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세종=연합인포맥스) ○…"인공지능(AI)을 잘 쓰는 사람은 업무 시간이 더 늘어난다. 잘 쓰는 사람은 더 달리고, 못 쓰는 사람은 뒤에 처진다. 성과는 날 수 있지만, 지속 가능하지 않다."
지난 14일 진행된 산업통상부 간부 대상 AX 교육에서 김지현 SK[034730] AI위원회 부사장이 한 이야기다.
AI가 업무 부담을 크게 덜어줄 것이란 일반적인 기대와 달리, 실제 기업 현장에서는 좀 더 복잡한 고민이 감지되고 있다.
그중 하나로, AI 활용 능력에 따라 업무가 특정 인력에 쏠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김 부사장은 진단했다. AI를 잘 쓰는 직원에게 일이 집중되면서 "기업 내 일의 양극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엔 여러 명이 긴 기간 서로 도우며 일을 분담했다면, 현재는 AI를 잘 쓰는 한 명의 직원에게 업무가 집중되면서 지속 가능성이 떨어지고 확증 편향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다.
나아가 AI 에이전트가 본격적으로 업무를 대신하기 시작하면 조직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신입 사원을 덜 뽑게 되는 것은 물론 중견 인력과 아웃소싱 수요까지 줄고, 특정 업무를 담당하던 부서 자체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여러 명의 인력을 거뜬히 대신하는 '만능열쇠'처럼 여겨지는 AI가 실제 현장에서는 새로운 고민거리를 던지고 있는 셈이다. 단순히 AI를 조직의 더 많은 부분에 도입하는 것을 넘어서, 업무 배분과 인력 재배치, 조직 구조까지 함께 고민해야 할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그보다 이틀 앞선 지난 12일 류석문 현대오토에버[307950] 대표가 현대차그룹 AX 성과 발표회에서 풀어놓은 이야기도 비슷한 맥락이었다. 현대오토에버에서는 개발자 직군의 약 90%가 AI를 활용하고 있지만 전체 토큰 사용량의 약 80%는 전체 인원의 30% 정도가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AI를 사용하는 직원 사이에서도 활용도의 편차가 상당하다는 의미다.
바이브 코딩이 코딩에 드는 시간과 노력을 크게 줄일 수 있지만, 오히려 직원 개개인의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경우도 있었다고 했다. 예컨대 AI에 코딩 명령을 내리고 결과물을 기다리는 시간 동안 개발자가 SNS 등을 보기 시작하면서 주의력을 뺏기고 생산성이 낮아지는 경우가 잦다는 것이다.
여러 AI 에이전트를 동시에 활용하는 경우에는, 이용자가 계속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고 작업 사이를 오가면서 생산성이 떨어지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심지어는 직접 일하는 것보다 "오히려 시간이 더 많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고 그는 말했다.
이처럼 AI가 일을 대신할수록 이를 제대로 통제하고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의 역량이 더 중요해진다는 게 현장의 공통된 고민이다.
이런 고민은 결국 'AI 이해도'가 높은 리더의 필요성으로 이어진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직접 바이브 코딩 강의를 듣고, 김정관 산업부 장관이 간부들과 함께 모여 AI에 대해 공부한 배경도 이와 맞닿아 있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강의를 들은 뒤 AI가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 가능성과 한계를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인상 깊게 받아들였다.
김정관 장관은 지난 14일 강의를 기획한 배경에 대해 "우리 직원들이 AI에 대해서 좀 더 이해했으면 좋겠다"면서 "산업부가 'AI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면 우리가 어떻게 산업을 이끌어갈 수 있겠나"고 되물었다.
AI가 사람의 일을 대신하는 영역이 넓어질수록, 이를 어떻게 적절히 조직에 활용할 수 있을지 '운용의 묘'를 살리기 위한 리더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산업부 윤은별 기자)
ebyun@yna.co.kr
윤은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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