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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국내 주식 거래…수급 빨아들이는 역외 파생판

26.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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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무기한선물, 역외 시장 거래대금 '싹쓸이'

역외 파생가와 코스피 시초가 상관계수 0.98…새로운 글로벌 선행지표 부상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국내 주식시장이 문을 닫은 야간과 주말에도 역외 가상자산 플랫폼에서 한국 대표 주식들의 거래가 쉴 새 없이 벌어지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의 '무기한선물(Perpetual Futures)' 영역이 주식으로 빠르게 확장되면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국내 주식이 글로벌 유동성을 흡수하는 양상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8월 초까지 주요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11곳에 상장된 한국 개별주식 무기한선물의 누적 거래대금은 약 1천760억 달러(약 240조 원)에 달했다.

무기한선물은 만기 없이 24시간 레버리지와 양방향(롱·숏) 베팅이 가능한 파생상품이다.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 내 무기한선물 중 주식 거래대금 비중은 지난 6월 초 4~5% 수준에서 8월 초 25~30% 수준으로 단기간에 급증했다.

탈중앙화 파생상품 거래소(DEX) 1위인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 역시 주식 비중이 70% 선을 웃돈다.

한국의 대표 반도체 주식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주도하고 있다.

하이퍼리퀴드 내 글로벌 주식 무기한선물 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누적 거래대금, 최근 30일 일평균 거래대금, 미결제약정(OI) 규모 모두 1위를 싹쓸이했다. 엔비디아(NVDA)나 마이크론(MU) 등 미국 대표 기술주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SK하이닉스는 한국 주식 무기한선물 거래대금의 92%를 차지하며, 누적 거래대금은 1천610억 달러에 이른다.

삼성전자(144억 달러)와 현대차(5억3천만 달러)가 그 뒤를 잇고 있다.

한국 증시 정규장 마감 이후 발생하는 글로벌 반도체 뉴스나 미국 증시 변동을 즉각 가격에 반영하려는 글로벌 수요가 쏠린 결과다.

한국거래소(KRX) 역시 이러한 거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오는 9월 14일부터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운영되는 실시간 '애프터마켓'을 전격 도입한다.

그러나 당초 함께 추진되던 장전 프리마켓(07:00~07:50) 개설이 증권업계 IT 개발 부담과 잔량 호가 이월 등 인프라 구축 문제로 내년(2027년) 말로 연기됐다.

국내 제도권 시장이 내년 말 '24시간 원 보드(One-Board) 거래 체제'로 전면 개편되기 전까지는, KRX 애프터마켓과 대체거래소(NXT)로도 다 채우지 못하는 새벽과 주말의 유동성 공백을 역외 무기한선물이 빠르게 선점·대체하는 형국이다.

이러한 두 시장 간 밀접한 연결성은 뜻밖의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최근 대체거래소(NXT) 프리마켓 개장 직후 단 1주의 하한가 매도 물량이 체결되자, 이를 인용한 하이퍼리퀴드의 주가 오라클(Price Oracle)이 일시적으로 급락하면서 고레버리지 무기한선물 포지션이 순식간에 연쇄 청산되는 사례가 발생했다.

제도권 장 초반의 얇은 유동성이 역외 파생시장의 대규모 청산을 유발할 만큼 두 시장이 구조적으로 얽혀버린 셈이다.

반대로 역외 파생시장에서 형성된 가격은 국내 정규장의 시초가를 선행하기도 한다.

유진투자증권 분석 결과, 정규장 종료 이후 하이퍼리퀴드에서 발생한 SK하이닉스 무기한선물 가격 변동과 다음 날 코스피 시초가 갭의 상관계수(r)는 0.98로 나타났다. 35거래일 중 33거래일(94.3%)의 방향성이 일치했다. 역외 파생시장이 국내 현물시장의 새로운 수급 변수이자 선행지표로 편입된 것이다.

유진투자증권은 하이퍼리퀴드 특유의 프로토콜 구조가 이같은 시장 팽창을 앞당겼다고 진단했다.

상장 권한을 거래소가 독점하는 전통 금융과 달리, 자체 개발한 블록체인 기반의 'HIP-3' 규격만 맞추면 누구나 무기한선물 시장을 열 수 있다. 인프라와 유통망을 쪼개어 시장 생성 속도를 극대화한 구조다. 이 기능을 응용해 오픈AI(OpenAI), 스페이스X(SpaceX) 등 비상장 기업의 상장 전 기업가치까지 실시간으로 거래하는 시장도 이미 열렸다.

미국 예탁결제원(DTCC)과 나스닥 등 전통 금융 인프라까지도 글로벌 디지털 지갑과 직접 연결되는 24시간 토큰화 증권 실거래 플랫폼 구축에 착수했다.

역외에서 먼저 검증된 24시간 연속 거래와 레버리지 수요를 미국 제도권 안으로 오롯이 흡수하려는 움직임이다.

김세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토큰화 전략은 자국 자산을 글로벌 디지털 지갑에 직접 유통해 더 많은 자본을 AI 산업으로 연결하려는 행보"라며 "앞으로 금융산업 경쟁력은 단순 거래 중개를 넘어 글로벌 유동성을 연결하고 새로운 시장을 쉼 없이 생성하는 플랫폼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의도증권가

[촬영 안 철 수] 2025.10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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