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리차, KGM CB 인수…전환시 최대 16% 지분 확보
KGM은 플랫폼 공유로 원가 절감, 체리차는 관세 우회로 노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은별 기자 = KG모빌리티[003620](KGM)가 중국 체리자동차와의 전방위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신차 개발 여력이 녹록지 않은 KGM과 중국 밖 생산 거점을 확대하려는 체리차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체리차가 국내에서 차량을 생산해 미국 등으로 수출하더라도 중국계 자동차에 대한 규제를 피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KGM은 이달 초 체리차를 상대로 총 1천81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전환권이 모두 행사되면 체리차가 보유할 수 있는 지분은 KGM 기존 발행주식의 최대 16% 수준이다.
다만 KGM이 추가 CB 발행 계획을 가진 만큼, 전환 이후 실질 지분율은 이보다 더 낮아질 수 있다. 체리차가 주식 전환을 청구할 수 있는 기간은 내년 8월부터 2029년 7월까지다.
앞서 KGM은 지난 2024년 체리자동차의 'T2X' 플랫폼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으며, 지난해에는 중대형 SUV 공동 개발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플랫폼 공유에서 '지분 투자'로 나아간 협력은 양사의 관계가 중장기 전략적 협력 관계로 바뀌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그렇다면 양사는 서로의 어떤 점을 보고 손을 맞잡은 것일까.
먼저 KGM은 체리차의 플랫폼을 활용해 신차 개발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전동화와 소프트웨어 중심 차(SDV) 전환으로 완성차 개발비가 급증하고 있는데, 독자 플랫폼을 새로 구축하기에는 KGM의 자금력과 판매 규모가 제한적이다.
KGM은 체리차의 T2X 플랫폼을 활용해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SE-10'을 개발 중이며, 내년 초 출시를 목표로 두고 있다. 이미 개발과 검증이 끝난 플랫폼과 주요 부품을 활용하면 차량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투자비도 절감할 수 있다.
체리차는 KGM 평택공장의 남는 생산능력을 활용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 KGM 공장의 연간 최대 생산능력이 18만대인데, 현재 생산 중인 물량은 12만대 정도로 추산된다. 체리차가 활용할 수 있는 약 6만대가량의 여력이 있다.
북미,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대(對)중국 관세 장벽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한국 공장을 생산 거점으로 활용해 관세 부담을 일부 낮추겠다는 계산이 깔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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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M도 얻을 것 있다지만…'中 생산 위탁 기지' 꼬리표는 숙제
이같은 생산시설 활용 구상이 체리차에만 일방적으로 유리한 구조는 아니다. KGM 역시 체리차의 중국 공장 유휴 설비를 활용해 동남아시아 등으로 수출하는 차량의 생산 원가를 낮추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
체리차가 선진 시장 개척에 실제로 성공한다면, 플랫폼을 공유하는 KGM은 초기 시장 개척 시 해결해야 하는 각종 규제, 인증 문제를 함께 덜어내는 일종의 반사 이익도 기대할 만하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체리자동차 등 중국 차의 경우 수출을 많이 하고 있지만 저가 모델 위주여서 북미, 유럽 등 시장에서 주류가 아니다"라면서 "한국 공장을 통해 한국의 높은 소비자 수준에 맞춘 변형 모델을 만들어서 수출하는 것이 그들 입장에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KGM의 국내 공장이 중국 완성차 업체의 우회 생산기지로 활용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유사한 전례도 있다. 중국 지리자동차가 대주주인 폴스타가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에서 폴스타4를 위탁 생산해 북미로 수출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규제 흐름을 보면, 생산지를 한국으로 옮기는 것만으로 중국산 자동차에 대한 통상 규제를 피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대표적으로 미국은 완성차의 최종 조립 국가뿐 아니라 기업의 지배구조와 차량에 탑재된 소프트웨어·통신장비의 공급망까지 들여다보고 있다. 중국 기업이 지배하거나 중국산 커넥티드카 기술을 사용한 차량에 대한 규제도 확대하고 있다.
KGM은 현재 체리차 차량을 국내에서 위탁생산하는 방안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결국 양사의 협력은 KGM에는 개발비 절감과 생산 효율화의 기회지만, 협력 범위가 확대될수록 중국 업체의 해외 진출을 위한 생산기지로 비칠 가능성도 함께 커질 전망이다.
ebyun@yna.co.kr
윤은별
e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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