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지난주 원화가 주요 통화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절상세를 나타낸 가운데 이번 주 서울외환시장의 시선은 다시 엔화로 향하고 있다.
국내 달러 공급 확대와 달러화 약세가 맞물리며 원화 강세가 두드러졌지만, 미국과 일본 당국의 공조 개입 효과가 약해지고 엔화 약세가 재개될 경우 원화의 추가 절상도 제약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2116)에 따르면 지난 한 주간 원화는 미국 달러 대비 1.49% 절상되며 주요 통화 중 독보적인 강세를 보였다.
엔화는 미 달러 대비 0.39% 절하됐고 유로화는 0.42% 절상됐다. 영국 파운드와 스위스 프랑은 각각 0.41%, 0.24% 절상됐다.
같은 기간 호주 달러와 인도 루피화는 미 달러 대비 각각 0.93%, 0.13% 절상되는 데 그쳤다. 필리핀 페소의 경우 0.16% 절상됐다.
아시아 이외 주요 신흥국 통화 가운데 러시아 루블은 무려 2.14% 절하됐다.
상상인증권은 지난주 원화가 주요 통화 가운데 가장 강한 흐름을 나타냈다며 국내 외환 수급 개선과 달러 강세 진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단기적으로 달러-원 환율의 1,400원 하단 테스트 가능성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봤다.
다만 원화 강세가 다른 통화와 비교해 두드러졌다는 점에서 추가 하락 여력은 엔화 흐름에 더욱 민감해질 수 있다.
상상인증권은 "향후 미국과 일본 당국의 공조 개입이 지속되지 않을 경우 엔화의 되돌림 약세가 재차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다음 주 외환시장의 핵심 변수는 미국의 달러 정책보다 엔화 방어 의지와 정책 공조 지속 여부가 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달러가 당분간 중립적인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원화의 과도한 절상 역시 제한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최근 달러-엔 환율은 미·일 당국의 이례적인 공동 개입에도 하단 지지력이 나타나며 반등세다. 주봉 기준 반등하며 추가 하락이 제한된 셈이다.
일본과 미국은 지난달 말 엔화 가치 급락을 막기 위해 공동으로 엔화 매수 개입에 나섰다. 이는 1998년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미·일 공동 엔화 매수 개입이다. 공동 대응 직후 달러-엔 환율은 저점 기준 4%가량 밀렸지만 이후 다시 158엔 부근까지 반등하면서 개입 효과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 당국의 추가 개입 경계는 여전히 강하다.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은 최근 엔화 약세에 대해 필요할 경우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미·일 당국도 외환시장 움직임과 관련해 긴밀한 공조를 이어가고 있다.
가타야마 재무상은 지난 7일(현지시간) 일본 NHK 방송에 출연해 "미국과 공조해 필요할 경우 외환시장에 다시 개입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며 "양국은 엔화가 실제 수급에 따른 거래보다 수년간 지속된 엔 캐리트레이드, 즉 투기적 거래의 영향을 받아왔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달러-엔 환율은 가타야마 재무상의 발언에 미국 경제 지표 부진까지 더해지며 장중 155엔대까지 밀렸으나 이내 낙폭을 되돌렸다.
개입만으로 엔화의 추세적인 방향을 바꾸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이어진다.
ING는 일본은행(BOJ)의 점진적인 정책 정상화와 높은 미국 금리를 감안하면 당국 개입은 달러-엔 상승 속도를 늦추는 효과는 있겠지만 추세 자체를 뒤집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달러-엔 환율이 당분간 160엔 부근에서 거래될 가능성이 있으며 개입 시 155∼157엔대로 밀릴 수 있지만, 다시 165엔에 접근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서울외환시장에서도 엔화가 다시 약세로 기울 경우 최근 원화만 두드러졌던 강세 흐름이 되돌려질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원화와 엔화가 반드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 한·미·일 외환당국의 공조가 강화된 상황에서 달러-엔의 재상승은 달러-원 환율의 추가 하락을 제한하는 재료가 될 수 있다.
한 증권사 외환딜러는 "최근에는 엔화보다 원화가 더 강한 흐름을 보였다"며 "공동 개입 경계로 달러-엔이 일시적으로 밀릴 수는 있어도 일본의 잠재성장률과 금리 여건을 고려하면 엔화의 구조적인 강세 전환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엔화가 추세적으로 강해지지 않는다면 원화도 독자적으로 강세를 이어가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syyoon@yna.co.kr
윤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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