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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BAE를 보라"…한국형 록히드마틴 나오려면

26.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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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황금주 1주 안전장치 마련 후 민영화 단행

책임경영에 규모의 경제 더하는 해법 마련해야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윤은별 기자 = 인공지능(AI)과 무인기, 우주가 결합하는 미래 방산 격전장에서 한국항공우주산업(KAI)[047810]이 변화 골든타임을 놓치면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영 조립공장의 한계를 깨고 글로벌 방산 공룡으로 도약한 영국 BAE 시스템스(BAE Systems)의 성공 사례가 주목받는다. KAI 역시 민간 자율 지배구조 전환과 과감한 인수·합병(M&A)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완성해야만 생존을 담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BAE 모델 벤치마크…R&D·M&A 한계 극복 대안으로

11일 업계에 따르면 미래 공중전의 핵심은 4.5세대 전투기 단품이 아닌 6세대 유·무인 복합체계(MUM-T)다. 록히드마틴 등 글로벌 방산기업들이 AI 및 우주 기술 스타트업을 연쇄 M&A하며 거대 생태계를 구축하는 동안, KAI는 공공 지배구조의 한계 탓에 기술 기업 합병이나 과감한 투자에 선제적으로 나서지 못한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미래 공중전 패러다임과 英 BAE 시스템스 성장 사례

[출처: 연합인포맥스, AI생성이미지]

해외 방산 선진국에서는 국영 조립공장의 약점을 극복한 선례로 영국의 BAE 시스템스를 꼽는다. 1977년 주요 항공 제작사들을 묶어 국영기업으로 출발한 브리티시 에어로스페이스(BAE)는 관료주의와 연구·개발(R&D) 지연으로 고사 위기에 몰렸다. 영국 정부는 1981년부터 1985년에 걸쳐 지분 전량을 민간에 매각하는 100% 민영화를 단행했다. 국가 안보 자산의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해 정부가 거부권을 갖는 특별주식인 '황금주(Golden Share)' 1주만 남기는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민간 이사회의 신속한 자본 집행 권한을 얻은 BAE는 1999년 77억파운드(약 14조원)를 투입해 방산 전자 대기업 마르코니(Marconi)를 합병했고, 미국 지상무기 업체 유나이티드 디펜스(United Defense)를 42억달러(약 5조5천억원)에 인수하는 등 체급을 키웠다. 이를 발판으로 진입 장벽이 높은 미국 국방부(펜타곤) 핵심 공급망을 뚫어내며 외국계 기업으로서 이례적으로 미 방산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이제는 연 매출 약 283억파운드(약 50조원) 규모의 글로벌 방산 기업으로 도약했다.

◇ 좌고우면하다 지배구조 개편 골든타임 놓칠라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는 KAI 지분율을 15.89%까지 늘린 상태다. 계열사 한화시스템[272210]이 전일 장내매수로 1.25%를 더 사들였다. 한화에어로는 지난 5월 초 지분 5% 신규 보유(5.09%)를 공시한 지 약 석 달 만에 지분을 10%포인트 이상 끌어올렸다. 보유 목적을 '경영권 영향'으로 이미 밝혔고, 15% 이상 취득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심사를 신청하는 수순이 됐다.

KAI 지분율 현황 및 지배구조 개편 단계

[출처: 연합인포맥스, AI생성이미지]

국내 전문가들은 한화 측의 공격적인 지분 매입을 계기로 KAI의 본격적인 지배구조 개편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대 주주인 한국수출입은행 지분(26.41%) 매각을 통해 책임 경영을 도입하고, AI·우주·항전 기업과의 수직계열화를 허용해 생태계를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이 2030년대 초 배치를 목표로 6세대 무기체계에 수십조 원을 쏟아붓는 만큼, KAI에 남은 골든타임은 3~5년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국가 안보 유출 우려는 '한국형 황금주' 제도를 보완책으로 제시했다. 결국 KAI 지배구조 개편은 특정 기업에 대한 특혜가 아니며, 주인 없는 준공기업을 글로벌 방산 공룡으로 탈바꿈시키는 산업 정책적 과제라고 내세웠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국내 방산 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하려면 KAI 민영화 등을 통한 대형화, 통합화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면서 "그동안 국내 방산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에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미국 항공부품업체 이닥(EDAC) 인수, LIG D&A의 미국 로봇업체 고스트로보틱스 인수 등 M&A를 통한 대형화가 주효했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시장에선 미국 록히드마틴과 경쟁해야 하는데, 국내 개별 기업이 단독으로 붙기 어렵다. '한국판 록히드마틴'이 필요한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KAI 현장 노동조합에서는 민영화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항변했다.

KAI 노조 관계자는 "민간 대기업으로 넘어갈 경우 적자 사업부 정리는 물론 특정 대기업 부품 강요 등으로 국내 방산 생태계 전반이 몰락할 위험이 크다"며 "엔진과 항전장비, 기체를 아우르는 거대 공룡의 출현은 방산 시장의 자율 경쟁을 저해하고 국가 방위산업의 뿌리를 흔들 수 있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에 수출돼 운용 중인 T-50i

[출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jhlee2@yna.co.kr

ebyun@yna.co.kr

이재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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