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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숙의 시선] 한화 관계자 없나요?

26.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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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혹시 한화에서 오신 분 있으세요? 안 왔어요?"

지난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미래성장동력 7대 SEED 보고회'.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자들을 둘러보며 물었다.

이날 정부는 소형모듈러원자로(SMR)과 핵융합, 재생에너지, 양자, 우주항공, 첨단바이오, 첨단 공급망을 향후 10~20년 뒤 대한민국을 이끌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보고가 이어지는 동안 이 대통령이 관련 기업을 찾는 장면이 몇 차례 눈에 띄었다.

정부가 대통령에게 미래전략을 보고하는 자리였던 만큼 기업인이 주인공이어야 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보고가 진행될수록 산업 현장의 목소리가 좀 더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특히 이번 보고회는 대통령에게 정책을 보고하는 동시에 생중계를 통해 국민에게도 공개됐다. 관련 기업 전문가들이 함께했다면 왜 이 기술이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인지, 우리 기업의 경쟁력이 어디까지 와 있는지를 보다 생생하게 보여줄 수 있었을 터였다. 7대 미래 성장동력을 왜 지금 국가 차원에서 키워야 하는지 국민을 설득하는 자리로서도 아쉬움이 남았다. 특히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처럼 국민에게 아직 생소한 기술일수록 관련 기업의 설명이 더해졌다면, 그 필요성과 산업적 의미를 훨씬 설득력 있게 전달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 첨단기술모형 관람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미래성장동력 '7대 SEED' 보고회에 앞서 양자컴퓨터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2026.8.12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superdoo82@yna.co.kr

이 대통령의 질문에서도 이런 대목이 여러 차례 드러났다.

태양전지 분야의 페로브스카이트 탠덤 셀에 대한 설명을 듣던 이 대통령은 "정부가 뭘 해주면 됩니까. 규제 문제이냐, 장소 문제이냐"고 물었다.

한 연구원 관계자는 중국은 이미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실증을 빠르게 진행하고 있지만 우리는 실증에 필요한 공간과 시설, 기회가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다른 연구원 관계자는 한화큐셀이 2028년까지 페로브스카이트 탠덤 셀을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이 민간의 의견을 물었다. 실제 상용화를 추진하는 한화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현장에는 답할 사람이 없었다.

비슷한 장면은 곧이어 양자 분야에서도 반복됐다.

기술 수준과 사업화 가능성에 대한 설명을 듣던 이 대통령은 "양자 관련돼서 민간기업에서 오신 분들 계신가요?"라고 물었다. 그러나 이때도 민간 기업 관계자는 보이지 않았다.

짧은 장면들이었지만 이날 보고회의 성격을 생각하면 오히려 곱씹어볼 대목이다.

미래성장동력 7대 SEED 보고회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12일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미래성장동력 '7대 SEED' 보고회가 진행되고 있다. 2026.8.12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superdoo82@yna.co.kr

대통령에게 정부 정책을 보고하는 자리인 만큼 관계부처와 연구기관이 중심이 되는 것은 자연스럽다. 하지만 정부가 이날 제시한 7대 SEED는 연구개발 과제에 머물러서는 성공할 수 없는 분야들이다.

SMR은 정부 스스로 민관 공동 출자 방식의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한 사업화를 제시했다. 양자 역시 기업 주도로 풀스택 양자컴퓨터를 개발하고 반도체 대기업 중심으로 'K-퀀텀 파운드리'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재생에너지와 우주, 첨단바이오 역시 결국 기업이 기술을 상용화하고 대규모 투자에 나서야 하나의 산업이 된다.

그런 만큼 정부의 청사진과 함께 이를 실제 사업으로 만들어야 할 기업의 고민도 들을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정부가 무엇을 지원해야 하는지, 규제가 문제인지, 실증 공간이 부족한지, 정부가 제시한 상용화 시점이 실제 기업들이 보는 시간표와 일치하는지에 대해서는 현장의 기업들이 가장 정확하게 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날 대통령이 던진 질문도 결국 그 답을 찾기 위한 것이었을 거다.

7대 SEED의 'SEED'는 말 그대로 씨앗이다. 정부는 씨앗을 고르고 연구개발 예산을 투입하며 규제를 풀어줄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제품으로 만들고 공장을 짓고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는 것은 결국 기업의 몫이다.

"한화에서 오신 분 있으세요?"

그날 돌아오지 않은 답변이 아쉬웠던 이유다. (산업부 부장)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ysyoon@yna.co.kr

윤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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