입장이 아니라고 하지만, (주택 공급을 결정해놓고) 막판에 서울시에 통지만 할까 봐 불안감을 느낀다"며 "옛말에 아무리 급해도 종자 씨는 먹어 치우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후변화 때문에 굉장한 폭염이 닥쳐와서 많은 국민이 견디고 있다"며 "서울의 녹지 면적을 최대한 유지·관리하는 것은 서울시장으로서 반드시 책임지고 지켜내야 될 의무"라고 강조했다.
또 "바로 옆에 용산국제업무지구를 개발하면서도 용산공원 부지만큼은 반환받은 상태 그대로 30만㎡ 전부 보존해서 후대에 물려줄 막중한 책임감을 정부도 서울시도 느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3일 정부가 발표한 세제 개편안에 대해선 "강남의 고가 아파트를 가지고 계신 분들에게 고통을 주는 모습을 이번 세제 개편의 목표로 삼은 것 아닌가"라고 정면 비판했다.
오 시장은 "현금 흐름이 좋지 않은 가정 형편이라면 집 팔고 이사를 나가라고 유도하는, 이런 정책이 과연 바람직한 정책인가"라며 "부동산 잡겠다고 인간의 원초적인, 행복을 추구하는 욕구를 침해하는 정책이 과연 국민적 공감대를 얻을 수 있을지 생각해 봐야 할 때"라고 짚었다.
아울러 "민간 임대 사업자에게 인센티브를 주지 않고 제재를 가하는데, 서울시와 중앙 정부보다 '중앙 정부 내 엇박자'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전월세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민간 임대 공급자들에게 사업적인 인센티브를 주어서 더 많은 투자와 공급을 하도록 유도하는 게 당연한 정책 철학이 돼야 한다"면서 "금융과 세제는 오히려 억제를 하는 적대적인 정책을 펴고 있어 사업자들에게 공급을 하라는 뜻인지, 사업을 하려는 분들조차도 굉장히 헷갈려 하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6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부동산 정상화를 위한 시민 대토론회'에서 참석자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2026.8.6 hwayoung7@yna.co.kr
오 시장은 지난 5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과의 회동에서 재개발·재건축에 대한 정부의 기본 철학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정비사업을 해도 가구 수가 크게 늘지 않거나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 "대통령 인식에 근본적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재건축의 경우 많으면 40% 정도까지, 재개발의 경우 한 25% 정도 평균 신규 물량이 늘어난다"며 "이걸 대통령께서 모르지 않으실 텐데 굳이 공개 석상에서 신규 물량 늘어나는 것도 별로 없는데 그거 뭘 그렇게 열심히 할 필요가 있냐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정비 사업에 적대적이어서 각종 정책으로 생길 수 있는 지체 현상에 대한 해결 의지가 없다고 받아들여진다면, 정비사업을 통한 신규 주택 공급은 기대하기 어려워져 집값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잘못된 신호를 시장에 줄 수 있다는 문제점을 강력히 제기했다"고 전했다.
오 시장은 정부가 정비사업 이주 수요로 전월세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며 "이해할 수 있는 설명이지만 주객이,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조만간 닥쳐올 이주 사업장의 경우 적절히 안배해서 진도를 나갈 수 있도록 서울시가 실무적으로 고민해서 하면 될 일이지, 정비사업에 적대적 입장을 가질 이유는 못 된다고 충언했다"고 덧붙였다.
또 "민간 임대사업자들이 (주택을 공급하는) 사업을 할 수 있도록 금융·세제를 친화적으로 바꿔 달라고 강조하는 말씀을 드렸다"며 "8·3 조치보다 훨씬 중요한 조치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원래 주택을 가지고 있던 분들에게 중과세한다고 해서 어떻게 주택난이 해결되고 안정화되고 전월세 문제가 해결되겠느냐"며 "민간임대 공급 사업자들이 세제 인센티브와 대출 인센티브를 통해 사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훨씬 가치 있는 정책적 접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dyon@yna.co.kr
온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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