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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가 이모저모] '바늘구멍 취업문' 비집는 금융위…올드보이 속속 컴백

26.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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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 복도

[신민경 기자]

(서울=연합인포맥스) ○…금융위원회가 바늘구멍보다 좁아진 재취업 문을 다시 열고 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금융당국 출신 관료의 재취업이 금기시됐으나 최근 들어 인선 사례가 하나둘 나오면서다. 향후 진행될 금융 유관기관 인선에서도 금융위 관료 출신들이 존재감을 드러낼지 관심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이날 우상현 전 BC카드 부사장을 신임 전무이사로 내정했다. 은행연합회는 사원총회 동의를 거쳐 인사를 확정할 예정이다. 임기는 2년을 기본으로 1년 단위로 연임할 수 있다. (이날 연합인포맥스가 단독 송고한 '은행연합회 '2인자' 전무이사에 우상현 前 금융위 국장' 제하의 기사 참고)

◇은행연 2인자 지킨 '올드보이'…고참 관료에 민간 경력

은행연합회 전무직은 상반기부터 금융위원회가 예의주시해 온 자리다.

협회 내부 업무를 돌보는 동시에 은행권과 당정의 가교 역할을 하는 '넘버투'(2인자)로 명예와 실리를 모두 챙길 수 있어 선호도가 높다.

역대 은행연합회 전무직도 주로 금융당국 출신이 꿰찼다. 특히 고위급 인사 적체가 심한 금융위에서 '선배들이 자리만 차지하고 있다'는 눈치를 안 봐도 되는 퇴직 고위관료의 주요 재취업 보직 중 하나였다.

하지만 이번 인선 과정은 과거처럼 순탄치는 않았다. 새 정부 들어 금융권 유관기관 재취업 관행에 제동이 걸리면서 관료 출신 인사에 입후보조차 허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금융위는 물밑에서 전·현직 금융위 출신의 인선을 꾸준히 타진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우 내정자는 금융위를 퇴사한 지 10년여가 지난 '올드보이'(OB)다.

2015년 금융위를 떠난 뒤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 BC카드 등 민간 금융회사에서 10년 넘게 몸담은 인물이다. 현직을 떠난 지 오래된 데다 민간 경력도 카드 업계에 집중된 탓에 은행권은 예상 밖 인사라는 반응이 컸다.

은행연합회 표지석

[연합뉴스 자료사진]

금융권에선 금융위가 업계 영향력이 있으면서 취업 심사 변수를 피할 수 있는 인물을 물색한 것으로 해석했다. 공직에서 퇴직 후 3년이 지나면 취업 제한·심사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업계 그립(장악력)을 쥔 인물로도 적격이라는 평가다.

우 내정자는 1965년생으로 행정고시 33회 출신이다. 성대규 동양생명 대표, 손병두 토스인사이트 대표(전 한국거래소 이사장), 이명호 전 예탁결제원 사장 등 업계 굵직한 인사들과 동기다.

금융위 차관(부위원장)보다 다섯 기수 앞서는 고참 관료인 데다, 퇴직 후 카드·캐피탈 업계에서 부사장급 임원을 두루 거쳤다. 관료 출신이면서도 민간 경력이 길어 양쪽 색채를 모두 갖췄다는 평을 받는다.

금융위 시절 우 내정자는 산업금융과장과 중소금융과장, 사무처 국장 등을 지냈다. 금융위 선후배들 사이에서는 "적이 없는 인물"로 불린다. 강한 색채를 드러내기보다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무리 없이 합의를 끌어내는 성향으로 알려졌다.

◇이윤수·유재훈·우상현…관료 재취업 다시 온기

우 전 부사장의 내정으로 금융위로선 유관기관 재취업의 세 번째 사례를 만들었다.

앞서 지난 4월 이윤수 전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이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새 정부 출범 후 첫 금융위 출신 유관기관장이 배출됐다.

유재훈 전 금융위 국장도 보험개발원장에 내정된 상태다. 다만 그는 마지막 관문인 '취업 심사'를 남겨두고 있다.

유 내정자는 유수영 재정경제부 대변인(신용정보원장 내정자)과 함께 이달 21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공윤위)에서 취업 심사를 받게 된다. 최근 김미영 전 금감원 부원장이 신용정보원장에 내정됐다가 이례적인 '취업 불승인' 결정으로 낙마한 전례가 있는 만큼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게 내부 기류다.

이런 가운데 심사 부담이 없는 우 내정자가 가세하면서 금융위에는 다시 온기가 퍼졌단 분석이 나온다.

금융업권 협회 한 임원은 "상반기까지만 해도 금융협회에 금융위 출신은 기용될 수 없는 분위기였다"며 "이윤수 예탁원 사장의 사례를 두고 '개인기'로 만든 예외라는 평가가 있었지만, 최근 다시 인선 사례가 나오고 있다. 당국 출신을 일절 배제하던 기류에서 금융위가 돌파구를 찾은 듯하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 출신 한 금융권 임원은 "금융위가 현직이나 갓 퇴직한 관료 대신 민간 경력을 오래 쌓은 올드보이(OB)를 앞세우는 묘수를 쓴 것"이라고 짚었다.

다만 "아직 관료 출신들의 재취업이 정상화됐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금융감독원 출신인 현 여신금융협회 전무의 임기도 수개월 전 만료된 만큼, 은행연합회처럼 당국 출신이 내정될지 관심"이라고 밝혔다. (증권부 신민경 기자)

mkshin@yna.co.kr

신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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