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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탈탈 터는' 정기검사 끝낸다…금감원 쇄신안 윤곽

26.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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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검사, 건전성 검사로만 추진키로

제재 목적의 준법성 검사는 수시검사 때만

컨설팅검사 실적 KPI 반영…대체조치도 명문화

금융감독원 표지석

[신민경 기자]

(서울=연합인포맥스) 신민경 기자 = 앞으로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금융감독원 정기검사가 건전성 검사로 한정된다. 법규 위반 여부를 살피는 준법성 검사는 수시검사를 통해서만 진행한다.

금감원의 컨설팅검사 실적은 내부 핵심성과지표(KPI)에 반영한다. 제재보다 계도에 방점을 둔 컨설팅검사의 실효성을 높이려는 취지다.

11일 연합인포맥스 취재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마련 중인 '금융감독 검사·제재 쇄신안'에는 이런 내용의 개선 방안이 담긴다. 현재 금융위는 큰 틀에서의 검토 방향을 마련한 단계로, 금융감독원과의 협의를 거쳐 세부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정기검사 땐 건전성만…금융사 부담 확 줄인다

뼈대는 정기검사를 건전성 검사로 한정해 실시하는 것이다.

그동안 금감원은 '정기검사'에서 금융회사의 건전성과 준법성을 함께 점검했다. 통상 총괄반과 법규반, 건전성반, 영업점검사반, 정보기술(IT)검사반 등을 꾸려 수년간의 경영과 영업행위 전반을 확인했다.

법규반은 위규·위법 여부를 확인하고, 건전성반은 재무 상태와 위험관리 실태 등을 점검하는 식이다. 반면 '수시검사'는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에 적은 인원을 투입해 위법행위 혐의가 있거나 제보가 들어온 특정 주제를 들여다본다는 차이가 있다.

금융위는 금감원의 정기검사를 건전성 검사로 한정하고 준법성 검사는 부문·수시검사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법규 위반 가능성이 포착됐다든가 특정 현안이 발생했을 때 수시검사에 나서게끔 하는 것이다.

이런 방안이 현실화되면 정기검사에서 적발되는 위규·위법과 제재 건수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금융회사도 수검 부담을 덜어낼 수 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현재는 정기검사가 나오면 검사반이 여러 개로 나뉘고 각 검사반 직원들도 담당 분야에서 지적 사항을 찾아야 한다는 부담을 느낀다"며 "정기검사가 건전성 중심으로 바뀌면 금융회사의 수검 부담뿐 아니라 직원들도 압박에서 벗어나 더 내실있게 검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검사에서 준법성 검사를 제외하고 경미한 위반은 별도 조치로 처리하면 금융위에 상정되는 제재 안건도 감소할 수 있다. 금융위가 중대한 제재 안건의 심의에 집중할 수 있는 효과도 볼 수 있단 취지다.

여의도 증권가

[신민경 기자]

건전성 검사는 법규 위반을 직접 적발하기보다 경영상 위험관리 수준을 살펴보는 강하다. 이로 인해 검사 중 내규 위반이 발견돼도 제재보다는 경영유의나 개선 조치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내규를 충실히 지키거나 불명확한 내규를 정비하도록 요구하는 식으로다.

다만 건전성 중심의 정기검사를 현실화하기까진 해결할 과제들이 있다. 건전성과 준법성의 경계가 모호한 영역이 있어서다.

금감원 내부에서는 감독 사각지대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기검사에서의 광범위한 준법 점검을 좁은 범위의 수시검사로 대체할 경우 정해진 주제 이외의 위법행위는 발견하기 어려울 수 있단 것이다.

검사역 경험이 있는 금감원 한 직원은 "같은 금융회사를 주제별로 매번 검사할 수는 없다"며 "검사가 대형사에 집중되면 지방 소재 금융회사 등은 점검 대상에서 빠질 수 있다. 자칫 검사 효율성을 떨어트릴 수 있는 대책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컨설팅검사 KPI 반영…대체조치 법적 근거 마련

금감원의 임직원 평가 체계도 개선한다. 컨설팅검사 실적을 직원 KPI에 반영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컨설팅검사는 일반적으로 제재 목적이 아니다. 제도 개선에 초점을 두고 진행된다. 금융회사가 보다 주도적·자율적으로 투자자(소비자) 보호 체계를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성격이다.

컨설팅검사 확대는 정부가 금감원에 요구한 혁신 과제 중 하나였다. 올해 1월 재정경제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을 조건부로 유보하면서, 사후 제재보다 사전 예방을 유도하는 컨설팅검사를 확대하라고 주문했다.

