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상민 기자 = 금융당국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자금난 해소를 위해 신디케이트론(공동대출) 규모를 1조원에서 5조원으로 5배 확대하기로 하면서 은행·보험업권의 자본 부담이 한층 커질 전망이다.
생산적 금융 확대 요구에 이어 PF 자금공급 요구까지 갑자기 겹친 것이다. 이번에도 결국 은행이 떠밀려서 부실 부담을 안고 돈 줄 역할을 해야할 처지에 놓였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전날 발표한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에서 은행·보험업권이 자체 조성하는 PF 신디케이트론을 기존 1조원에서 5조원으로 확대 공급하기로 했다.
PF 신디케이트론은 사업성을 확보한 PF 사업장의 경락자금대출과 일시적 유동성 지원 등에 쓰인다. 은행·보험업권 PF 신디케이트론은 그간 기관별 여신심사 과정을 거쳐 최소 여신규모를 300억원으로 제한해 운영돼왔다.
현재까지의 신디케이트론 실적은 7천326억원(집행률 73.3%)으로 남은 한도는 2천674억원이다. 지원 사업장은 6곳으로 그중 주거시설 3곳에 투입된 3천800억원으로 약 3천300세대가 공급될 예정이다.
금융권은 한도가 남은 이유를 PF 사업장 부족에서 찾는다. 은행·보험업권 조성 PF 신디케이트론은 정책적 금융지원이 아닌 민간의 자율적 대출이기에 사업의 정상 진행 가능성 등을 최우선으로 보고 개별 대출심사시 토지매입 완료 등의 조건을 붙여왔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재구조화 대상 가운데 대주단 분쟁이 없고 사업성까지 확보한 사업장을 골라내면 대상이 크게 줄어든다"며 "한도를 다섯 배로 늘려도 소화할 딜이 바로 그만큼 늘어나기는 힘들겠지만, 당국이 적극 확대공급하겠다고 한 만큼 캐피탈콜 방식 참여에 부담이 커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디케이트론은 지난 2024년 PF 연착륙 대책의 후속 조치로 마련됐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개 은행이 각각 16%씩 총 80%를, 삼성생명·한화생명·삼성화재·메리츠화재·DB손해보험 등 5개 보험사가 각각 4%씩 총 20%를 분담하는 구조다.
현행 분담 비율이 유지되면 5조원 규모로 가동 시 은행 한 곳이 확보해야 할 여신한도는 8천억원이다. 현재 1곳당 1천600억원에서 6천400억원이 늘어나는 셈이다. 보험사는 1곳당 400억원에서 2천억원으로 확대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대책에서 금융권에 요구된 자금이 PF 신디케이트론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PF 신디케이트론은 자율대책에 업권의 집행 부담이 가중된 상황이라면, 신규 캠코 PF정상화 지원펀드 3조원 가운데 민간자금 '1조5천억원'을 매칭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기존 5년간 150조원에서 200조원 규모로 확대된 국민성장펀드 출자와 생산적 금융 전환 요구가 자본배분에 있어 부담 요소로 거론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인센티브를 내놓았지만, 은행들은 조건이 한정된 만큼 늘릴 유인이 크지는 않다고 보고 있다. 전일 금융당국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펀드가 후순위로 참여하는 사업장에 은행·보험업권의 자금이 투입되면 위험가중치(RW)를 400%에서 100%로 낮춰주는 인센티브안을 함께 제시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위험가중치를 낮춰도 위험가중자산(RWA)이 늘어난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며 "자사주 소각과 기업대출, 정책성 출자를 놓고 자본을 쪼개는 상황에서 PF까지 대기열에 들어오며 '자금을 또 대야 하는 건가?'라는 생각밖에 안 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smhan@yna.co.kr
한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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