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은별 기자 = 호남 반도체 산업단지 건설을 비롯한 메가 프로젝트를 뒷받침할 전력 공급과 요금 부담 완화 대책이 가시화하면서 한국전력[015760]의 어깨도 무거워지고 있다.
전력망 확충에 따른 투자 부담과 함께 지방의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 AI 데이터센터 전용 요금 도입 등이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9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기후부는 산업용 전기요금에 지역별 차등 요금제를 도입함으로써 비수도권 지역 기업의 전기요금을 낮출 방침이다. 이달 중 공청회를 거쳐서 조만간 확정한다.
대형 AIDC 전용 전기요금도 올해 중 도입할 계획이다. 현재는 AIDC에 적용되는 전기요금은 일반용인데, 지난해 기준 과거 4년간 35% 급등하면서 업계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반도체, 데이터센터 등 메가 프로젝트 주요 산업의 전력 사용량이 큰 데다, 철강·석유화학 등 업황이 부진한 업계의 부담 호소가 그간 있었다.
이에 산업용 전기 요금 인하책이 연달아 나오면서 한전의 수익성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기후부는 이번 지역별 차등 요금제에 따른 실질적인 인하 폭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지난해 한전의 산업용 전력 판매량(2억8천22만MWh)을 고려해 산업용 전체 요금 인하로 단순 계산하면, 산업용 전체 전기 요금이 kWh(키로와트시)당 1원 낮아질 때 한전의 연간 판매수입은 약 2천800억원 줄어든다.
kWh당 5원이 낮아지면 약 1조4천억원, 10원이 내리면 2조8천억원가량 판매수입이 줄어든다.
다만 이는 판매량과 전력구입비 등 다른 조건이 변하지 않는다고 가정한 단순 계산이다.
전력망 확충에 따른 설비 투자도 숙제다. 한전은 이미 2038년까지 송·변전망 확충에 72조8천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여기에 최근 기후부가 전력망 건설 갈등이 심한 지역에 지중화를 확대하겠다고 밝히는 등, 설비 투자가 이보다 확대될 여지도 크다.
기후부는 요금 인하 등에 따라 증가하는 한전의 부담을 덜기 위해 보완책을 구상하는 중이다.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안이 현재 한전 예산으로 집행 중인 전기 요금 복지 할인, 교육용 전기요금 할인 등의 정책을 정부가 가져오거나 관련 예산을 보완하는 방식이다. 해당 정책의 예산은 연간 8천억원~1조원 수준의 규모다.
이런 보완책이 없다면 한전의 재무 부담 심화는 불가피하다. 한전의 올해 1분기 기준 부채는 206조원 규모이고, 이 중 차입금이 128조원 수준이다.
다만 물가 안정을 전제로 주택용 전기요금 인상 논의가 재점화할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기후부는 이번 지역별 차등 요금제 도입에도 주택용은 배제하겠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3대 메가 프로젝트가 연중 한전의 리스크를 키울 것이라면서도 "연말까지 본다면 주택용 요금 인상 논의가 재점화될 수 있다. 유가 하락으로 물가 전망이 안정화된 상황에서 요금 인상 명분이 어떤 때보다 강해진 상황"이라고 예상했다.
중장기적으론 발전 5사 통합과 함께 전력도매시장 정산 방식까지 개편될 경우 한전의 전력 구입비 구조가 달라질 가능성도 주목된다. 여권에서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중심으로 관련 논의가 나온 바 있다.
김 의원은 지난 7일 전력 산업 재편에 대한 심포지엄을 열고, 발전5사 통합과 함께 전력도매가격(SMP)을 폐지해 통합 발전사와 한전 간의 원가 정산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ebyun@yna.co.kr
윤은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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