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허동규 기자 = 국민의 삶의 질을 숫자로 측정하는 행복지수 처럼 최소한의 금융 서비스를 누릴 권리를 지켜주는 '금융기본권'이 가져올 삶의 변화를 수치로 측정하는 작업이 시작됐다.
신용회복위원회와 서민금융진흥원은 취약계층에 금융 기회를 넓혔을 때 나타나는 사회적 편익을 측정해 향후 금융기본권 법제화를 뒷받침할 근거로 활용할 계획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복위는 최근 채무조정과 소액금융, 금융·고용 복합지원 등의 사회적 효과를 측정할 지표 개발에 착수해 약 30개 후보 지표와 기초 산식을 담은 초안을 마련했다.
우선 신복위가 수행하는 개별 사업의 효과를 측정하는 세부 지표를 설계 중이다. 신복위는 이들 지표를 점수화한 뒤 영역별로 제시하거나 하나의 총점으로 종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기존 사업이 취약계층의 신용 회복과 경제적 재기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평가하는 데 활용하고, 향후 측정 범위를 넓혀 금융기본권의 실현 수준과 필요성을 보여주는 지수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인 산출 방식은 향후 연구 과정에서 확정될 예정이다. 채무조정 이후 연체 해소와 정상 상환, 신용점수 회복, 제도권 금융 복귀뿐 아니라 금융·고용 복합지원에 따른 취업·소득 변화와 생활 안정 등이 측정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신복위가 사회적 가치를 수치화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매년 '사회적가치 실현 보고서'에서 채무과중도·생계부담·행복감·삶의 만족도·자살생각 등 5개 지표의 변화를 측정해왔다.
다만 기존 평가는 이용자가 체감한 변화를 설문으로 파악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번에는 신용 회복과 제도권 금융 복귀, 고용·소득 개선 등 지원 이후 나타난 변화를 여러 데이터와 자료로 확인해, 취약계층의 경제적 재기와 사회적 이동에 미친 효과까지 측정하는 방향으로 평가체계를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서민금융진흥원은 금융기본권이 도입될 경우 발생할 직·간접적인 효용과 파급효과를 예측·산출하는 연구를 학계와 진행하고 있다.
서금원은 현재 학계와 연구 방향 등을 구체화하는 착수 단계에 있으며, 전일 김상봉 한성대 교수 등 전문가들과 연구 착수보고회 성격의 자리를 가졌다.
이번 연구는 서금원이 수행하는 정책서민금융 공급과 취약계층 금융지원, 자산형성 지원, 금융교육 등 다양한 사업이 금융기본권 측면에서 어떤 의미와 효과를 갖는지를 살펴보기 위한 취지다.
서금원의 주요 사업이 창출하는 사회적 가치를 수치화해 살펴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달 중 국민기초금융보장법 발의가 예고된 만큼, 이들 기관의 연구는 법안의 필요성과 기대효과를 수치로 뒷받침하기 위한 밑작업으로 해석된다. 신복위와 서금원의 분석 결과도 향후 입법 논의 과정에서 배경자료와 논거로 활용될 전망이다.
정책서민금융은 그간 공급액과 금융권 출연금과 공급액 등 비용과 직접적인 금융성과를 중심으로 평가돼왔다. 실제 서민금융안정기금 설치 법안 논의에서도 금융권의 출연 부담과 대위변제율 상승이 주요 쟁점으로 부각됐다.
금융기본권 관련 지표와 파급효과 분석이 마련되면 신용 회복과 경제활동 유지, 고용·생활 안정, 사회적 비용 절감 등 지원 이후의 중장기 편익까지 포괄해 제도의 효과를 평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관계자는 "금융기본권 지수 개발은 신복위에서 맡았고, 서금원에서는 파급 효과를 예측하는 역할을 맡았다"며 "금융기본권과 관련해 신복위와 서금원에서 하는 사업들이 어느 정도의 효과를 가지는지 살펴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아직 연구 초기 단계인 만큼 구체적인 결과가 나온 것은 아니다"라며 "측정값의 공신력을 담보하기 위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출처 : 신용회복위원회]
gepark@yna.co.kr
dghur@yna.co.kr
박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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