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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88조 쌓아두고 중복상장 논란…"단순배당으론 주주반발 못막아"

26.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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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SK하이닉스가 미국 자회사 솔리다임(Solidigm)의 별도 상장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복상장과 주주가치 훼손을 둘러싼 시장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논란을 불식하려면 일회성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을 넘어, AI 투자 사이클에서 창출되는 막대한 현금을 어떻게 주주와 나눌지 명확한 '자본배분 원칙'을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영곤 토스증권 연구원은 13일 보고서에서 "이번 솔리다임 논란은 SK하이닉스가 AI 시대에 벌어들이는 막대한 현금을 어떻게 배분하고 기존 주주의 가치를 보호할지 시험받는 첫 번째 사례"라고 진단했다.

시장에선 SK하이닉스가 이달 또는 늦어도 내달 초 솔리다임 IPO 관련 공시와 함께 대대적인 주주환원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본다.

사업부 분할 상장에 따른 기존 주주들의 거센 반발을 다독이기 위해 특별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소각 확대 카드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그러나 이 연구원은 주주환원책의 성패가 단순한 환원 액수가 아닌 '기준의 제시'에 달렸다고 짚었다.

그는 "사업 일부를 별도 법인으로 분리해 외부 자본을 유치하면 기존 주주의 경제적 권리가 희석된다"라며 "성장에 필요한 자본과 주주에게 돌려줄 자본을 어떤 기준으로 나눌지 원칙을 보여줘야 시장이 납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SK하이닉스의 솔리다임 상장 추진이 자금 조달 목적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의 2분기 말 현금성 자산은 88조 원에 달하고, 영업이익도 60조5천426억 원(영업이익률 76%)을 기록해 자체 투자 여력이 충분하다. 지난달 나스닥 ADR 발행으로 약 40조 원(265억 달러)을 추가 조달하기도 했다.

넉넉한 재무 상태에도 인적분할 대신 'AI 컴퍼니-솔리다임' 손자회사 구조를 택한 것은 그룹 차원의 지배구조 한계 탓이다.

SK하이닉스의 최대주주는 지분 20%를 가진 SK스퀘어다. 현 구조에서는 SK하이닉스가 번 돈이 그룹 최상단인 SK㈜로 직접 유입되지 않는다.

공정거래법상 지분율 제한과 지분 희석 우려로 합병이나 신주 발행도 쉽지 않아 계열사 자본을 참여시키는 구조를 택했다는 설명이다.

앞서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역시 이번 상장 추진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내놓았다.

포럼 측은 "솔리다임 상장은 최태원 회장부터 SK㈜, SK스퀘어, SK하이닉스, 현지 법인을 거쳐 내려가는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5단 중복상장'"이라며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외로 수출하는 행태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SK하이닉스가 매년 수백조 원의 잉여현금흐름(FCF)을 창출함에도 주가가 저평가되는 근본적인 이유는 이 현금이 일반주주에게 제대로 귀속되지 않는다는 불신 때문"이라며 "지금 필요한 것은 5단 중복상장을 통한 피라미드식 사세를 확장할 때가 아니라, 기존의 기형적인 3단 중복상장 해소와 주주 보호를 위한 이사회의 독립적 결단"이라고 단언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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