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기준 적용 시 레버리지·인버스 '무더기 적발'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오는 19일부터 상장지수펀드(ETF)의 괴리율 관리 기준이 대폭 강화되는 가운데, 자산운용업계가 일단 한숨을 돌렸다.
유동성공급자(LP)인 증권사에 대한 제재는 시행되지만, 운용사에 대한 징계는 세부 기준 마련을 이유로 유예됐기 때문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오는 19일부터 ETF·ETN의 종가 기준 괴리율 관리 의무를 현행 국내 3%·해외 6%에서 각각 2%·5%로 조인다. 당국은 이번 규제 강화를 위해 임시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와 임시 금융위까지 연달아 개최하며 규정 개정을 신속하게 처리했다.
이에 따라 고의나 중과실로 괴리율 의무를 위반한 증권사(LP)는 신규 유동성 공급 업무가 제한되는 페널티를 받게 된다.
다만 앞서 언급됐던 운용사의 신규 ETF 상장 제한은 이번 조치에 포함되지 않았다. 금융당국은 운용사의 상품이 적정 괴리율을 위반한 경우 신규 상장을 제한해 적극적인 LP 관리 유인을 부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방침을 두고 시장 안팎에서는 당국의 정책 방향이 상충한다는 지적이 지속돼왔다. 앞서 금융당국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등에 자금이 몰리며 장 마감 부근에 시장 충격이 발생하자, 이를 완화하기 위해 운용사들에게 '장중 분산 매매(리밸런싱)'를 적극 유도한 바 있다.
그러나 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산출되는 구조상, 장중에 매매를 분산할 경우 필연적으로 추적오차와 괴리율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 문제다.
극심했던 시장 변동성도 괴리율 관리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시장이 요동칠 때 리밸런싱을 분산해서 시행하면서, 종가 무렵 촘촘한 호가 밴드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연합인포맥스가 지난 7~8월 시장 데이터에 당국의 새 투자유의종목 지정 요건(의무 범위의 2배 초과)을 대입해 본 결과, 업계의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
국내 상품 중 괴리율이 4%(2%의 2배)를 초과해 1차 제재인 '적출 및 지정예고' 대상이 된 사례는 23개 상품, 총 25건에 달했다.
특히 증시 변동성이 극에 달했던 지난달 31일 하루에만 21개 종목이 한꺼번에 지정예고 문턱을 넘었다.
단일종목 기반인 'SOL SK하이닉스선물단일종목인버스2X'(-9.56%), 'PLUS 삼성전자선물단일종목인버스2X'(-7.23%)를 비롯해 'TIGER 200선물인버스2X'(-8.38%), 'TIGER 200IT레버리지'(+7.69%) 등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의 괴리율 폭이 컸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운용사가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증권사(LP)에 호가 제출을 요청하더라도, 변동성이 극심한 장세에서는 LP조차 물리적으로 호가를 대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한다"며 "운용사가 직접 통제할 수 없는 괴리율 문제를 이유로 신규 상장까지 제한하는 것은 지나친 처사"라고 토로했다.
이처럼 시장의 현실적 한계가 부각되면서, 금융당국도 운용사 제재는 한발 물러선 모양새다. 당초 당국은 적정 괴리율을 위반한 ETF 운용사에 대해 신규 상장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이번 19일 시행안에서는 제외됐다.
금융위원회는 '적정 괴리율'의 세부 기준을 두고 고심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적정 괴리율 수준을 어느 정도로 설정할지 세부 기준을 검토하느라 시간이 다소 소요되고 있다"며 "우선 증권사(LP) 부문부터 제도를 시행하고, 운용사 제재 관련 방안은 추후 구체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선영 제작] 일러스트
kslee2@yna.co.kr
이규선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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