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금 레버리지 효과 넘어설 이익 제공 관건
임대차 시장 전면 개혁 없이는 부작용 클 것 우려도
[출처: 연합뉴스 자료 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정필중 한이임 기자 = 정부가 전월세 시장 안정화를 위해 '안심신탁사업'라는 카드를 꺼냈다. 전세보증금을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맡겨 임차인을 보호하는 한편, 임대인에게는 매월 운용수익을 반대급부로 제공하는 형태다.
전세 사기로 잃어버린 임대차 시장의 신뢰를 되찾겠다는 취지인데, 임대인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보증금을 임대인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레버리지 효과를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의 유인이 필요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임대차 시장에 대한 근본적인 개혁 없이는 도리어 전세 가격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국토교통부는 13일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화를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에서 전세 임차인 보호를 위해 안심신탁제도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9월 집주인 모집 공고를 낼 예정이다.
안심신탁사업이란 임차인이 낸 전세금을 HUG가 관리하는 전월세안정화기구에 맡기면, HUG가 받은 전세금을 운용해 발생하는 수익을 임대인과 공유하는 사업이다.
강제 가입은 아니다. 희망하는 임대인과 임차인에 한 해 사업이 진행된다.
신탁제도 도입 필요성은 이전부터 제기됐다.
전세 사기 등 임차인의 보증금 미반환 사례가 크게 늘자, 별도의 신탁 기관을 둬 임대인과 임차인 간 비대칭적인 구조를 개선하자는 제안이 국토연구원에서도 지난 2023년 나온 바 있다.
임대인의 자발적 가입을 유도하기 위해 국토부가 강조한 부분은 '월 수익'이다.
정부는 임차인은 전세를, 임대인은 월세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HUG에 맡긴 전세금을 운용해 수익을 월세처럼 제공함으로써 양자 간 이해관계 불일치를 해소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책에서 국토부가 공개한 운용 수익률은 약 4~5%로, HUG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사업 등으로 얻을 수 있는 확정 수익률이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집주인 입장에서는 안정적으로 수입을 얻을 수 있고, 세입자는 전세 사기로부터 자유로워진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실제 조사를 해보니 임대인의 20% 내외 정도 분들이 관심을 표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정도 유인으로 임대인의 자발적 참여를 끌어낼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서울의 전월세전환율은 지난 5월 기준 5.6%, 아파트 기준으로는 4.7%로 각각 집계됐다.
전세 보증금을 무이자 차입금으로 활용할 수 없다면 굳이 안심신탁에 가입하지 않고 직접 월세를 받는 편이 임대인에게 유리하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전세금을 맡겨두니 세입자 전세금 보호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조치"라면서 "임대인 입장에서는 자금 운용 등이 제한되는 부분이 아쉽게 다가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익률이 좀 더 높아진다면 가입 유인이 좀 더 커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국토부 역시 이 부분을 고려해 별도의 인센티브를 마련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국토부는 희망하는 임대인과 임차인에 한 해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나, 별도의 근본 대책 없이 신탁사업을 본격화할 경우 오히려 전월세 가격을 자극할 수 있단 의견도 제기됐다.
한 국책연구기관 관계자는 "(보증금의) 100% 레버리지를 원하는데 하지 못하게 한다면 (전세시장 내) 공급 대비 초과 수요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임대차 시장의 전면적인 개혁을 설계하지 않고 (확대) 도입한다면 전세 가격이 상승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joongj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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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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