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한국투자금융지주가 KDB생명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숙원이던 보험업 진출에 한 발 더 다가섰다.
단순히 금융지주의 빈 퍼즐인 보험업을 추가하는 것을 넘어 보험사의 장기 운용자산을 그룹의 투자 역량과 결합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행보다.
◇보험까지 품은 '종합금융그룹' 가시권…이익 변동성 완화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는 전일 한국산업은행으로부터 KDB생명보험 매각과 관련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통보받았다.
매각 대상은 산업은행이 보유한 KDB생명 보통주 1억1천632만주(지분율 약 99.75%)다.
한투지주가 KDB생명을 최종 인수하면 증권·자산운용·저축은행·캐피탈·사모펀드(PE)·부동산신탁에 보험까지 갖춘 종합금융그룹으로 외연을 넓히게 된다. 이미 보험사를 주요 사업 축으로 활용하고 있는 경쟁 금융그룹과의 사업구조 격차도 좁힐 수 있다.
한투지주가 기대하는 효과는 단순한 사업 영역 확대에 그치지 않는다. 증권에 쏠린 이익구조를 다변화하고 그룹 전체의 이익 변동성을 낮추는 효과도 기대된다.
올해 상반기 한투지주 전체 순이익 1조9천150억원 가운데 한국투자증권 순이익은 1조7천311억원으로 90% 이상을 차지한다. 증권 의존도가 높은 만큼 시장 상황에 따라 그룹 실적의 변동성도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반면 생명보험은 계약서비스마진(CSM)을 기반으로 보험계약에서 발생할 미래 이익을 장기간에 걸쳐 인식하는 구조다. 상대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보험 이익이 더해지면 증권업에 편중된 그룹의 이익구조를 안정화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연금 등 자산관리(WM) 사업도 강화할 수 있다. 한투지주는 그동안 증권 등을 통해 보험상품을 판매할 수는 있었지만 직접 제조하지는 못했다. 보험사를 품으면 연금·변액보험은 물론 상속·증여 등 자산승계 수요에 대응한 상품을 직접 설계·판매하며 WM 고객과의 접점을 넓힐 수 있다.
◇'17조 장기자금' 든든한 운용 뒷배…'한국판 아폴로' 모델
이번 인수의 핵심은 보험사의 장기 운용자산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KDB생명의 지난해 말 총자산은 17조2천45억원에 달한다. 한국투자증권이 투자처를 발굴하고 셀다운 물량을 소화할 내부 보험사 계열사의 장기 자금까지 연결하면 신규 딜 발굴과 운용 여력을 동시에 확대할 수 있다.
한투지주가 여러 보험사 가운데 생명보험사에 무게를 둬온 것도 장기 자금과 무관하지 않다. 생명보험은 사망·연금 등 계약 기간이 긴 상품이 많아 보험료 유입과 보험금 지급 사이의 기간이 길다. 은행이나 증권사의 조달자금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장기간 운용할 수 있는 자금을 확보하기 유리한 구조다.
한투지주는 지난해부터 BNP파리바카디프생명과 롯데손해보험 등을 검토한 데 이어 올해 KDB생명과 예별손해보험 공개입찰에도 참여했다. 그중에서도 자산 규모가 큰 생명보험사인 KDB생명 인수에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한투지주 입장에서는 보험업 라이선스를 확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상당한 규모의 보험자산을 한꺼번에 품을 수 있다.
◇17조 품으려 최대 1조 투입…자본 부담은 숙제
다만 이를 위해서는 KDB생명의 재무건전성 정상화라는 과제를 먼저 넘어야 한다.
KDB생명은 지난해 산업은행으로부터 5천억원을 증자받았지만, 기본자본 K-ICS 비율이 마이너스(-) 25% 수준인 점 등을 고려하면 상당한 규모의 추가 자본확충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투지주는 인수 과정에서 최대 1조원에 가까운 자본확충 계획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곧 인수 확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추가 실사와 인수 가격·자본확충 조건 협상,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거쳐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넘어야 한다.
KDB생명 매각은 과거에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무산된 전례가 있다. 하나금융지주 역시 지난 2023년 KDB생명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실사 과정에서 추가 자본 투입 부담으로 최종 인수에는 이르지 못했다.
2025.12.19 [한국투자증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hrsong@yna.co.kr
송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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