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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 캐리 시험대] 공동개입 다음은…시장 안정 열쇠는 BOJ

26.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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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이민재 기자 = 미국과 일본의 공동 외환시장 개입으로 엔화 급락에는 일단 제동이 걸리면서 시장의 관심은 개입 이후의 정책 경로로 옮겨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동 개입이 엔화 약세를 일시적으로 막는 조치일 뿐이라며, 엔화가 지속적으로 안정을 찾으려면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뒤따라야 한다고 진단한다.

다만 BOJ가 시장 예상보다 빠르게 움직이면 엔화 급등과 엔 캐리 포지션의 무질서한 청산을 촉발할 수 있는 만큼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속도 조절이 관건이라고 평가했다.

◇개입 효과는 '일시적'…BOJ 금리 정상화 관건

9일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미국과 일본 간 공동개입 효과가 일시적이라며 결국 엔화 정상화를 위해서는 BOJ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도 이번 개입의 한계를 직접 인정했다.

베선트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우리가 시장에 신호를 보낼 수는 있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정책과 펀더멘털"이라며 미국이 일본의 정책 경로를 낙관해 공동 개입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는 외환당국이 단기적인 엔화 수급을 바꿀 수는 있어도 엔화 약세를 유발한 금리 여건까지 대신 바꿀 수는 없다는 의미로, 결국 공동 개입은 BOJ가 정책을 조정할 시간을 확보해주는 조치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다.

ANZ리서치는 미·일 공동 개입이 BOJ의 통화정책 지원 없이 엔화 약세 추세를 뒤집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ANZ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이어지면 추가적인 정책 정상화가 적절하다며 10월 인상을 기본 전망으로 제시하면서도 9월 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쓰비시UFJ모건스탠리증권의 나오미 무구루마 수석 채권 전략가도 "당국의 시장 개입은 통화 움직임을 늦추는 일시적인 효과만 낸다"며 "더 빠른 금리 인상이 필요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이어 "BOJ가 10월까지 기다려 또다시 엔화 하락을 초래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기 때문에 9월 금리 인상은 이미 정해진 일처럼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일본의 외환보유액이 제한적이라는 점 역시 당국 시장 개입에서 제약요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ING는 일본 당국이 이번 개입에서 700억달러 이상을 투입했다면 외환보유액은 1조달러에 근접한 수준까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7월 말 기준 일본 외환보유액은 1조2천870억9천900만달러로, 6월 말보다 3억7천700만달러 감소했다.

이미 BOJ 내부에선 매파적인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BOJ가 최근 공개한 6월 금융정책결정회의(6월 15~16일) 의사록에 따르면 2명의 위원은 더 빠른 금리 인상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위원은 미국·유럽과 달리 일본의 정책금리가 중립금리 추정 범위보다 낮다는 점을 지적하며 정책금리를 가능한 한 빨리 중립금리에 가깝게 조정해 금리를 양방향으로 신속하게 조정할 수 있는 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위원은 일본의 중립금리가 약 2% 수준으로 보인다며 이를 고려해 경제 활동과 물가, 금융 동향을 평가하고 몇 개월 간격으로 정책금리 인상 여부를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의견을 냈다.

스테이트스트리트인베스트먼트의 마사히코 루 선임 채권전략가는 "트레이더들은 이제 거시경제 여건뿐 아니라 정책당국의 대응 방식까지 새로운 변수로 가격에 반영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사진 제공

◇ 엔 캐리 '점진적' 축소가 관건

전문가들은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엔 캐리 트레이드 규모를 점진적으로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갑작스러운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은 금융시장에 대규모 혼란을 일으킬 수 있지만, BOJ가 금리 인상 경로를 충분히 예고하고 시장이 이를 단계적으로 가격에 반영하면 투자자들도 레버리지와 캐리 포지션을 단계적으로 줄이고 혼란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결제은행(BIS)은 지난 5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엔화와 스위스프랑처럼 캐리 트레이드의 조달통화로 많이 쓰이는 통화는 투기적 숏 포지션이 클수록 중앙은행 긴축에 훨씬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분석한 바 있다.

즉, 엔화 숏 포지션의 크기가 클수록 BOJ 긴축에 따른 시장 충격 강도가 더 커진다는 의미로, BIS는 25bp의 통화정책 서프라이즈가 일본 엔화를 거의 10% 움직인다고 추정했다.

지난 2024년 엔 캐리 청산 당시 겐나디 골드버그 TD증권 미국 금리전략 책임자는 시장 충격의 크기는 투자자들이 "질서 있게 또는 무질서하게" 포지션을 정리하느냐에 달렸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공동 개입으로 시장에서 캐리 트레이드 관련 셈법이 복잡해질 수 있다며 BOJ 정책 속도와 달러-엔 변동성 등을 두루 살펴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시장에서는 BOJ가 시장과 금리 인상 속도에 대해 어떤 식으로 소통할지를 눈여겨보고 있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지난달 말 금융정책결정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만약 통화 정책 기조가 완화적이라고 판단한다면,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며 금리 정상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를 넘어설 위험이 있으며, 물가 상승 위험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라훌 아난드 일본 미션단장은 "불확실성이 매우 클 때는 커뮤니케이션이 시장 기대를 붙잡아두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한다"며 "BOJ는 통화정책 소통을 잘해 왔고 이런 점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X ETF의 빌리 륭 투자전략가도 "이번 공동 개입 위험이 현실적이고 지속적인 위협으로 인식된다면 투자자들은 대규모 엔화 매도 포지션을 구축하는 데 더욱 신중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캐리 트레이드) 조달 거래의 계산법이 달라졌다"며 캐리 트레이드 조달 통화가 유로화 등 다른 통화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달러-엔 환율의 절대 수준뿐만 아니라 변동성도 엔 캐리 트레이드를 급격히 축소할 수 있는 요인으로, 눈여겨봐야 한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엔화 약세 또는 안정적인 환율을 전제로 한다. 미·일 금리 차가 여전히 크더라도 당국 개입과 BOJ 정책 변화로 환율이 짧은 기간에 크게 움직이면 위험 대비 기대수익이 악화해 투자자들이 포지션을 축소할 수 있다.

연합뉴스 사진 제공

jykim@yna.co.kr

mjlee@yna.co.kr

이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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