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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현우의 채권분석] 백투백은 시작일 뿐

26.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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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11일 서울 채권시장은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의 기자 간담회와 이에 따른 외국인의 국채선물 트레이딩을 주시하며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백투백 인상을 시사하는 발언이 나올 경우 중단기물 약세는 불가피할 수 있다. 채권시장이 이러한 시나리오를 상당 부분 선반영했지만, 간밤 뉴욕 채권시장의 약세,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도세 지속 가능성 등은 약세를 부추기는 재료다.

국내 통화정책보다 악재는 중동 상황이다. 불확실성 확대에 그간 축소됐던 기간 프리미엄이 다시 벌어지면서 중단기 금리에 상승 압력을 가할 수 있다. 한은이 인상 신호를 내지 않던 때에도 채권시장 금리를 크게 끌어올린 장본인이 다시 활개를 치는 셈이다.

◇ '통화긴축' 속도전의 중요성

유 부총재가 마지막 기자 간담회인 점을 고려하면 정책 이야기를 피해 갈 수도 있지만, 이번 인상기에 중요한 순간이라 시장과 소통 기회를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백투백 인상 시사가 이번에 필요한 최대 이유는 인플레 2차 효과 차단이다. 목표 수준을 크게 웃도는 근원 인플레가 현실화한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통화정책 당국자 입장에서는 더 옳고 안전한 결정이 될 수 있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지난 2022년 국제결제은행(BIS)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한은 국제콘퍼런스에 참여해 "각국 중앙은행들이 최근 높아지고 있는 인플레이션 압력 여건들을 감안하면서 향후 통화정책 정상화를 통해 경제를 연착륙시킬 수 있을 것인지는 가계·기업이 인플레이션을 의사결정에 반영하기 전에 '얼마나 빠르게' 이전의 낮은 수준으로 인플레이션을 회복시킬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근원 인플레의 안정 속도를 강조한 발언은 7월 금통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는 근원 인플레의 목표 수렴 시기를 묻는 질문에 "근원물가라는 것은 자체의 포물선을 그려가는 게 아니고 통화정책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서 그 궤적이 바뀌게 돼 있다"며 "통화정책을 잘 쓴다면 그게 오랫동안 목표 수준보다 높게 유지되지 않을 것이다"고 답했다.

국제결제은행(BIS)의 앞선 연구 결과도 선제 인상론에 힘을 싣는다.

BIS는 지난 2022년 12월 공개한 '선제 통화 긴축:찬성과 반대(front-loading" monetary tightening:pros and cons)' 보고서에서 지난 1970년대부터 선진국의 통화 긴축 사이클 70여개를 분석한 결과를 제시했다. (연합인포맥스가 지난달 20일 송고한 '[노현우의 채권분석] 신현송의 고민…'프론트로딩'의 매력과 위험' 기사 참조)

과거 선진국의 선제 인상은 인플레이션 기대 상승을 억제하는 데 효과를 낸 것으로 평가된다. 첫 금리 인상 이후 1년 만에 인플레는 하락하는 반면 실업률은 그보다 훨씬 뒤늦게 의미 있게 상승한다. 선제 인상이 중앙은행의 물가 안정 의지를 강화하고, 경제 주체의 기대를 고정하는 데 효과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BIS

◇ 이제 무엇을 봐야 할까

다만 긴축 속도 강화의 약점도 명확하다. 가파른 긴축은 금융시장 불안 위험을 키울 수 있다. 또 향후 긴축 속도가 둔화할 것이라는 기대를 일으킬 수 있다. 긴축 속도가 정점을 찍으면 이후에는 속도가 느려지고 시장에 완화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는 셈이다.

일례로 8월 인상을 단행하더라도 이후 점도표에서는 금통위원 일부가 향후 동결에 점을 찍는다면 긴축 효과가 커지기보다는 더 약해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백투백 정책의 약점에도 한은이 긴축 가속화에 나선다면 그것은 경제 펀더멘털이 추가 긴축 필요성을 가리키고 있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8월 금통위에서는 점도표뿐만 아니라 새로운 경제전망이 발표된다. 최근에는 소비가 늘어나면서 명목 GDP 급증이 수요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가설을 일정 부분 뒷받침하는 모양새다.

한국개발연구원은 전일 공개한 8월 경제 동향에서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과 설비투자가 높은 증가세를 보인 가운데, 소비도 내구재를 중심으로 증가 폭이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은 대비 도비시하다고 평가되는 KDI도 소비 회복에 대한 평가를 인정한 셈이다.

과거 금리인상기의 초반 중단기 금리가 정점을 찍고 하락했지만, 이번에도 이러한 가설이 유효할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호주 사례를 보면 세 차례 인상 후 중단기 금리와 기준금리의 스프레드는 많이 축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8월 금통위 후 발표하는 점도표에서 내년 2월까지 2회 추가 인상한 지점(3.50%)에 여러 점이 찍혀 있다면 기대가 어떻게 조정될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8월 인상을 전제로 올해 1회와 내년 추가 2회 인상이 이뤄진다면 최종 기준금리는 3.75%가 된다. 우리나라는 명목 GDP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호주와 펀더멘털 상 차이가 있다. 한은이 8월 금통위에서 제시하는 경제 전망 경로에 따라 금통위원들의 판단도 달라질 수 있다.

통화정책 당국자 입장에서 보면 점도표는 상당히 효과적인 정책 수단으로 평가된다. 실제 인상 횟수는 점도표 전망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있지만, 채권시장 기대에 상당 부분 영향을 줄 수 있다. 8월 금통위에서 백투백 인상을 전제로 한 점도표 조정, 경제전망 등을 종합적으로 고민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5월 점도표 최상단 찍혔던 점(3.25%)이 기준금리 경로를 맞힐 가능성이 큰 상황인데, 8월 점도표도 상단이 정책 경로에 더 부합할지 벌써 관심이 간다. (경제부 시장팀 차장)

국고채 3년물과 기준금리 스프레드

연합인포맥스

hwroh3@yna.co.kr

노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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