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업체, 세계 전기차 판매 60%…배터리·반도체·車 직접 생산
버터플라이 도어 고급차까지…해외 현지화는 새 시험대
연합인포맥스
(선전=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전 세계에서 팔리는 전기차 10대 중 6대는 중국 기업이 만든다.
한때 저렴한 내수용 차량을 쏟아내던 중국 자동차산업은 이제 배터리와 반도체, 완성차를 아우르는 생태계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2천만대를 넘어 전체 신차 판매의 25%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중국 자동차업체의 비중은 약 60%에 달했다. 세계에서 생산된 전기차 4대 중 3대도 중국산이었다.
그 중심에 중국 최대 전기차업체 비야디(BYD)가 있다. 배터리회사로 출발한 BYD는 전력반도체와 모터, 전자제어장치, 완성차까지 사업을 확장하며 자동차 공급망을 한 기업 안에 구축했다.
BYD의 본거지인 선전도 기업이 성장할 기반을 도시 전체에 마련했다. 선전은 지난 2017년 시내버스 전동화를 완료했고, 이듬해까지 순수전기 버스 1만6천359대를 보급했다. 2018년 말에는 순수전기 택시 비중도 99%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전기차를 생산하는 기업과 이를 구매하고 운행하는 도시가 함께 성장한 셈이다.
◇7천900t 프레스·51초 생산…속도의 배경은 수직계열화
지난 12일 중국 전기차의 발전 현황을 살펴보기 위해 선전 BYD 본사를 찾았다.
전시관에 들어서자 자동화된 자동차 생산공정을 축소한 모형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여러 대의 로봇팔이 차체 부품을 들어 옮겨 용접하고, 무인 운반차량이 조립된 차체를 다음 공정으로 실어 나르는 모습을 재현해 놓았다. 사람 대신 기계가 차체의 측면과 지붕을 맞춰 붙이는 자동 용접라인도 별도로 전시돼 있었다.
BYD 관계자는 "7천900t급 프레스 설비를 사용하고 있으며 프레스와 용접, 도장 공정은 자동화돼 있다"며 "최종 조립라인에서는 약 51초마다 차량 한 대가 생산된다"고 설명했다.
전시관 한쪽에는 차량 외장을 절개해 내부를 그대로 드러낸 모형도 자리 잡고 있었다. 보닛 아래에는 BYD의 5세대 듀얼모드(DM)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차량 바닥에는 배터리와 전자제어장치가 배치됐다. 운전석 앞에는 차량용 운영체제 '디링크'(DiLink)가 표시돼 있었다. 전기차 한 대에 들어가는 핵심 기술을 분해해 펼쳐놓은 모습이었다.
이러한 생산 속도를 뒷받침하는 것은 수직계열화다. BYD는 배터리와 전력반도체, 모터, 전자제어장치 등 전기차 핵심 부품을 직접 개발·생산한다. 회사 측에 따르면 타이어와 유리 등을 제외한 차량 부품의 80% 이상을 자체 조달한다.
외부 공급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낮은 만큼 배터리 기술의 변화를 차체 설계와 생산공정에 빠르게 반영할 수 있다. 부품 가격이나 공급망에 변화가 생겨도 대응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BYD가 가격 경쟁력과 빠른 신차 개발 주기를 함께 확보한 배경이다.
전시관 벽면에는 BYD가 한국과 미국, 유럽 등에서 취득한 특허증이 빼곡히 걸려 있었다. 관계자는 시장 수요에 따라 이 기술들을 조합해 신차에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기술 투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BYD의 지난해 매출은 8천40억위안 규모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매출의 7.89%인 634억위안을 연구개발(R&D)에 투입했다. R&D 인력은 약 12만명이며 누적 특허 출원은 7만1천여건에 달한다.
사업 영역은 자동차를 넘어 도시교통 전반으로 확장된다. BYD가 개발한 무인 경전철 '윈바'(스카이셔틀)는 선전 핑산고속철도역과 BYD 북역 사이에서 운행되고 있다. 노선 길이는 약 8.5㎞로 11개 역을 약 20분 만에 연결한다. 전기로 움직이며 출고와 운행, 회차까지 전 과정에서 무인 운전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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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 위로 열리는 전기차…'저가' 넘어 고급시장으로
전시장 밖에서는 BYD의 고급 브랜드 '양왕'(仰望)의 전기차를 시승했다.
문은 일반 차량처럼 옆으로 열리지 않고 날개처럼 위로 젖혀졌다. 낮게 깔린 차체 안으로 몸을 숙여 올라탄 뒤 차량이 속도를 높이자 등이 시트 깊숙이 눌렸다. 강한 가속에도 진동과 소음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고, 코너링에서도 승차감이 매우 안정적이었다.
이러한 고급화 전략은 배터리·충전·자율주행 등 핵심 기술에 기반한다. BYD가 올해 공개한 2세대 블레이드 배터리는 배터리 잔량을 10%에서 70%까지 충전하는 데 5분, 완충에는 9분이 걸린다. 연말까지 중국 전역에 초고속 충전소 2만곳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지난 5월에는 자체 개발한 차량용 4나노미터(㎚)급 지능형 주행 반도체 '쉬안지 A3'를 공개했다. BYD는 이를 중국 자동차기업이 독자 개발한 첫 4㎚급 지능형 주행 칩이라고 소개했다. 배터리와 구동계에 이어 차량용 반도체까지 내부 개발 영역에 포함한 것이다.
판매량도 빠르게 늘고 있다. BYD는 올해 상반기 신에너지차 180만8천511대를 판매했다. 같은 기간 해외 승용차와 픽업트럭 판매량은 78만9천367대로 전년 동기보다 68% 증가했다.
물론, 해외시장 비중이 커질수록 새로운 과제도 생긴다. 유럽과 브라질 등에서 현지 생산과 부품 조달을 확대하면 중국 내 수직계열화가 제공했던 원가 경쟁력이 일부 약해질 수 있다. 국가별 관세와 안전·보안 규제를 충족하면서 현지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구축해야 하는 부담도 뒤따른다.
그럼에도 선전에서 확인한 중국 전기차 시장의 경쟁력은 지역 기반을 중심으로, 배터리·반도체·완성차를 하나의 생태계로 묶어 빠르게 양산하는 데 있었다. 한국 자동차·배터리 산업은 단순히 저렴한 가격이 아닌, 탄탄히 결합된 '산업 생태계'를 새로운 경쟁자로 맞이하고 있다.
jykim2@yna.co.kr
김지연
j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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