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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태양광에 '가격 하한선'…국내 업체 영향은

26.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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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넘어 가격까지 규제…美 현지생산 기업 유리

한화 수직계열화·OCI 비중국 폴리실리콘 경쟁력 부각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미국이 태양광 제품에 사실상 '가격 하한선'을 설정하면서 중국의 저가 공세에 시달려온 글로벌 태양광 산업이 전환점을 맞을지 주목된다.

단순히 관세를 높이는 데서 나아가 일정 가격 이하의 판매 자체를 어렵게 만든 데다 미국 현지 생산에는 혜택을 주면서다.

증권가에서는 가격 경쟁력보다 생산 거점과 공급망이 중요해지는 방향으로 산업의 경쟁 구도가 바뀔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에서는 미국 내 수직계열화를 구축한 한화솔루션과 비(非)중국산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OCI홀딩스가 대표적인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미국 폴리실리콘 232조 관세 민관합동 대책회의

(서울=연합뉴스) 박정성 산업통상부 통상차관보가 1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대회의실에서 열린 '미국 폴리실리콘 232조 관세 관련 합동 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6.8.11 [산업통상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 관세 넘어 '가격' 규제…中 저가공세 차단

13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6일(현지시간)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폴리실리콘과 파생제품에 최저수입가격(MIP)을 도입하는 포고문에 서명했다.

오는 12월 4일부터 폴리실리콘은 ㎏당 21달러, 잉곳·웨이퍼는 100달러, 태양광 셀은 와트(W)당 0.22달러, 모듈은 W당 0.38달러의 최저수입가격이 적용된다. 폴리실리콘을 제외한 잉곳·웨이퍼와 셀·모듈에는 15%의 관세도 적용된다.

핵심은 관세율보다 최저수입가격(MIP)다.

미국 내 최초 독립거래 가격이 MIP 이상이라는 점을 입증해야 하고, 수입 신고가격이 MIP보다 낮으면 차액만큼 관세가 부과된다. 관련 서류를 제출하지 못하면 최저수입가격 상당액을 관세로 내야 한다. 저가 제품이 관세를 감수하고 시장에 들어오는 것까지 막겠다는 취지다.

한국무역협회는 이번 조치가 중국계 저가 제품의 제3국 우회 유입을 억제하는 동시에 모듈 조립에 집중됐던 미국의 태양광 생산기반을 셀과 웨이퍼 등 상류 단계로 확대하려는 것으로 평가했다.

중국은 2024년 기준 세계 폴리실리콘 생산능력의 93.2%, 태양광 셀의 90.1%, 모듈의 86.4%를 차지한다. 동남아 등에 진출한 중국계 생산시설까지 고려하면 영향력은 더욱 크다.

하나증권은 특히 MIP 기준 가격이 현재 가격보다 3~4배 높은 수준이고 신규 수입품뿐 아니라 기존 재고에도 적용된다는 점에서 "예상보다 강력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행정부 폴리실리콘 관련 포고문 주요 내용

[출처: 한국무역협회]

◇ 원가 경쟁서 '어디서 만드느냐'로…한화·OCI 주목

이번 조치로 미국 태양광 시장에서는 가격 상승과 함께 현지 생산업체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키움증권은 특히 면제 조항이 적용되기 어려운 모듈의 경우 미국 시장 가격이 MIP인 와트(W)당 0.38달러에 수렴하거나 이를 웃돌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세액공제 요건을 충족하는 미국산 모듈이 같은 조건의 수입산보다 가격 측면에서 유리해져 저가 수입 모듈의 경쟁력이 크게 약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화솔루션이 대표적인 수혜 기업으로 거론되는 이유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한화큐셀은 미국 조지아주 카터스빌에 잉곳·웨이퍼·셀 3.3GW, 돌턴을 포함해 조지아주에 총 8.6GW의 모듈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잉곳부터 모듈까지 미국에서 생산할 수 있어 수입 파생제품에 대한 관세 부담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다.

유진투자증권은 중국산 저가 제품의 미국 진입이 어려워지면서 한화큐셀이 경쟁사의 저가 공세 약화와 미국 내 판가 및 가동률 개선이라는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했다.

OCI홀딩스에는 비중국산 폴리실리콘의 희소성이 강점이다.

OCI홀딩스의 말레이시아 자회사 OCI TerraSus(테라서스)가 생산하는 폴리실리콘에는 15% 관세 없이 ㎏당 21달러의 MIP만 적용된다. 중국산 폴리실리콘 가격이 ㎏당 4달러 수준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미국이 가격 하한선을 설정하면서 비중국산 제품의 가격 프리미엄이 확대될 여지가 생겼다.

키움증권은 OCI홀딩스의 폴리실리콘 평균판매가격(ASP)이 10~15% 상승할 경우 약 1천억원의 영업이익 증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한화솔루션 역시 미국 모듈 가격이 W당 0.38달러로 수렴하면 현재보다 20~30%가량 판가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래에셋증권도 미국내 생산 능력이 사실상 전무한 웨이퍼·셀 구간의 가격 상승 여력이 상대적으로 크다며 OCI홀딩스는 이미 확정된 물량의 판가 상승으로, 한화솔루션은 최종 제품인 모듈 가격 상승을 이유로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미국 텍사스 페코스 카운티 태양광 발전소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 美 투자하면 관세 면제…공급망 현지화 가속

이번 조치에는 미국 내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장치도 포함됐다.

미국 내 폴리실리콘과 잉곳·웨이퍼·셀 생산시설을 신·증설하거나 개보수하는 기업은 상무부 승인을 받고 2029년 1월 20일까지 착공하면 투자 규모에 상응하는 일정 물량의 생산장비와 대상 제품에 대해 관세를 면제받을 수 있다. 다만 모듈 조립시설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메리츠증권은 이에 따라 태양광 기업의 핵심 경쟁력이 과거 제조원가에서 생산·운영 거점과 전력 연계 사업모델로 이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MIP와 온쇼어링 정책에 더해 중국 정부의 공급과잉 억제 정책까지 맞물리면서 극단적인 가격 경쟁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MIP의 실제 적용 범위는 변수다. 포고문에는 미국에서 최종 제품을 생산하는 데 사용되는 일부 수입 원재료 등에 예외를 인정할 수 있는 조항이 담겼다.

키움증권은 면제가 광범위하게 허용되면 폴리실리콘과 웨이퍼의 가격 상승 효과가 예상보다 작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미국 정부가 예외 조항을 얼마나 엄격하게 적용하느냐가 이번 조치의 실효성과 국내 업체의 실제 수혜 규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조재원 키움증권의 연구원은 "미국 시장 내 제품 가격 상승과 동시에 중국산 저가 제품 수입이 더욱 어려워짐에 따라, 미국에 사업 기반을 둔 국내 태양광 업체들에게 반사 수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ysyoon@yna.co.kr

윤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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