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국내 떠난 가상자산 자금 700조원…해외 주식 무기한선물·예측시장으로

26.08.12.
읽는시간 0

작년에만 168조원 유출…해외 거래소 수수료로 5조원 빠져나가

타이거리서치 "수요 없는 게 아니라 받아낼 시장이 없는 것"

국내 거래소에서 해외로 유출된 가상자산 자금 규모

[출처: 타이거리서치]

(서울=연합인포맥스) 전병훈 기자 = 2021년 이후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해외로 빠져나간 자금이 약 700조원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내에서 허용되지 않는 국내 주식 파생상품과 예측시장 거래 수요가 해외 거래소와 온체인 서비스로 옮겨간 결과다.

12일 웹3 리서치 기업 타이거리서치가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와 함께 국내 투자자로 추정되는 지갑 약 12만개를 추적한 결과, 2021년부터 2026년까지 국내 거래소에서 해외로 유출된 가상자산 규모는 약 700조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한 해에만 약 168조원이 빠져나갔고, 올해 유출 규모도 약 77조원에 달할 것으로 타이거리서치는 내다봤다.

해외로 옮겨간 자금은 단순히 해외 거래소에만 머물지 않았다. 체이널리시스의 자금 추적 도구 '리액터(Reactor)'로 국내 투자자 추정 지갑의 자금 흐름을 추적한 결과, 해외로 이동한 자금이 개인 지갑을 거쳐 탈중앙화거래소(DEX)와 예측시장으로 흘러드는 흐름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타이거리서치에 따르면 2024년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국내 투자자 추정 지갑이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와 라이터(Lighter) 등 DEX 3곳에 입금한 금액은 누적 2조4천억원에 달했다.

유입된 자금은 레버리지 거래를 통해 더 큰 거래 규모로 이어졌다.

지난 7월 한 달간 하이퍼리퀴드에서 거래한 국내 추정 지갑 약 1천200개의 명목 거래대금은 7조4천억원에 달했다. 하이퍼리퀴드가 국내 주식의 수익률을 추종하는 무기한선물을 상장하면서 정규 거래시간 외에도 높은 레버리지로 국내 주식을 거래하려는 수요가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올해 1~7월 국내 추정 지갑의 상위 거래 종목에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원유 기반 무기한선물이 다수 포함됐다. 한 지갑은 지난 7월 약 10억원을 증거금으로 SK하이닉스 기반 무기한선물에 10배 레버리지 숏 포지션을 구축하기도 했다.

자금 이탈 속도도 빨라지고 있는 상황이다. 타이거리서치가 해외 거래소 순유출액을 업비트·빗썸·코인원 등 국내 3대 거래소 현물 거래대금으로 나눈 '순유출 강도'는 상승 흐름을 보였다. 국내 거래가 위축되는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는 의미다.

이 과정에서 국내 투자자가 해외 거래소에 지급한 거래 수수료는 작년 약 5조원, 올해 상반기에만 약 1조4천억원으로 추정됐다.

예측시장으로 향한 자금도 상당했다.

2024년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폴리마켓을 이용한 국내 추정 지갑은 약 3천700개, 누적 거래대금은 약 6천36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한국 관련 상품 거래대금이 약 896억원이었으며, 탄핵과 대통령 선거가 이어진 2025년 3~6월에는 한국 관련 상품이 전체 거래대금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다만 타이거리서치는 해외로 나간 거래의 일부만 국내로 돌려도 상당한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봤다. 작년 해외 거래 수수료 5조원을 기준으로 이 중 10%가 국내 사업자를 통해 발생하면 약 5천억원, 50%면 약 2조5천억원의 매출로 이어진다는 계산이다. 국내 투자 수요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이를 받아낼 시장이 없었던 만큼, 국내에서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지면 자금 흐름도 달라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조윤성 타이거리서치 선임연구원은 "지금의 자금 유출은 국내에 수요가 부족하다는 뜻이 아니라 아직 국내에서 충족하지 못한 시장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국내에서 만들어진 수요가 해외 기업의 매출과 경쟁력으로만 이어지는 구조를 바꿔야 할 때"라고 말했다.

bhjeon@yna.co.kr

전병훈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와 KB Think 글자가 함께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입니다. KB라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