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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도 바이브 코딩 배웠다…AI 기업 거듭나는 현대차

26.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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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경영진이 바이브 코딩해야 AI 이해한다"

AI로 車 충돌 연구하고 공정 효율화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은별 기자 = "정의선 현대차[005380]그룹 회장이 AI(인공지능)와 관련해 지속해 강조하는 것이 '탑 레벨' 리더들의 일하는 방식에 기술 수용성이 높아지지 않으면 조직 전체 변화를 이끌기 힘들다는 것이다."

진은숙 현대차·기아[000270] ICT담당 사장은 12일 개최된 '현대차그룹 AX(AI 전환) 성과 발표회'와 바이브 코딩 실습 세션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룹의 AX 전략 강화에 대한 정 회장의 의지가 돋보이는 대목이었다.

[출처: 현대차그룹]

◇ '경영진이 직접 이해하는 AI' 강조한 정의선

이날 공개된 바이브 코딩 실습 세션은 정의선 회장을 비롯한 현대차그룹 경영진이 직접 들은 교육과 동일하게 진행됐다. 생성형 AI '클로드'를 통해 간단한 게임부터 업무 보고서, 자동차 산업 전광판을 만드는 실습이 포함됐다, 생성형 AI 사용에 따른 장단점과 현실적 한계, 비용, 실무 애로사항 등에 대해서도 다뤄졌다.

이는 C레벨 경영진도 직접 기술을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는 정 회장의 의지에 따라 현대차그룹 전 경영진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진 사장은 "정 회장이 코딩 교육을 직접 받고 싶다고 해서 처음에는 '회장이 코딩까지 안 해도 된다. 다른 사람들이 열심히 하면 된다'고 말했다"면서 "그런데 (정 회장이) 전화해서 '그래도 바이브 코딩을 경영진이 해야 AI를 이해할 수 있지 않겠냐'고 했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정 회장이 교육 후 가장 인상 깊어 했던 점은 AI가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 가능성과 한계를 가르는 것이었다고도 말했다. 또한 경영진 모두가 AI를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는 후문이다.

현대차그룹은 AI를 조직 전반에 확산하기 위해 경영진부터 직접 체험하고 이해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경영진이 직접 AI 도구를 사용할 수 있도록 교육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실습 세션을 이끈 류석문 현대오토에버[307950] 대표는 전통 제조 기업 경영진이 겪는 AI 전환의 고충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대형언어모델(LLM) 비용으로 월 수십억 원을 쓰고 있다. 효율화가 들어가지 않으면 이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고 말했다.

이어 "영업이익이 박한 제조업에서는 효율화가 중요하다. 현대차그룹도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비용을 효율화하는 작업을 같이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류석문 현대오토에버 대표

[촬영: 윤은별 기자]

◇ 7년차 디지털 전환…한 플랫폼으로 데이터 모아 AI에 활용

이날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9년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해 온 전사 디지털 전환(DX)과 AI 전환 과정과 향후 계획을 공개했다.

현대차그룹은 먼저 조직마다 흩어져 있는 정보와 데이터를 한 데 모으고 AI에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통합 플랫폼을 도입해왔다. 지난 2022년부터 지라, 두레이, 컨플루언서 등을 순차 도입했다.

클라우드 기반 협업 플랫폼 '마이크로소프트 365'도 도입했다. 특히 국가 핵심기술에 대한 보안 규정으로 외부의 협업 도구를 사용할 수 없었던 자율주행, 수소 등의 연구개발 조직도 산업통상부의 가이드라인 제정을 통해 동일한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사내 생성형 AI 플랫폼인 '에이치 챗 프로'도 전사적으로 도입했다. 이는 임직원이 챗지피티, 제미나이, 클로드 등 다양한 외부 생성형 AI 모델을 선택해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현대차그룹의 전용 AI 플랫폼이다.

에이치 챗 프로는 지난달 기준 3만명이 넘는 사용자 수를 기록했다. 이는 현대차·기아 임직원 중 일반·연구직의 약 80%에 해당한다.

◇ AI로 공정 오류 대응해 연 52억원 절감

이와 함께 현대차그룹은 각 조직에서 AX를 실행한 다양한 업무 혁신 사례를 공유했다.

먼저 연구 조직이 사용하는 '충돌 안전 AI 어시스턴트'의 경우, 과거 충돌 시험 결과와 시험 이미지, 해석 자료 등 분산돼 있던 연구 정보를 통합 검색하고, 유사 사례를 빠르게 찾아 비교·분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AI 기반 연구개발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엔지니어들은 관련 사례 탐색과 분석 자료 검토에 드는 시간을 약 90% 단축했다.

'AI 자동화 인식 서비스'는 차량 식별번호(VIN)를 기반으로 생산 공정에 투입되는 차량과 시스템상에 등록된 차량 정보를 실시간으로 대조·검증하는 비전 AI 기반 솔루션이다.

이를 통해 작업 오류를 조기에 발견하고 대응할 수 있게 됐으며, 국내와 전 세계 현대차·기아 공장 기준 연간 52억4천만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밖에 생산 라인에 부품을 공급하는 대차 공정에서 발생하는 복잡한 이동 경로를 AI가 자동으로 최적화하는 솔루션, 정비사들의 문제 대응을 돕는 AI 채팅 서비스 등을 현업에서 활용 중이다.

[촬영: 윤은별 기자]

◇ "젠슨 황과 사내 AI 에이전트 이슈 등 고충 나눠"

한편 현대차그룹은 이날 기술과 시장의 변화에 따라 AX 전략을 유동적으로 꾸리고 있다고 밝혔다. 상황에 따라 자율주행 등의 업스트림뿐만 아니라 백오피스 운영에 해당하는 다운스트림에서의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했다.

진 사장은 "다운스트림에서 파운데이션 모델을 자체 개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금은 판단했지만, 모델이 경량화되면서 파인 튜닝한 모델을 자체 개발할 필요가 있으면 언제든지 개발할 수 있다"면서 "이런 식으로 방향성을 계속 전환해 나아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얼마 전 만난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와 조직 내 AX에 대한 고충을 공유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비개발자도 바이브 코딩으로 프로그래밍에 나서고 있는데, 이에 따른 위험 관리가 공통의 화두였다고 말했다.

진 사장은 "사내 비개발자가 만든 AI 에이전트가 갑자기 5천쪽의 문서를 삭제한 적이 있다. 이를 2박 3일에 걸쳐 복구했다"면서 "황 CEO에 이런 사례를 얘기하면서 내부 직원, 특히 AI 에이전트를 어떻게 통제하고 있냐고 물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젠슨 황 CEO와 매디슨 황 수석 이사의 대답은 '우리도 혼돈(chaos)'이었다"면서 "일단 확인되지 않은 AI 에이전트를 폐쇄망에 가둬놓고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AI를 통해 시도하고 있는 주요 프로젝트 중 하나가 차량 개발 기간 단축이라는 언급도 나왔다. 진 사장은 "저희 차량 개발 기간이 중국 차에 비해 긴 편"이라면서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AI가 어떻게 할지 이런 것을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ebyun@yna.co.kr

윤은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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