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하나은행이 시장금리 상승 등의 여파로 상반기에 예고했던 은행채 발행한도를 다 채우지 못한 가운데, 하반기에도 축소 기조를 이어갈 지 관심이다.
한국은행이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하는 등 발행 여건이 지금보다 악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이달부터 내년 7월까지 1년간 총 10조원 규모의 원화 금융채(은행채)를 발행하겠다고 금융당국에 신고했다.
지난 6월 말 이사회에서 연간 발행 한도를 원화 20조원 이내로 결의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조달 목적은 차환과 운영자금 확보다. 발행 일정과 금리 등 세부 사항은 은행장에게 위임했다.
하나은행이 한도를 10조원으로 정했다는 건 앞으로 1년간 최소 8조원 규모의 원화 은행채를 찍는다는 의미다. 현행법상 발행 계획을 당국에 신고하면 최대 20%까지만 감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증액 발행은 이사회 의결 한도(20조원) 내에서 추가 신고를 통해 얼마든지 가능하다.
통상 은행들은 연말에 이듬해 1월부터 12월까지 연간 채권 발행 한도를 설정해 일괄 신고한다. 하지만 하나은행은 올해 이례적으로 발행 기간을 1~7월, 8월~내년 7월 등 두 차례로 나눴다.
기존엔 타행과 동일하게 1~12월이었는데 한해를 결산하는 연말에 발행 한도가 부족한 경우가 더러 있었기 때문이다. 잔여 한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필요시 적시 발행하기 위해 이번에 변화를 줬다.
실제로 하나은행은 2023~2025년 3년 동안 매년 연간 발행 한도를 10조원으로 설정했다.
하지만 늘 9~10월이면 한도가 동나 연말에 3조원~4조5천억원을 추가해야 했다. 그렇게 매년 13조~14조5천억원어치를 찍었다. 이사회가 연간 한도를 20조원으로 넉넉히 설정해놨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올해는 분위기가 다소 달랐다. 한국은행이 연초부터 기준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하며 시장 금리가 높게 형성됐고 회사채 금리도 뛰며 발행 시장 분위기가 이전만 못 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회사채 발행 규모는 123조5천968억원으로 전년 동기(145조6천986억원) 대비 15.2% 줄었다. 금융채 발행 규모도 작년보다 7.2% 감소한 90조4천157억원에 그쳤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작년 말 연 2.953%에서 7월 말 3.959%, 신용등급 AA-급 회사채 3년물 금리는 연 3.476%에서 4.653%로 각각 상승하는 등 조달 부담이 커진 결과로 풀이된다.
이에 하나은행도 올해 1~7월 발행 한도를 당초 7조원으로 설정했으나 막판에 5조9천억원으로 감액했다. 현행법상 감액 가능 기준인 80%(5조6천억원)에 맞췄다. 하나은행이 예정했던 한도를 채우지 않고 기준을 낮춘 건 지난 2022년 이후 4년 만이다.
특히 하나은행은 한은이 하반기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한 상황에서 연간 한도를 새로 설정하는 만큼, 올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 발행 물량을 어느 정도로 가져갈 지 주목됐다. 예년보다 줄일 거란 관측이 있었지만 일단 유지로 방향을 잡았다.
전날(10일) 5천억원 발행으로 스타트를 끊은 만큼, 추후 금리 등을 고려해 나머지 발행 시점과 물량 등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막판 감액 가능성도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시장금리 급등으로 기업 전반의 회사채 발행 여건이 악화했고, 은행이라고 해서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며 "연말에 한도를 감액하는 기업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sjyoo@yna.co.kr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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