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슬기 기자 = 한국수출입은행이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에 '외화금고'를 도입한다.
회수한 외화를 원화로 바꾸지 않고 다시 차관 집행 재원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원화 중심으로 운영되던 EDCF 자금관리 체계를 원·외화 병행 구조로 전환해 반복적인 환전 절차를 줄이고 외화 운용 효율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약 10개월에 걸쳐 외화계정 운용체계를 설계하고 관련 시스템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번 외화금고 도입은 대외경제협력기금법 시행령 개정에 따른 후속 조치다.
EDCF의 지원 방식과 포트폴리오가 다양해지면서 외화 차관 집행 수요가 증가한 데 비해 기존 국고 체계는 원화 출납만 가능해 외화 운용에 제약이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국고계좌는 원화만 수납할 수 있다.
이에 수출입은행은 외화 차관을 집행할 때마다 필요한 금액을 현물환 거래를 통해 조달해 왔다. 차관 원리금을 외화로 상환받더라도 이를 별도 외화계정에서 계속 보관해 다음 집행에 활용하기 어려워 외화 수요가 발생할 때마다 다시 환전 절차를 거치는 구조였다.
외화금고가 구축되면 외화로 회수한 자금을 원화로 전환하지 않고 외화계정에서 관리한 뒤 다른 차관의 외화 집행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외화가 기금 안에서 회수와 재집행으로 이어지는 순환 구조를 만들어 환전 횟수를 줄이고 자금 운용의 연속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국고계좌는 원화만 수납할 수 있어 지금까지 외화가 필요한 건별로 현물환 거래를 통해 외화를 조달했다"며 "외화 원리금 회수액을 별도 계정에서 관리하고 이를 다시 차관 집행에 활용할 수 있도록 운용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외화금고 도입으로 절감할 수 있는 환전수수료 규모는 현재로서는 산출하기 어렵다.
외화 차관의 집행액과 원리금 상환액에 따라 실제 환전 수요와 외화계정 잔액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번 사업은 외화계좌 하나를 신설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외화의 집행과 회수, 여유자금 운용, 평가와 결산, 국가회계 반영까지 외화기금 관리 전반의 업무 절차와 회계 기준을 새롭게 정립하는 작업이 병행된다.
수출입은행은 우선 컨설팅을 통해 외화계좌의 집행·회수 절차와 외화 여유자금 운용 방식을 정한다.
거래 유형별 회계 처리와 자동분개 기준, 외화계좌의 평가 및 결산 방식도 함께 설계한다. 원화와 외화 거래를 통합해 수입·지출 실적을 집계하고 보고하는 절차도 새로 마련한다.
새 시스템에서는 외화 차관의 집행 내역과 원리금 회수 일정을 연계해 관리할 수 있다.
외화 수입·지출 거래를 조회하고 관련 결재와 전표, 보고서를 처리하는 기능을 구축해 외화자금의 이동과 회계처리를 한 체계 안에서 관리하도록 할 방침이다.
회수된 외화 가운데 당장 집행되지 않는 자금은 외화 여유자금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한다.
머니마켓펀드(MMF)와 수시입출금식 예금(MMDA) 등 외화상품을 시스템에 등록하고 매입과 이자 수취, 부분 해지, 만기 상환 등 거래 전 과정을 관리한다. 상품별 잔액과 수익률, 평가·결산, 전표 처리 기능도 함께 구축한다.
외화 자금이체 업무에는 펌뱅킹을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외화계좌를 은행 시스템과 연결해 이체와 처리 결과를 확인하고, 오류가 발생한 거래를 재처리하거나 계좌별 입출금 내역과 잔액을 실시간으로 조회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이번 외화금고 구축은 대외경제협력기금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추진된 사안"이라며 "다른 기금으로 확대하는 문제와는 별개로 EDCF의 외화 차관 집행과 회수 구조에 맞는 관리 기반을 마련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sgyoon@yna.co.kr
윤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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