금융위는 금감원이 제재와 처벌 중심의 검사에서 벗어나 금융회사의 개선을 유도하는 컨설팅검사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관련 실적을 내부 KPI에 반영하도록 할 방침이다. 그간 컨설팅 검사는 성과를 계량하기 어려운 데다 조직 안팎의 파급력·영향력이 크지 않아 직원(검사역)들로서도 적극적으로 나설 유인이 작았다.

컨설팅검사 과정에서 위법·제재 대상이 발견됐을 때 활용할 수 있는 대체조치도 명문화한다. 현행 규정상 제재해야 하는 사안을 검사역이 계도 조치로 갈음하려면 법적 근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현장 조치와 계획서 제출 요구, 확약서 등을 대체수단으로 검토하고 있다. 경영개선권고와 개선요구 등도 사안에 따라 단계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한다.

아울러 금감원의 검사 절차도 개선한다.

사전통지를 생략할 수 있는 사유를 제한하는 방식을 통해서다. 금감원이 긴급검사를 이유로 사전통지 없이 불시에 검사에 착수하는 사례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과징금 산정 기준 공개토록…기관제재보단 금전제재

해묵은 금융기관 검사·제재 관련 규정도 정비한다.

과징금은 금융회사의 규모와 재무 수준, 업무 범위 등을 감안해 가중·감경 기준을 세분화한다.

현행 금융기관 검사·제재 규정 시행세칙에도 양정 원칙은 있지만, 실제 과징금을 산정하는 세부 기준과 산식은 금감원 내부 지침으로 운영되고 있다. 금융위는 이런 세부 기준까지 최소 세칙 이상의 규정에 담아 외부에 공개하도록 할 예정이다. 금융회사가 관련 규정을 토대로 과징금 규모를 가늠할 수 있도록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기관제재보다 금전제재의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도 추진한다. 기관제재는 금융회사의 향후 사업과 인허가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제재의 실효성은 확보하되 부수적인 타격을 줄일 수 있도록 금전제재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금융위원회 내부 복도

[신민경 기자]

◇금융위 안건소위에 민간전문가…금감원 위탁제재 재심도 거론

다만 금융위는 제재 권한 배분 등 금감원과의 첨예한 쟁점을 두고선 정공법보단 절충안을 택했다.

금융위와 금감원의 권한을 재조정하는 대신, 금융위 단계의 심의를 강화하고 금감원에서 종결되는 제재에 재심 절차를 두는 방안으로다.

금융위는 금감원 제재심을 견제하기 위해 중대 사안에 한해 금융위 안건검토소위원회(안건소위)에 민간 외부 전문가를 참여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당초 금융위 내 별도의 심의기구 신설을 추진하던 것에서 한발 물러난 결정이다.

금감원에 위탁된 제재를 금융위가 다시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금감원장의 제재 종결권에 금융위의 견제 장치를 두는 셈이다.

위탁제재란 금융위가 제재 권한을 금감원장에게 맡긴 사안이다. 금감원장이 제재를 확정한 뒤 금융위에 사후 보고하는 방식으로 절차가 끝난다.

문제는 은행과 자본시장 등 업권별 법률에 따라 금감원장이 최종 결정할 수 있는 기관·신분 제재 수위가 다르단 점이다. 자본시장법 등에선 금감원장이 경미한 제재에 대해서만 최종 권한을 갖는다. 반면 은행법과 보험업법 등에선 다르다. 임원에 대한 중징계인 문책경고와 직원에 대한 최고 수위 제재인 면직도 금감원장 선에서 결정할 수 있다.

이에 당사자(금융사·임직원)가 이의를 제기하면 금융위가 한 차례 더 심의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거론되고 있다.

금융투자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쇄신안은 검사·제재 절차를 내실화하고 금융회사의 수검부담을 대폭 줄이는 데 무게를 뒀다"며 "사후 적발과 제재식 검사를 바꾸고 경영 개선을 유도하는 취지인 만큼 금융회사로선 반길 일"이라고 말했다.

반면 금감원 내부에서는 이번 쇄신안을 두고 '전임 원장 시절의 검사방식과 선을 긋기 위한' 조치로 보는 시각도 있다.

금감원 한 관계자는 "전임 이복현 금감원장 당시 지적을 받았던 일명 '저승사자식 검사'의 힘을 빼는 성격이 강해 보인다"며 "검사 관행을 바꾼다는 명분은 이해되지만 오히려 검사 실효성이 떨어질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한 차례 더 '랩업'(최종) 회의를 더 거친 뒤 다음 달 중 재정경제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에 최종 쇄신안을 보고할 예정이다.

mkshin@yna.co.kr

신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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