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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경제, 두 개의 실험실③] 해킹·먹통 막는 AI…상포 '사이버 방패'

26.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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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 탐지 넘어 접속 폭주·장애 대응까지…보안 범위 확대

상포, 클라우드·AI 인프라로 사업 확장…한국 사업도 강화

선전 상포 본사 전시관에 설치된 클라우드 서버 모형.

연합인포맥스

(선전=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인공지능(AI)이 기업 업무와 클라우드에 깊숙이 들어오면서 사이버 보안의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해킹과 개인정보 유출을 막는 것은 물론, 이용자가 한꺼번에 몰릴 때 시스템이 멈추지 않도록 연산 자원을 배분하고 장애가 발생하면 서비스를 복구하는 업무까지 보안의 영역으로 들어왔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개인정보 유출 신고는 2020년 219건에서 지난해 447건으로 두 배 넘게 늘었다. 같은 기간 유출된 개인정보는 1천200만3천건에서 1억354만6천건으로 8.6배 증가했다.

지난해 쿠팡에서는 약 3천75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고 올해 티빙에서도 1천953만명 규모의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중국 생성형 AI 딥시크 역시 개인정보 처리와 제3자 통신 기능에서 문제가 발견돼 지난해 국내 앱마켓에서 신규 다운로드가 한때 중단됐다.

서비스 '먹통'도 곳곳에서 발생한다. 지난 2018년 KT 아현국사 화재와 2022년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는 각각 통신과 카카오 서비스의 대규모 장애로 이어졌다. 데이터·네트워크 이중화와 재해복구(DR), 서비스 연속성이 사이버 보안의 주요 과제로 떠오른 배경이다.

◇가오카오부터 명절 예매까지…AI가 자원 배분

지난 12일 중국 선전 상포테크놀러지(Sangfor·深信服) 본사를 찾았다. 중국에서는 상포를 비롯해 치안신, 치밍싱천, 톈룽신 등 기업이 정부와 기업의 보안 수요를 두고 경쟁하고 있다.

상포 전시관에서는 사이버 공격뿐 아니라 이용자가 일시에 몰리는 상황에 대응한 사례를 앞세웠다.

상포는 중국 대학입학시험인 가오카오 수험생의 대학·전공 지원정보를 입력할 때 변조·유출·사기 '제로'(0)를 지원한다고 소개했다. 해당 플랫폼의 등록 이용자는 무려 5억9천만명을 넘어섰고 하루 평균 600만건의 업무를 안정적으로 처리한다고도 설명했다.

상포 관계자는 명절 기차표 예매와 같이 짧은 시간에 접속자가 몰리는 경우를 사례로 들며 "AI 컴퓨팅 플랫폼을 통해 필요한 곳에 연산 자원을 할당하고, 클라우드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컴퓨팅·스토리지·네트워크·보안을 한 시스템에 담은 하이퍼컨버지드인프라(HCI)다. 기업이 서버와 스위치, 스토리지를 각각 구매해 연결하는 대신 랙(lack) 단위의 일체형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식이다.

상포 관계자는 "중국에서 클라우드 사업이 성장한 배경에는 일체형 시스템을 제안한 점도 있다"며 "장비 6대로도 기업 내부에 클라우드 시스템을 안전하게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상포 매출은 80억4천300만위안으로 전년보다 6.96% 늘었고, 순이익은 3억9천300만위안으로 99.52% 불어났다. 클라우드·정보기술(IT) 인프라 매출은 40억1천만위안으로 전체 매출의 49.86%를 차지했다. 네트워크 보안 매출 비중인 44.01%를 웃돌면서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 인프라가 보안과 함께 주력 사업으로 자리 잡았다.

상포는 이미 한국법인을 통해 보안과 HCI 사업을 벌이고 있다. 또 중국 AI 모델 '키미' 운영사 문샷AI와의 협력도 추진하고 있다. 관계자는 회사가 출자한 투자펀드를 통해 문샷AI에 간접 투자했다며 "한국 고객들이 원하는 형태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협력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인포맥스

◇AI가 1차 필터링…사람은 최종 판정

한편 전시관에 마련된 보안관제 시연 공간에 들어서자 중국 전역의 사이버 위협을 가상으로 시연한 대형 화면이 벽면을 채웠다.

수십만건에서 수십억건에 달하는 경고를 사람이 일일이 확인할 수는 없다. 상포는 네트워크와 서버, 단말기에서 발생한 경보를 자체 개발한 '시큐리티 GPT'가 순식간에 1차 필터링을 거친다. 판단이 모호한 사례만 상시 대기하는 보안 인력이 다시 분석하는 방식이다.

관계자는 "GPT가 1차로 걸러내면, 사람이 직접 확인해야 하는 경고 사항은 전체의 0.5∼1% 수준으로 줄어든다"고 말했다. 상포가 공개한 관리형 탐지·대응(MDR) 서비스의 탐지 정확도는 최대 99%에 달한다.

기업용 AI 에이전트가 휴가 신청과 사내 결재, 자료 검색 등을 대신하는 장면도 소개됐다. 이 경우 업무 효율은 높아지지만, AI의 자체적인 결정권이 커질수록 잘못된 명령이나 권한 탈취가 초래할 우려도 커진다. 상포는 이를 막기 위해 샌드박스와 에이전트 간 접근권한 통제, 대형언어모델(LLM) 보안 가드레일을 함께 구축하는 방식을 제시한다.

글로벌 주요 기업들의 AI 경쟁은 '누가 더 뛰어난 모델을 만드느냐'에 그치지 않는다. 이제는 이용자가 몰려도 서비스가 문제없이 작동되고, 기업 데이터가 외부로 새지 않도록 견고하게 지키는 인프라·운영 능력까지 경쟁력으로 작용한다. 해외 사이버 보안 기업들이 클라우드와 AI 인프라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부분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jykim2@yna.co.kr

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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