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장원 선임기자 =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난 투자 공룡 버크셔 해서웨이(NYS:BRK.A)가 향후 상장주식 중심의 투자 방식에서 벗어나 블랙스톤(NYS:BX)이나 KKR(NYS:KKR) 같은 대형 사모펀드(PEF) 형태의 지주회사로 거듭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3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뉴욕 호라이즌 파이낸셜의 케빈 천 카이펑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5~10년간 버크셔는 블랙스톤이나 KKR을 모델로 한 사모펀드 스타일의 지주회사로 진화할 것"이라며 "버크셔의 재무제표에서 공모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수십 년간 버크셔의 상징과도 같았던 전통적인 '상장주식 종목 발굴(Stock-picking)' 비중을 줄이는 대신, 비상장 기업 투자 및 직접 인수를 확대하는 '사모자산 보유 지주회사'로 체질을 개선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주말 발표된 2분기 실적에서 버크셔는 235억 달러(약 33조 원) 규모의 주식을 사들이며 14분기 동안 이어지던 순매도 기조를 종료했다.
이는 그레그 아벨 신임 CEO가 그동안 쌓여 있던 막대한 현금을 실제 자산에 본격적으로 집행하기 시작했음을 알리는 신호로 풀이된다.
T.O. & 어소시에이츠 컨설팅의 토미 옹 이사는 "새 CEO가 주식 투자와 자사주 매입을 확대해 쌓인 현금 수준을 적극적으로 낮추고자 한 전략적 변화"라고 설명했다.
케빈 천 이코노미스트 역시 "새 경영진이 막대한 현금을 적극적으로 집행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전형적인 클래식 가치투자의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버크셔의 주가 상승률은 올해 들어 약 3%에 그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상승률(13%)을 밑돌고 있다.
이에 대해 토미 옹 이사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고(高)PER을 형성하고 있는 인공지능(AI)과 기술주로 쏠렸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요즘 시장은 재무 비율의 건전성을 따지기보다 높은 PER을 가진 AI 기업이나 거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기업으로 몰려들고 있다"며 전통적 가치투자가 과도기를 겪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처럼 버크셔가 아벨 체제하에서 체질 개선과 주가 과도기를 맞물려 겪으면서 글로벌 금융가 및 중국 투자자들 사이에선 "아벨의 버크셔가 여전히 가치투자의 '북극성(길잡이)' 역할을 해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논의도 뜨거워지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버핏이라는 상징적 존재를 완전히 대체하긴 어렵겠지만, 버크셔의 가치투자 원칙과 상징성은 유효하다고 입을 모은다.
10년째 오마하 주주총회에 참석해 온 전하이 오픈소스 펀드매니지먼트의 양더룽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버핏의 투자 철학은 보편적"이라며 "그가 은퇴했든 아니든 그의 원칙은 여전히 모든 투자자가 주목할 가치가 있으며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 역시 쉽게 시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jang73@yna.co.kr
이장원
jang7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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