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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화된 새벽배송…롯데마트 1조 승부수 통할까

26.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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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C 가동에 3년 9개월 걸려 시장환경 변화

정치권, 대형마트 배송 허용 움직임…투자효과 반감될 수도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 전경

[출처: 롯데마트]

(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롯데마트가 부지 확보와 건축에만 2천억원을 투입한 자동화 물류센터로 새벽배송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런 가운데 새벽배송 시장이 이미 포화한 국면이어서 초기 비용 부담이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지난 7일 부산 강서구에서 첫 오카도 고객주문처리센터(CFC)인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을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이 설비는 하루 3만건 이상 주문을 처리할 수 있는 규모로, 롯데마트가 기존 부산·경남 지역에서 처리하던 온라인 주문량의 2배를 넘는다.

지난달 말부터는 부산 전역과 경남 일부에서 밤 11시까지 주문하면 익일 오전 7시30분 이전에 배송한다.

롯데쇼핑[023530]은 오는 2030년까지 전국 6개 CFC 구축에 약 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로봇 설비와 운용 소프트웨어는 오카도가 맡는다.

◇ 성장곡선 완만해지는데 대규모 투자 단행…배경은

문제는 진입 시점이다.

국내 새벽배송 시장 규모는 2020년 2조5천억원에서 2023년 11조9천억원으로 급팽창한 뒤 최근에는 15조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급성장을 이뤘던 시기가 이미 지나갔다.

쿠팡과 컬리, SSG닷컴 등 '빅3'가 자체 물류망을 앞세워 약 80%를 점유하고 있고 나머지를 오아시스마켓 등이 나눠 갖고 있다.

일각에서는 새벽배송이 부각되는 시점에 롯데마트의 준비 기간이 길었던 점을 지적했다.

롯데마트는 2022년 11월 오카도와 파트너십을 맺고 2023년 12월 착공했다. 지난해 8월 준공 후 설비를 설치하고 올해 7월까지 통합 테스트를 거쳐 가동에 들어갔다. 계약부터 가동까지 3년 9개월이 걸렸는데, 그 사이 오카도의 해외 사업은 크게 흔들렸다.

증권가에 따르면 미국 크로거는 2018년 오카도와 손잡고 20개 CFC 구축을 계획했으나 실제 구축은 8개에 그쳤다. 이 중 3곳을 올해 1월 폐쇄한 데 이어 샬럿 CFC 건설도 취소했다. 캐나다 소베이도 2024년 오카도와의 협업 방식을 재조정한 뒤 캘거리 CFC를 폐쇄했다.

오카도 본사도 자본 집약적 대형 CFC 대신 매장 기반 자동화와 소형 물류센터로 축을 옮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모리슨스는 오카도 CFC를 접고 매장 피킹으로 돌아섰다.

롯데마트는 오카도가 11개국 14개 유통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핵심 파트너들이 잇따라 발을 빼고 있는 셈이다.

◇ 마트의 새벽배송 허용도 변수로 부각

규제 환경도 변수다.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의 영업시간 제한은 점포 영업뿐 아니라 점포를 기반으로 한 온라인 배송에도 적용된다.

대형마트가 새벽배송에 나서려면 점포와 분리된 별도 시설이 필요했고, 이는 롯데쇼핑이 CFC를 지은 배경 중 하나다.

하지만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지난 5월 대형마트의 온라인 새벽배송을 허용하는 개정안 논의에 착수했다.

소상공인 단체 반발로 공회전하고 있으나 개정이 이뤄지면 대형마트는 기존 점포를 그대로 새벽배송 거점으로 쓸 수 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3사의 점포는 약 670개에 달한다. 규제가 풀릴 경우 자동화센터에 투입한 2천억원의 규제 프리미엄이 옅어질 수 있다.

◇ 차별화 강조하는 롯데마트

롯데마트는 차별화를 강조했다.

수요 예측부터 상품 보관과 포장, 배송 경로 설계까지 온라인 장보기 전 과정을 하나로 묶어 제어하는 오카도의 통합 운영 솔루션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OSP)'을 국내 최초로 적용했고, 오카도 파트너사 가운데 처음으로 냉동 구역까지 자동화한 '오토 프리저'를 도입했다는 설명이다.

국내 온라인 식료품 거래액이 2019년 17조1천700억원에서 지난해 52조3천억원으로 연평균 20.4% 성장한 점, 식품의 온라인 침투율이 28%로 가전(55%)이나 가구(50%)보다 낮아 여지가 남아 있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차우철 롯데마트·슈퍼 대표이사는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은 롯데마트의 신선식품 노하우와 영국 오카도의 AI 로봇 물류 기술이 결합한 차세대 온라인 물류센터"라며 "부산과 영남권 400만 세대 고객에 산지의 신선함을 정시 배송해 국내 온라인 장보기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변수는 새벽배송 주문이 충분해 고정비 부담을 상쇄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오린아 LS증권 연구원은 "오카도의 해외사례는 대규모 자동화센터가 충분한 주문 밀도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높은 고정비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초기에는 CFC 가동에 따른 비용 부담이 이어질 수밖에 없으며, 실제 주문 증가로 연결되는 속도가 손익 개선의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msbyun@yna.co.kr

변명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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