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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3 금융대책]조였다 풀었다 대출자 혼란 커진다…땜질 대책 먹힐까

26.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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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윤슬기 허동규 기자 = 정부가 주택공급 금융은 대폭 풀면서도 투기성 대출은 더 조이는 '투트랙' 전략을 꺼내 든 것은 공급 부족과 집값 상승을 동시에 잡아야 하는 딜레마 때문이다.

공급 부진에 돈줄은 열어야 하지만 가계부채와 집값을 생각하면 대출을 마냥 풀 수 없다보니 결국 필요한 곳에만 돈이 흐르도록 대출 규제를 촘촘하게 다시 짜는 고차방정식 선택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착공 줄고 PF 61조↓…'닥공' 기조에 금융규제 풀 수밖에

정부가 공급 금융을 대폭 확대하기로 한 배경에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주택 착공이 있다.

수도권 아파트 착공은 2022년 13만6천호, 2023년 10만8천호, 2024년 15만호, 지난해 15만3천호로 10년 평균인 18만5천호를 계속 밑돌았다.

착공 부진은 시차를 두고 입주 물량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은 2023년 20만4천호에서 2024년 17만3천호, 지난해 15만2천호로 줄었고 올해는 10만5천호까지 감소할 전망이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의 자금 공급도 줄었다.

부동산 PF 익스포저는 2023년 말 231조1천억원에서 올해 3월 말 169조8천억원으로 61조3천억원 감소했다.

부실사업장 정리로 PF 시장의 건전성은 높아졌지만 정상사업장의 자금 조달까지 어려워질 경우 착공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정부가 현재 26조3천억원 수준인 주택공급 금융지원을 47조8천억원+α로 확대하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최근 주택공급의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가 사업성이 있어도 공사비와 금융비용 때문에 착공하지 못하는 사업장"이라며 "PF 보증을 늘리고 보증료를 낮추면 돈이 없어 착공하지 못하는 사업장을 줄이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도 "수도권에서 공급의 큰 축을 담당하는 민간 부문 활성화가 중요하다는 점을 정부가 인식한 것은 긍정적"이라며 "무주택 서민들의 공급 불안이 해소될 수 있도록 얼마나 속도감 있게 개발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집주인 대출 가능'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부동산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 건수는 지난 3일 6만409건에서 9일 6만2천516건으로 2천107건(3.4%) 증가했다. 구별로 서초구가 7천630건에서 8천98건으로 6.1% 증가했고 강남구가 9천453건에서 9천934건으로 5.0% 증가하며 뒤를 이었다. 문제는 매물이 나와도 매수세가 실종돼 매물을 받아줄 사람이 없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사진은 10일 서울 서초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집주인 대출 가능 매물이 붙은 모습. 2026.8.10 cityboy@yna.co.kr

◇가계빚 88.6%·집값 기대 여전…전문가들 "투트랙 불가피"

반면 수요 측면에서는 대출을 전면적으로 풀기 어려운 여건이 이어지고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지난해 말 88.6%에 달하고 서울의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도 지난 5월 118에서 7월 134로 뛰었다.

정부가 공급·실수요자에 필요한 대출 여력은 넓히면서 기존 가계대출 규제의 큰 틀을 유지하고 투기성 수요는 추가로 차단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실수요자 위주로 대출을 풀어줘야 하는 게 지금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며 "투기 수요는 막고 실수요자는 풀어주는 양가적인 정책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정책 방향과 별개로 대출 규제를 조였다가 다시 예외를 넓히는 방식이 반복되는 데 따른 불확실성을 문제로 꼽았다.

이 교수는 "금융당국의 방향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제도적 안정성이 있어야 금융회사도 고객에게 안정적으로 설명하고 대출 수요자도 대출받을 타이밍을 정할 수 있다"며 "제도적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도 "대출을 풀었다가 규제하는 식으로 왔다 갔다 하면 대출 수요자 입장에서는 불확실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정책을 한번 시행하면 일정 기간 가져가면서 일관성을 유지하고 불확실성을 제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지원이 실제 공급으로 이어지기 전에 시장의 기대부터 자극할 가능성도 변수로 꼽힌다.

함 랩장은 "실제 공급이 늘어나는 데는 2~3년이 걸릴 수 있지만 금융이 풀린다는 기대는 주택시장에 바로 반영될 수 있다"며 "재건축·재개발 이주비와 중도금·잔금대출의 자금 조달이 쉬워지면 사업성이 높은 지역의 정비사업 기대감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대책의 관건은 47조8천억원의 금융지원이 얼마나 빨리, 얼마나 많은 주택의 착공으로 연결되느냐에 달려 있다"며 "사업성이 떨어지는 사업장까지 금융지원으로 연명하는 PF의 도덕적 해이를 막고 실수요자에게 제한적으로 돈이 돌도록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gyoon@yna.co.kr

윤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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