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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회사채] 9월부터 만기 몰렸는데…'해빙' 조짐 없는 회사채 시장

26.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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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발행 1년 새 16조 반전…발행액 72.9%는 빚 갚는데 써

장단기 금리차에 은행 대출로…"9월에도 여건 안 바뀐다"

여의도증권가

[촬영 안 철 수] 2025.10

(서울=연합인포맥스) 전병훈 기자 = 다음 달부터 연중 최대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지만 발행시장 위축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속되고 있다.

높아진 금리 레벨과 위축된 투자심리가 이어지는 한 계절적 비수기인 8월이 지나도 발행 재개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13일 연합인포맥스 발행만기통계(화면번호 4236)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발행된 공모 일반 회사채는 총 50조2천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약 59조5천억원)보다 15.6% 감소한 규모다.

같은 기간 만기 물량은 53조9천억원으로 발행액을 웃돌았다. 발행에서 만기 상환을 뺀 순발행 기준으로는 지난해 1~7월 13조원 순발행에서 올해 3조7천억원 '순상환'으로 돌아섰다. 1년 새 순발행 규모가 16조7천억원가량 뒤집힌 셈이다.

그나마 발행된 물량도 대부분 빚을 갚는 데 쓰였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4일 발표한 상반기 기업 직접금융 조달실적을 살펴보면 올해 상반기 발행된 일반 회사채 가운데 72.9%가 채무 상환 목적이었다. 기업들이 채권을 새로 찍어 투자에 나서기보다 만기 대응에 집중하고 있다는 의미다.

기업들이 회사채 시장을 외면하는 배경으로는 높아진 금리 레벨과 은행 대출 대비 벌어진 조달 비용 격차가 꼽힌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최근 파악되는 수요예측 계획이나 일정을 보면 회사채 발행이 9월에도 크게 늘어나는 분위기가 아니다"라며 "장단기 금리차가 확대되고 은행 대출금리도 회사채 대비 상당히 낮은 수준이어서, 9월로 접어든다고 그간의 여건이 바뀔 만한 정황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발행 위축은 신용등급이 낮을수록 가팔랐다. 올해 1~7월 AAA등급 발행은 14조1천억원으로 오히려 전년 대비 16.7% 늘어났다. 반면, A급은 37.8% 줄었고 BBB+등급은 54.9% 급감했다.

김상만 하나증권 수석연구위원은 "A급 이하는 상반기에도 우량 등급 대비 발행 감소 폭이 더 컸는데, 6월 중앙그룹 사태가 터지면서 소외가 더 심해졌다"며 "특히 하이일드는 연말까지 지켜보자는 관망 심리가 팽배해 등급별 차별화는 계속 심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만기 부담이 다음 달부터 본격화한다는 점이다.

9월부터 연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공모 일반 회사채는 16조2천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6.6%가량 많다. 이 가운데 12조3천억원이 9~10월 두 달에 몰려 있다.

부담이 큰 쪽은 비우량 구간이다. 올해 A등급 만기물은 전년보다 44.4% 늘어난 반면 AAA등급은 오히려 줄었다. 발행이 가장 크게 위축된 구간에서 갚아야 할 물량만 불어난 것이다.

이에 차환을 미루기 어려운 비우량 발행사들이 하나둘 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이랜드월드(BBB)는 이달 중 200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삼양패키징(A-)도 약 2년 만에 공모 회사채 시장을 찾아 600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에 나선다.

다만 이 같은 시도가 시장 회복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또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만기가 워낙 많이 돌아오다 보니 발행사들이 조금씩 시도는 하겠지만, 좋은 결과를 크게 기대한다기보다 주관사만 확보되면 해보자는 차원에 가깝다"고 전했다.

우량물조차 수요가 아니라 공급이 문제라는 진단도 내놨다. 그는 "우량물은 나오면 물량을 소화하는 데 큰 무리가 없는데 정작 회사들이 자발적으로 나오지 않고 있다는 게 더 문제"라며 "이런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물량 차원의 발행시장 위축은 당분간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결국 기준금리 인상으로 장단기 금리차가 좁혀지기 전까지는 시장 정상화가 쉽지 않다는 전망이다. 김 위원은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상되면 여건이 조금씩 나아지겠지만, 현 금리차 수준에서는 의미 있는 변화까지 시간이 꽤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bhjeon@yna.co.kr

전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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