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윤시윤 김학성 기자 = 오는 20일 퇴임을 앞둔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최근 달러-원 환율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하향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유 부총재는 11일 한은 별관 컨퍼런스홀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는 환율을 결정하는 요인 중 펀더멘털이나 중장기적인 요인보다 일시적이고 단기적인 요인이 훨씬 크게 작용했다"며 "빠르게 내려갈 것으로 보진 않지만 방향을 말한다면 아래로 잡을 것"이라고 답했다.
유 부총재는 이어 "수급 요인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 떨어지고 한국은행도 금리를 올리면서 경상수지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며 "내외금리차도 줄어들고 있고 더 줄어들 수 있다는 기대가 형성되고 있으며 환율 시장에 대한 정부의 의지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 달러-원 환율이 1,400원대 초반까지 하락하며 연저점을 경신했으나 절대적인 수준은 여전히 높다는 판단도 이어졌다.
유 부총재는 "통화정책 측면에서 수입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하면 환율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최근 환율이 내려간 것은 금통위원들에게 '여유'를 줄 수 있지만 1,400원대도 굉장히 높은 수준이고 물가에는 상방 요인"이라고 말했다.
또 외환시장의 구조적인 변동성을 낮추기 위해서는 역외 투자자의 원화 접근성을 높여 시장의 심도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24시간 외환시장 개장과 역외원화결제시스템 구축 등을 언급하며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거래가 실물인도 방식의 선물환(DF) 시장으로 이동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봤다.
◇수급 충격 견딜 '깊은 시장' 필요…원화 국제화 강조
유 부총재는 원화의 높은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외환시장 자체의 심도를 높이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주식·채권시장에 외국인 투자가 대규모로 유입된 데다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까지 크게 늘면서 자본 이동 규모에 비해 외환시장의 깊이가 충분하지 않다는 진단이다.
그는 "우리나라 자본시장에는 외국인 자금이 굉장히 많이 들어와 있고 거주자의 해외투자도 많이 늘었다"며 "자금이 들어오고 나갈 때 외환시장의 심도가 높지 않다 보니 큰 환율 변동성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측면에서 외환시장 심도를 높이고 구조를 개선하고 국제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선 실수요뿐 아니라 다양한 성격의 투자자가 원화시장에 들어올 수 있어야 한다는 점도 유 부총재는 언급했다.
그는 "심지어 투기적인 거래자라고 하더라도 다양한 시장 참가자들이 외환시장에 참여해 편안하게 거래할 때 시장의 심도가 커진다"고 말했다.
특히 해외 투자자가 자신의 거래 시간대에 자유롭게 원화를 사고팔고 빌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동안 가장 큰 문제는 역외에서 자신들이 편한 시간에 원화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점"이라며 "영미권 시장이 열려 있을 때도 편안하게 원화를 빌리기도 하고 사고팔기도 해야 하는데 그게 안 됐다"고 설명했다.
24시간 외환시장 개장은 이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NDF에서 DF 전환, 하루아침에 안 돼…점진적 이동 기대"
유 부총재는 원화 국제화 과정에서 NDF 거래를 국내 실물인도 방식의 DF 시장으로 끌어오는 작업에 대해서는 점진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인정했다.
정부와 한은은 해외외국환업무취급기관(RFI)이 국내 외환시장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한 데 이어 24시간 외환시장 개장과 역외원화결제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해외 투자자의 원화 거래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역외원화결제시스템이 가동되면 역외에서도 원화를 결제하고 거래할 수 있어 기존 NDF에 집중된 원화 거래를 점차 국내 DF 시장으로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유 부총재는 "NDF에서 계속 거래해 온 사람에게 어느 날 갑자기 DF에서 거래하라고 한다고 금방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현재 제도를 개선했고 추가적으로 필요한 것이 있으면 얼마든지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은행과 외환당국도 외국인들이 역외에서 편안하게 원화를 거래할 수 있도록 건의사항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려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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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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