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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리밸런싱 유예가 증시 폭등장 불렀다?…계산해보니 '글쎄'

26.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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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영향 고려해 매월 리밸런싱 규칙 존재

실제 리밸런싱 물량 33조 원 추산…개인·증권 순매수의 21%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최근 국민연금의 한시적 리밸런싱(자산배분 재조정) 유예 결정이 국내 증시 변동성을 키운 요인으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하지만 연금이 기존 리밸런싱 원칙대로 국내 주식 비중을 줄였어도 단기간 급등세를 되돌리기엔 역부족이었을 것이라는 반론이 나온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올해 1월 말(26일) 자산배분 목표에 따른 리밸런싱 규칙을 6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부터 국내 증시 호조로 자산배분 목표 비중을 다 채웠지만, 인공지능(AI) 반도체 열풍 및 자본시장 체질 개선 등으로 국내 증시 상승세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기계적 매도 우려를 잠재우기 위한 조치였다.

실제로 그 이후 코스피는 9,000선까지 파죽지세로 오르면서 상승세에 힘이 실리다가, 지난달 증시가 급락세로 돌아서면서 연금의 예외적인 리밸런싱 유예 결정이 증시의 상·하방 변동성을 키웠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다만 실제 연금의 리밸런싱 규칙을 고려하면 이런 비판은 지나치다는 평가도 나온다.

연금은 기존에 '당월 10영업일 동안 최대 50bp(0.50%포인트) 비중 조정'을 하는 규칙을 운용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토대로 리밸런싱이 유예된 2월부터 6월까지 월말 보유액을 기준으로 비중 조정 규모를 추정하면, 2월(4조8천억 원)과 3월(7조6천억 원) 4월(8조3천억 원) 5월(9조2천억 원) 등 수준이다. 6월은 월말 보유액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종가가 5월과 비슷한 점을 고려하면 전체 규모는 약 39조 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연금은 실제로 리밸런싱을 유예하면서 해당 기간 6조8천억 원 순매도에 그쳤다. 결국 리밸런싱을 예정대로 진행했다면 약 33조 원의 추가 매도 물량이 나왔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반면 해당 기간 외국인은 약 148조 원 순매도했고, 개인은 100조 원 넘게 순매수했다. 기관 가운데 증권사가 57조 원 넘게 순매수했는데, 이는 상당 부분 개인의 상장지수펀드(ETF) 매수 물량에 따른 헤지 거래가 포함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고려하면 연금의 리밸런싱 물량 33조 원은 개인과 증권사를 합친 순매수 규모의 약 21%에 불과하다. 결과적으로 외국인 대규모 매도 물량을 받아낸 개인의 대규모 매수세가 코스피 급등을 이끈 핵심 동력이었다는 의미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연금에는 엄격한 리밸런싱 원칙이 존재한다"며 "시장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하루에 얼마씩 물량을 분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전히 고객예탁금이 100조 원을 넘어도,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세를 개인 투자자가 받아내며 지수가 올라왔다"며 "수급 기반이 약해진 상태에서 언젠가 상승 폭이 컸던 만큼 하락세도 가파를 수밖에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연금이 리밸런싱을 유예하면서 개인의 매수세가 강해졌다는 주장도 제기한다.

하지만 이 경우 외국인 매도세 역시 리밸런싱 수요로 해석되는 만큼 이를 연금이 대신한다면 개인 순매수가 줄어도 주가는 더 강하게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결국 연금이 투자 성과와 별개로 기존 리밸런싱 원칙을 벗어났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결과론적으로 연금의 판단을 해석하게 되면 불필요한 논란만 반복된다는 지적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연금이 원칙을 깼느냐 이것이 중요하다"라며 "그때 시장 분위기로 보면 외국인이 더 샀으면 주가가 더 오를 수 있었고, (시장 결과는) 예단할 수 없는 불가항적 영역이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 결과만 놓고 (정책을) 평가하면 한도 끝도 없다"며 "연금 입장에서 원칙대로 리밸런싱을 했다면 지금과 같이 이슈가 되진 않았을 것이다. 결국 원칙을 지키는 게 중요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연합뉴스TV 제공]

ybnoh@yna.co.kr

노요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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