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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걸인사이트] 국제적 분쟁의 실효적 해결을 위한 긴급 관할논의 필요성

26.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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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거래가 활발해지고 기업들의 해외 영업활동도 확대되면서, 우리 기업과 개인이 외국적 요소가 있는 분쟁에 관여하는 경우 역시 증가하고 있다.

이런 분쟁에서는 어느 국가의 법이 적용되는지 뿐만 아니라 어느 국가의 법원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는지, 즉 국제재판관할이 실질적인 권리구제 가능성을 좌우하는 중요한 문제가 된다.

그런데 통상적인 국제재판관할 규칙을 적용한 결과, 구체적인 사건에 관해 관할권을 가지는 외국 법원이 존재하지 않거나, 형식적으로 관할권을 가지는 외국 법원이 있더라도 해당 국가의 사법제도나 당사자의 구체적인 사정으로 인해 현실적으로 소를 제기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같이 당사자가 어느 국가에서도 실효적인 재판을 받을 수 없어 결과적으로 재판이 거부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논의되는 것이 '긴급관할(forum necessitatis)'이다.

긴급관할은 국제사법에 따라 국제재판관할을 결정한 결과 ▲구체적 사건에서 국제재판관할을 가지는 외국 법원이 아예 없거나(관할의 흠결) ▲있더라도 어떠한 사정으로 당해 외국법원에서 제소할 수 없어 결과적으로 재판의 거부가 되는 경우 예외적으로 국제재판관할을 인정하는 법리다. 독일과 미국에서는 이러한 경우를 상정해 보충적 관할로 '긴급관할'를 인정하고 있다.

영국의 경우 긴급관할을 독립적인 일반 관할근거로 규정하지 않았지만, 외국 법원에서 실질적인 재판을 받을 수 있는지를 관할 판단에 반영한다. 'Vedanta Resources Plc v Lungowe' 사건에서 잠비아 주민들은 현지 구리광산의 오염으로 피해를 입었다며 영국 모회사와 잠비아 자회사를 상대로 영국에서 소를 제기했다. 영국 대법원은 잠비아가 원칙적으로 더 적절한 법정지라고 보면서도, 소송비용을 조달하고 복잡한 집단소송을 수행할 전문 법률대리인을 확보하기 어려워 현지에서 실질적 정의를 얻지 못할 현실적 위험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영국에서 잠비아 자회사에 대한 소송도 계속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긴급관할의 독립된 적용은 아니지만, 재판거부 방지라는 동일한 문제의식이 반영된 사례다.

우리 국제사법은 2022년 시행된 전부개정법을 통해 국제재판관할에 관한 규정을 대폭 정비하였으나, 긴급관할을 인정하는 명문의 일반조항을 두고 있지는 않다. 다만 국제사법 제2조는 당사자 또는 분쟁이 대한민국과 실질적 관련이 있는 경우 우리 법원의 국제재판관할을 인정하고 있으므로, 외국에서 실효적인 재판을 받기 어려운 예외적인 사안에서 위 조항을 근거로 긴급관할을 인정할 수 있는지는 여전히 해석의 문제로 남아 있다. 다만 이와 관련해 국내에서는 긴급관할 인정 여부에 대한 판단이 직접적으로 다루어진 사건이나 관련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국경을 넘는 거래와 분쟁이 계속 증가하는 이상, 통상적인 관할규칙만으로 당사자의 실질적인 재판기회를 보장하기 어려운 사례도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지나치게 넓게 인정할 경우 외국의 재판권을 부당하게 침해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가능성 역시 존재한다. 이와 같은 양면을 충분히 고려해 우리 법원이 긴급관할을 인정할 수 있는지, 인정한다면 어떠한 요건과 범위에서 이를 허용할 것인지에 관한 고민이 필요하다.(법무법인 충정 이현규 변호사)

jwchoi2@yna.co.kr

최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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