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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무기화된 엔화…캐리 트레이드 셈법 바뀐다"

26.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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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미국과 일본의 전례 없는 공동 외환시장 개입이 엔화 캐리 트레이드의 셈법을 바꿀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개입으로 엔화가 단순한 저금리 조달 통화를 넘어 시장 심리를 좌우하는 '무기화된 통화'로 인식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모넥스그룹의 예스퍼 콜 전략고문은 6일(현지 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일본 재무성과 미국 재무부는 엔화를 성공적으로 무기화했다"며 "두 주요 국가가 점점 희소해지는 국가 자산을 같은 목표를 위해 함께 투입하면 시장은 이를 경청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개입은 전통적인 외환시장 관리 차원을 넘었다"며 "양국 정부가 국가 재정을 함께 활용해 시장 심리에 영향을 미치려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공동 개입은 미국과 일본이 1998년 이후 처음으로 엔화 매수를 위해 공조한 사례다. 양국의 공동 외환시장 개입으로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주요 7개국(G7)의 엔화 약세 유도 개입 이후 처음이다.

특히 이번에는 미국의 지원 아래 엔화를 방어하기 위한 공동 개입이 이뤄졌으며 달러-엔이 아닌 유로-엔 거래를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미국 정부의 공개적인 정치적 지지까지 더해지면서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이전과 달라졌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이번 개입으로 엔화를 활용한 캐리 트레이드의 위험을 다시 계산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진단했다.

글로벌X ETF의 빌리 륭 투자전략가는 "조달 거래의 계산법이 달라졌다"며 "유로 등 다른 조달 통화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엔화는 오랫동안 낮은 금리로 자금을 빌린 뒤 더 높은 수익률의 자산에 투자하는 캐리 트레이드의 대표적인 조달 통화로 활용돼 왔다.

륭은 투자자들이 유로 등 다른 조달 통화로 이동하면 주요 외환시장 포지셔닝도 재편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이번 공동 개입 위험이 현실적이고 지속적인 위협으로 인식된다면 투자자들은 대규모 엔화 매도 포지션을 구축하는 데 더욱 신중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 국채 보유 상위 국가

[출처: CNBC]

스테이트스트리트인베스트먼트의 마사히코 루 선임 채권전략가는 "트레이더들은 이제 거시경제 여건뿐 아니라 정책당국의 대응 방식까지 새로운 변수로 가격에 반영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코넬대학교의 에스와르 프라사드 교수는 이번 공동 개입을 보다 방어적인 조치로 평가하면서도 외환 정책이 지정학적 요인과 점점 밀접하게 연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정리했다.

그는 "외환 정책이 지정학적 색채를 띠게 됐다"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전략적 우선순위와 이해를 같이하는 국가들의 중앙은행을 지원하는 데 더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고 해석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2025년 아르헨티나의 통화 불안 당시 환율안정기금(ESF)을 활용해 페소화를 지원했던 사례와 이번 개입이 유사하다고 봤다.

택티컬 로테이션 매니지먼트의 마이클 게이드 수석 투자전략가는 "베선트는 공통된 연결고리"라며 "같은 재무부, 같은 ESF, 같은 국가 전략 수단으로 외환시장 개입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르헨티나 지원 역시 우방국을 돕기 위한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퀀텀스트래티지의 데이비드 로슈 전략가는 "미국의 이번 개입 목적은 금융시장 안정이나 국채 시장뿐 아니라 정치적 고려도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베선트가 다카이치 사나에를 돕고 싶었을 수도 있다"고 추측했다.

klkim@yna.co.kr

김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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