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자·선수금 등 자금 수요 대응…한화·현대차 등 모기업 지원 방어막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K-방산의 수주가 급증하면서 성장의 비용도 커지고 있다. 생산능력 확대와 현지화, 연구개발(R&D)에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만큼 재무 체력이 글로벌 경쟁력의 또 다른 시험대가 되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와 신용평가사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 LIG D&A 등 국내 지상방산 3사는 최근 수주 증가에 맞춰 생산능력과 R&D 투자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다만 대규모 수출 계약에서 유입되는 선수금과 개선된 현금창출력, 유상증자 등을 활용하면서 현재까지 재무 부담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 등 모기업의 재무적 지원 여력과 높은 대외 신인도 역시 방산업체들의 투자 확대를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서울=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루마니아 듬보비차에서 열린 K9 자주포 현지 공장 착공식에서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왼쪽 세번째)와 이리네우 다러우 루마니아 경제부 장관, 이용철 방위사업청장 등 참석자들이 시삽하고 있다. 2026.2.11 [방위사업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 한화에어로, 2028년까지 11조 투자…증자로 대응
국내 방산업계 맏형 격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의 지상방산 수주잔고는 2026년 상반기 말 기준으로 38조3천억원 수준이다. 이 중 75%가 수출 물량으로, 이집트 K9 자주포·폴란드 K9 및 다연장 로켓포 천무·호주 보병전투차량·루마니아 K9·노르웨이 천무 등이 주요 수주계약이다. 올해 4월과 5월에는 핀란드 K9과 에스토니아 천무 계약도 추가했다.
문제는 재무적 부담이다. 장기간의 개발과 대규모 투자가 요구되는 사업 특성상 재무 부담이 커지고 있다. 예컨대 설비투자(CAPEX) 규모가 2022년 3천448억원에서 2025년 1조9천941억원으로 증가했다.
2022년 이후 투자 소요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장기 투자계획에 따라 2028년까지 대규모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2025년부터 2028년까지 최대 11조원 규모를 투자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매출 증대를 위한 해외투자(6조3천억원)·신규시장 진출을 위한 연구개발(1조6천억원)·지상 방산 인프라 투자(2조3천억원)·항공우주산업 인프라 투자(9천억원) 등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글로벌 탑 플레이어로서 투자와 연구를 강화해야 한다"며 "2029년부터 2035년까지 장기적 사업 성장을 위해 지속해 투자하겠다"라고도 했다.
회사는 우선 나아진 이익창출력과 대규모 계약 선수금 등으로 자금조달 부담을 일부 완화했다. 또한 지난해 두 차례 유상증자(4조2천억원)를 통해 재무 부담을 완화하고 중장기 투자재원을 확보했다.
(서울=연합뉴스) 지난 13일 공군8146부대에서 작전요원들이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궁-II 발사대를 직립 시키고 있다. 2026.5.14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 LIG D&A, 설비투자 확대에도 사업지위 우수
LIG D&A(디펜스&에어로스페이스)는 유도무기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다. 천궁Ⅱ 등 날아오는 미사일을 요격하는 방공무기 체계가 중동 지역에서 존재감을 보인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수주잔고는 24조5천700억원으로, 이중 아랍에미리트·사우디아라비아·이라크 등으로 향하는 천궁Ⅱ가 9조8천900억원을 차지한다. 향후 이란 전쟁 등 글로벌 지정학적 위기가 커지면 LIG D&A[079550] 유도무기 수요가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이러한 흐름은 수주 증가와 더불어 재무적 부담이다. 대규모 투자금 소요는 수출사업 선수금으로 상당 부분 대응했으나, 운전자금 부담 확대로 차입 규모를 늘렸다. 총차입금은 2023년 말 2천521억원에서 2025년 9월 말 9천28억원으로 증가했다. 또한 LIG D&A는 지난해 말 3천740억원 규모의 구미 사업장 신규 시설투자를 결정하기도 했다. 2029년까지 이어지는 중장기 생산 인프라를 확보하는 차원에서다.
그럼에도 권혁민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향후 운전자본 변동성, 양산사업 확대에 따른 설비투자 등에 따라 자금 소요가 증가할 수 있으나 유도무기 분야에서 우수한 사업지위, 확대된 수주잔고와 개선된 수익창출력, 보유 부동산을 활용한 대체자금조달능력 등을 고려할 때 양호한 재무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 현대로템은 지난 26일 경남 창원특례시에 있는 창원공장에서 '중동형 K2 전차(K2ME) 출하식'을 열고 협력사와 함께 개조개발 중인 중동형 K2 전차 플랫폼 실물을 선보였다고 27일 밝혔다. 사진은 현대로템 중동형 K2 전차의 모습. 2026.3.27 [현대로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 "현대로템, 자금소요에 원활히 대처 가능"
현대로템[064350] AD&RH(Aerospace, Defence & Robot, Hydrogen) 사업부의 올해 상반기 말 수주 잔고는 9조8천197억원이다. 현대로템의 주요 방위사업은 K2전차로, 폴란드향 수출계약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현대로템은 방위사업 외에도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인 만큼 설비투자 등 자금 소요에도 이익창출력을 기반으로 우수한 재무안정성을 유지할 전망이다. 폴란드 K2전차 2차 계약과 관련해 2025년 말 약 2조1천억원의 계약부채 계상으로 부채 비율이 206.4%로 증가했으나, 1조2천억원의 순현금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2026년 초에는 폴란드 K2전차 2차 계약금으로 약 2조6천억원을 수령하며 재무안정성이 더 높아졌다.
채선영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폴란드 K2전차 대금 수취 등 대금 지급 일정에 따라 중단기적으로 운전자본 및 순차입금의 변동폭이 커질 수 있으나 매출처 대부분이 국내외 정부 또는 공공기관이기에 매출채권의 부실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로서의 자금조달 능력, 현대자동차그룹의 우수한 대외신인도 등을 기반으로 자금소요에 원활히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ytseo@yna.co.kr
서영태
ytseo@yna.co.kr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