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LX·E1 잇단 지분 이동…CJ·GS 등 저PBR 지주사 주목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사상 최대급 실적 호조를 기록 중인 주요 대기업 그룹들이 최근 주가 조정기를 맞아 지분 증여와 경영권 승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상 최대 실적으로 배당 여력과 경영 리더십 명분을 확보한 상황에서, 주가 하락 구간을 증여세 절감과 지배력 확립의 '골든타임'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 손주부터 사장까지…어려지고 빨라지는 조기 승계
13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달 LS그룹 계열 E1[017940]은 오너 일가 3형제가 자녀 및 손주 세대로 일제히 지분을 넘기는 증여를 단행했다. 구자열 LS 이사회 의장이 장손 구건모 군에게 16만4천주(약 138억원 규모)를 증여한 것을 비롯해, 구자용 E1 회장과 구자균 LS일렉트릭[010120] 회장도 각각 두 딸에게 주식을 넘겨 단 하루 만에 총 49만8천주(약 421억원 규모)를 증여했다. 구건모 군의 지분율은 2.52%로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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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X홀딩스[383800]는 구본준 회장이 지난 10일 장남 구형모 LX MDI 사장에게 보통주 610만주(7.85%, 약 488억원 규모)를 증여한 데 이어, 내달 11일 381만5천주(4.90%, 12일 종가 기준 약 307억원 규모)를 추가 증여하는 거래계획을 전날 공시했다. 두 차례 증여가 완료되면 구 사장의 지분율은 25%에 육박하며 지주사 단독 최대주주에 등극한다.
HD현대[267250] 정기선 회장 역시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으로부터 보통주 280만주(3.54%, 약 6천억원 규모) 수증이 예정됐다. 과거 재계에서는 40대 안팎을 승계의 본격적인 기점으로 여겼지만, 최근에는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조기 지분 이전이 이뤄지는 모습이다.
◇ '사상 최대 실적'이 만든 명분…탄탄한 배당으로 실리 확보
이들 대기업 경영진의 승계 행보는 주요 계열사들의 사상 최대급 실적 성과와 궤를 같이한다. HD현대는 조선·전력기기 부문 호조로 올해 2분기 연결 영업이익 4조1천246억원을 달성하는 등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LS그룹 역시 전력 인프라 호황에 힘입어 실적 체력을 대폭 키웠다. 3·4세 경영진이 호실적을 바탕으로 경영 능력을 입증하는 동시에, 탄탄한 배당금으로 승계 재원을 확보하는 구조다.
증권가에서는 이를 탄탄한 실적 기반의 배당 여력과 지주사 주가 조정을 활용한 실리형 승계 시나리오로 진단한다. 기업 가치 평가액이 하락한 구간에서 증여를 단행해 증여세 부담을 줄이면서 경영권 안착을 동시에 노렸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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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과 주주들의 환원 요구 속에서, 지주사 주가가 저점 부근이거나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상태인 CJ[001040]와 GS[078930] 등도 향후 주가 흐름에 따라 지분 매집과 승계 행보에 나설 유력 후보군으로 꼽힌다.
CJ는 이재현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 미래경영그룹장의 지배력 이전이 핵심 과제다. GS는 허세홍 GS칼텍스 부회장과 허윤홍 GS건설[006360] 사장, 허서홍 GS리테일[027470] 대표 등 4세들이 현업 전면에 배치됐다. 다만 이들의 지분율이 1~3%대에 그치는 현실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실적 훈풍 속 승계의 최종 시험대는 세금 납부가 아닌 주가 부양을 통한 시장의 인정"이라며 "신사업 성과로 주주 가치를 높여야 진정한 승계가 완성될 것"이라고 전했다.
jhlee2@yna.co.kr
이재헌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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