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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디트 쏠림의 그늘] '구원투수'하이닉스에도 조달 딜레마

26.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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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전병훈 기자 = SK하이닉스가 투자심리가 위축된 크레디트 발행시장의 구원투수로 급부상했으나 발행사들의 고민은 쉽사리 걷히지 않고 있다.

SK하이닉스가 대규모 자금으로 크레디트물을 흡수하면서 기업들의 발행 숨통이 트이긴 했으나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조달 안정성을 둘러싼 리스크도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투자 심리가 일부 회복되면서 발행사의 이런 우려는 더욱 가시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금리 눈높이 차이에 SK하이닉스가 이전과 달리 발행물을 담아가지 못하는 현상이 드러나는 것은 물론, 국책은행과 공기업 등 일부 발행사는 SK하이닉스 자금 유입에 대한 경계감을 드러내고 있다.

◇크레디트 숨통 틔운 하이닉스…가시화되는 명암

11일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크레디트 매수세가 지속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AA' 이상 3년물 이하 크레디트물을 중심으로 수십조원의 채권을 사들이면서 기업들의 채권 조달을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단기물을 시작으로 공사채와 은행채, 증권채는 물론 우량 여전채로도 투자처를 확대하면서 수혜 기업들의 범위도 늘고 있다.

반도체 활황으로 늘어난 현금 자산의 운용처로 채권시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SK하이닉스의 매수세 속에서 국내 크레디트 시장은 숨통을 틔웠다.

지난해 4분기부터 이어진 시장금리 상승이 올해 내내 지속되면서 크레디트물에 대한 국내 기관들의 매수 여력이 옅어졌으나 SK하이닉스 자금이 이를 상쇄했다.

크레디트 시장의 구원투수로 급부상한 가운데 7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이후에는 달라진 기류도 감지된다.

일부 기관들이 비워뒀던 북을 채우기 위해 차츰 크레디트 매수에 나서면서 SK하이닉스의 존재감이 이전보단 한풀 꺾인 것이다.

이에 금리 눈높이가 맞지 않아 SK하이닉스가 입찰에 참여하고도 물량을 받아 가지 못하는 현상도 드러나는 실정이다.

발행사들의 경계감도 가시화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대규모 자금으로 일단 조달 숨통은 틔웠지만 의존도가 높아질 경우 차환 도래 시 리스크가 커질 수밖에 없다.

일례로 한전채만 하더라도 SK하이닉스의 매수에 힘입어 단번에 조 단위 자금을 발행하고 있는데, 해당 물량이 만기를 맞는 시기에 시장에 넉넉한 매수 주체가 없을 경우 차환 부담이 드러날 수 있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향후 하이닉스의 투자 규모 확대 시 보유 운용 자산을 먼저 투입할 터라 운용 자금이 차환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짚었다.

다만 그는 "하이닉스가 차환 물량을 받아주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2~3년 뒤 다른 채권 수요가 충분히 공백을 채울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발행사들의 입장은 다르다.

차환 리스크 등을 고려해 일부 기업은 차츰 SK하이닉스 자금을 받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채권 시장 관계자는 "하이닉스가 녹록지 않은 시장 환경에 등장해 기업들의 조달 길을 열어주긴 했으나 비싼 가격보다 무서운 게 차환 리스크이다 보니 일부 국책은행과 공기업들은 차츰 하이닉스 물량을 받지 않겠다로 기류가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변동성에 불안감 여전…투자 저변 확대 관건

물론 여전히 SK하이닉스가 크레디트 시장에 미치는 존재감을 간과할 순 없다.

일부 기관들이 자금 집행에 나서고 있지만 금리 인상기로 돌아선 터라 국내 채권 투자 시장 전반의 온기를 기대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수요가 다소 돌아왔으나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7월 기준금리 인상 후 국고채 금리 레벨이 내려오면서 일부 기관들이 크레디트 매수에 나서곤 있지만 비워졌던 북을 채우는 수준"이라며 "채권 시장 자체로 자금이 유입되는 흐름까진 아닌 터라 아직 추세적인 강세를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내다봤다.

SK하이닉스가 3분기 중 추가 주주환원 방안을 확정하겠다고 밝히면서 채권시장의 경계감도 짙어지고 있다.

자금 소요 등을 계산하면서 채권 매수세가 이전보다 주춤해질 가능성 등을 살피는 분위기다.

발행사의 한 조달 담당자는 "최근 시장 분위기가 다소 나아지긴 했으나 하반기에도 발행을 지속해야 하는 데다 시장 상황이 언제 뒤바뀔지 모르는 만큼 긴장을 늦출 수 없는 환경"이라며 "이에 다양한 기관과 접촉하면서 투자처 다변화를 위한 시도를 지속하고 있다"고 했다.

SK하이닉스 등의 반도체 자금에 기대는 것만으론 한계가 극명한 셈이다.

SK하이닉스의 존재감이 과대평가 됐다는 시선도 나온다.

김상만 하나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일반 기업의 여유자금 운용으로 채권 수급을 얘기하는 건 다소 지나쳐 보인다"며 "회사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이 빠르게 늘고는 있지만 몇십조원 규모인 데다 기관 투자자의 자금 규모를 생각하면 SK하이닉스로 채권 수급을 논하는 건 과도한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phl@yna.co.kr

bhjeon@yna.co.kr

피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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