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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대 부총재, 1986년 입행해 두 번째 퇴임…"정신없이 지냈다"

26.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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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1986년 한국은행에 입행해 외환·국제금융 분야의 주요 현장을 거친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가 오는 20일 임기를 마치고 한은을 떠난다.

한 차례 퇴임 후 부총재로 한은에 복귀한 그는 지난 3년을 돌아보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불안부터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비상계엄, 미국의 관세정책과 환율 급등, 중동전쟁까지 굵직한 대내외 충격이 끊이지 않았던 시기였다고 회고했다.

12일 유 부총재는 전일 한은 별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1986년에 입행했지만 군대도 3년 갔다 오고 공부하러 4년 반 정도 나가 있었고 동남아 중앙은행과 주택금융공사에서도 근무했다"며 "그래서 저는 '40년'이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고 웃으며 퇴임 소회를 전했다.

유 부총재에게 이번 퇴임은 두 번째다.

그는 지난 2021년 한은을 떠난 뒤 한국주택금융공사 부사장을 거쳐 2023년 8월 부총재로 다시 한은에 돌아왔다.

◇PF부터 엔캐리·계엄·환율까지…"세월 가는 줄 몰랐다"

두 번째 한은 생활은 금융·외환시장을 뒤흔든 대형 이벤트의 연속이었다.

유 부총재는 취임 직후인 2023년 말 태영건설 사태와 부동산 PF 문제로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금융시장이 요동쳤던 때를 가장 먼저 떠올렸다.

이어 2024년 8월에는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 변화와 맞물린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충격이 글로벌 금융시장을 강타했다.

유 부총재는 당시 상황을 회상하며 "2024년 8월 초에는 휴가도 못 갔다"고 말했다.

같은 해 12월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했고, 2025년 4월에는 미국의 이른바 '해방의 날(Liberation Day)' 관세 충격이 금융시장을 흔들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에는 달러-원 환율이 급등하면서 외환시장 안정이 다시 핵심 현안으로 떠올랐다. 올해 3월에는 이란 전쟁까지 발생하며 국제유가와 환율, 물가를 동시에 압박했다.

유 부총재는 일련의 사건들을 열거한 뒤 "정신없이 지내서 세월이 가는 줄 모르고 지냈다"고 말했다.

◇인하에서 인상으로…통화정책 기조전환 신호 역할

임기 막판에는 한은 통화정책이 인하에서 인상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과정에서 시장에 비교적 이른 신호를 전달하는 역할도 했다.

유 부총재는 지난 5월 초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출장 당시 금리 인하를 멈추고 인상을 고민할 시점이라는 취지로 발언하며 통화정책 기조 변화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제기했다.

당시만 해도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상 전환을 본격적으로 예상하지 않았던 만큼 유 부총재의 발언은 한은 내부의 정책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초기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이어 같은 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장용성 위원과 함께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냈다. 한은은 이후 7월 금통위에서 실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섰다.

퇴임을 앞둔 마지막 기자간담회에서도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유 부총재는 "특별한 충격이나 요인이 없다면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며 "추가 인상이 있을 것이고 그 시기와 속도를 데이터를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하 사이클의 종료 가능성을 비교적 일찍 꺼내던 데 이어 인상 소수의견과 실제 금리 인상을 거쳐 추가 인상 기조까지, 통화정책의 방향 전환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시장에 신호를 보낸 셈이다.

◇한은 대표 '국제통'…외환위기 대응·시장 구조개선까지

유 부총재의 한은 경력에서 빼놓기 어려운 분야는 국제금융과 외환이다.

이번 기자간담회에서도 그는 최근 원화의 높은 변동성을 단순한 환율 수준의 문제가 아니라 국내외 자본 이동 규모에 비해 외환시장의 심도가 충분하지 않은 구조적인 문제로 진단했다.

특히 24시간 외환시장 개장과 역외원화결제시스템 등 외환시장 구조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외국인이 역외에서도 편리하게 원화를 사고팔고 빌릴 수 있는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퇴임을 앞둔 마지막 기자간담회에서 통화정책뿐 아니라 외환시장 구조개선과 원화 국제화를 '향후 과제'로 제시한 것도 오랜 기간 국제금융 업무를 담당한 경험과 맞닿아 있다.

유 부총재는 자신의 후임자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후임 부총재에게 필요한 역할과 덕목에 대한 물음에 "한국은행에 저보다 훨씬 훌륭한 부총재가 올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 기자간담회

(서울=연합뉴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가 11일 서울시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8.11 [한국은행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syyoon@yna.co.kr

윤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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