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년 전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취임 일성으로 금융소비자 보호 기능 강화를 강조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작년 말 조직개편을 통해 소비자보호총괄 부문을 새로 만들어 이찬진 원장 직속으로 설치하고 모든 감독 수단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사후적인 분쟁조정이나 민원 처리가 아닌 근본적인 사전예방적 소비자 보호에 매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금감원은 올해를 '금융소비자 보호 원년'으로 삼고 보험감독 체계를 소비자 중심으로 전면 강화했다. 소비자위험대응협의체와 금융소비자보호자문위원회도 출범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이 무색하게 올해 상반기 보험 관련 민원과 분쟁은 급증세를 나타냈다.
소비자 보호 '고삐'를 죄는 금융당국의 의지에도 보험사와 소비자 간의 간극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모양새다.
10일 생명·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생명보험업계의 민원은 9천75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8% 늘었고, 손해보험업계 역시 2만1천662건으로 8.2% 증가했다.
단순 불만을 넘어선 분쟁도 급증했다. 같은 기간 생보사와 손보사에 접수된 분쟁 조정 신청은 각각 5천444건과 2만8천562건으로 무려 67.4%, 57.9%나 껑충 뛰었다.
민원과 분쟁의 핵심은 단연 보험금 산정과 지급이다. 약관을 엄격하게 해석해 지급을 제한하려는 보험사의 보수적인 기준과 약속된 보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던 소비자의 눈높이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서로 같은 약관을 바라보면서도 '동상이몽'이 벌어지는 셈이다.
특히 건강·보장성보험 관련 민원이 늘어나고 있다. 암·뇌·심장질환 진단비와 수술비는 물론 치매·간병 보장을 앞세운 건강보험 상품 판매가 단기간에 확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건강보험은 여러 특약을 조합해 보장 범위와 지급 조건을 세분화하는 경우가 많아 예상한 보장과 실제 약관상 지급 기준에 차이가 나면서 민원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생성형 AI(인공지능) 확산이 보험 민원의 변수로 등장했다. 과거 보험사와 합의로 해결할 수 있었던 사례도 소비자들이 AI를 활용하다 보니 민원과 분쟁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보험 약관과 보험금 부지급 사유에 대한 민원 문안을 AI로 쉽게 작성해 금감원에 넣을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면서 민원·분쟁도 늘어난 측면이 있지만, 과도기적인 흐름으로 보인다"며 "올 하반기부터 보험협회가 금감원으로부터 단순 민원을 이관받은 만큼 민원 처리 효율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부 이윤구 기자)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앞줄 왼쪽 다섯번째)이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금융소비자 중심의 거버넌스 확립을 위한 금융소비자보호자문위원회 출범식에서 위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3.8 mjkang@yna.co.kr
yglee2@yna.co.kr
이윤구
yglee2@yna.co.kr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